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제 주미대사·해리스 주한대사 美애틀랜타서 간담회
북핵문제 입맞춘 양국 대사
韓美 동맹 굳건함 강조
기아車 조지아공장 방문
나란히 신차 시승하기도
북핵문제 입맞춘 양국 대사
韓美 동맹 굳건함 강조
기아車 조지아공장 방문
나란히 신차 시승하기도
최근 방위비 분담 협상과 남북 경제협력 제재 면제 등 여러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한미 엇박자'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양국 대사가 한목소리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하고 나섰다. 애틀랜타 국제 문제 위원회 주최로 1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커머스클럽에서 열린 '대사와의 대화' 행사에서다.
이 자리에서 두 대사는 북한 비핵화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원 보이스'를 내 눈길을 끌었다.
양국 대사는 우선 지난달 말에 열린 제2차 미·북정상회담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를 내렸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합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북한은 미국이 비핵화와 관련해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보다 잘 이해하게 됐다"며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제 주미 한국대사 역시 "양측이 대화의 문을 열어 두기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점이 무엇보다 큰 성과"라며 "이 같은 성과들을 근간으로 더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대사는 최근 논란이 되는 북한 비핵화의 정의와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북한의 비핵화 방법론에 대해서는 다소 다른 설명을 내놔 양국 간 미묘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낳았다. 해리스 대사는 "미국이 기대하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까지 파괴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정의에 대해 미국은 한국과 철저히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한미 워킹그룹에서 실무자들이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면서도 "유엔 차원의 제재와 관련 있으므로 한미 양국의 의지대로 제재를 해제하기는 어렵다"고 사실상 불가 방침을 확인했다. 조 대사는 "양국은 대북정책의 최종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보조를 맞췄다. 그는 "1992년 한반도 비핵화선언에 담긴 대로 핵 동결-핵무기 추가 생산 금지-핵무기 해체 단계를 거쳐 2년 내에 비핵화를 이루는 것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며 해리스 대사와는 다른 설명을 내놓으면서도 "북한 비핵화 이슈에 있어 한미 양국 간 관점의 차이는 전혀 없다"고 재차 양국 간 공조가 굳건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론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WMD 폐기'라는 최종 목표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비핵화의 최종 상태(end state),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에 대한 기본 인식에서 한미 간에 차이가 없지만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운영적인 정의(operational definition)에 대해서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두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창한 인도·태평양 전략과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이 보다 자유롭고 열려 있는 지역관계를 지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두 대사는 양국 경제협력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조 대사는 "19일 이곳 조지아주에서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이 열린다"며 "17억달러가 투자되는 이 공장은 단일 기업 투자로는 조지아주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아자동차가 공장을 설립한 이후 90곳이 넘는 한국 기업이 조지아주에 투자했고, 투자 규모는 50억달러를 넘는다"며 "이는 한미 양국의 강한 유대관계가 어떤 이익을 가져다 주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두 대사는 이날 '대사와의 대화' 행사에 앞서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 위치한 기아차 공장을 방문했다. 조 대사와 해리스 대사는 이날 함께 기아차 공장을 둘러보고 기아차가 내놓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를 시승했다. 해리스 대사는 트위터에 "기아차 공장에서 10년간 11억달러의 투자가 이뤄졌고 미국인 3000여 명이 일자리를 얻었다"며 조 대사와 찍은 '셀카'를 올렸다. 이들은 일요일인 전날 애틀랜타에 도착해 호수에서 낚시를 하며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이들은 애틀랜타에 이어 텍사스주 오스틴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콜로라도주 덴버를 돌며 공개 간담회 등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애틀랜타 =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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