"생보사, 예보료 내다 망할 판…과도한 규제"
“업계에서 예금보험료 내다가 망하겠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그만큼 어렵다는 말입니다.”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사진)은 19일 서울 광화문 생명보험협회교육문화센터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예금보험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신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예보료 부담까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세계 최대 규모의 예보기금을 적립해 놓고서도 매년 세계 최고 수준의 예보료를 추가로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생명보험업계가 낸 예보료는 7721억원이다.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약 두 배로 증가했다. 2022~2023년께 연간 예보료는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생보협회는 내다봤다.

신 회장은 “은행과 비슷한 예보료 부과 기준은 국제적 정합성에도 맞지 않는 과도한 규제”라며 “일본처럼 수입보험료를 기준으로 예보료를 부과할 경우 연간 7000억원가량 업계 부담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지난해 예보료의 90%에 해당한다. 그는 “‘90%를 깎아달라’고 하면 논의가 감성적으로 흐를 수 있지만 당국이 적극 검토해서 부담을 줄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앞서 예보료 인하를 주장한 저축은행중앙회에 대해선 부정적 의견을 드러냈다. 그는 저축은행업계에 대해 “저축은행 업계는 갚아야 할 돈(보험금)도 많은데 (인하가) 무슨 소리냐”고 반문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 예보는 27조2000억원 규모의 공적자금을 투입했지만 아직 절반도 회수하지 못했다.

신 회장은 “보험설계사에 대한 4대 보험이 의무화되면 저성과 설계사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데다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피해도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신 회장은 설계사 판매수수료 분납제 도입과 관련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최고경영자(CEO)들의 100% 동의를 받아 금융위에 안을 제출했다”며 “금융위가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