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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무역戰 장기화…`제2의 중국 충격` 온다

김연주 기자
입력 : 
2019-03-19 17:54:59
수정 : 
2019-03-20 09: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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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어포럼 중국경제 전망

G2간 단순 관세전쟁 아냐
최소 5년 패권 전쟁 치를것
中 경제성장률 5%대 그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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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 미·중 무역분쟁과 경기 둔화로 올해 중국 정부가 목표로 하는 6% 경제성장률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 경제에 몰아칠 중국발(發)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1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니어시사포럼 '변화를 강요받는 중국 경제,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모인 경제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위기의식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중국이 중진국 함정에 빠졌고, 무엇보다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날 기조발제를 맡은 이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중 무역갈등은 통상 분쟁을 넘어 패권 경쟁이기 때문에 최소 5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며 "중국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핵심 기술 개발에 매달리고 있지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중진국의 함정을 극복하는 데도 시간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6%대 경제성장률 달성에도 회의적인 시각이 다수를 이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생산지표, 소비지표, 에너지수입지표를 따져보면 작년 중국 성장률은 6%가 나오기 어려웠다. 좋게 봐도 5%였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도 "미·중 분쟁으로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대두됐다"고 평했다.

문제는 중국 성장 둔화가 한국 경제의 주축인 수출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한국 수출 증가세가 0%대로 내려간 2012년부터 2016년까지가 1차 중국 충격이었다면 올해 제2차 중국 충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올해 1~2월 대중국 수출 증가율이 -6.3%, 3월 초에는 -23.9%를 기록했다"며 "대중국 수출 장기 위축으로 2012년에서 2016년까지 이어진 장기간 중국 역풍보다 더 긴 중국 충격이 우려된다"고 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기준 26.7%에 달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감소하면 우리나라 성장률은 0.5%포인트 하락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발 수출 위기를 '수출 다변화'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근 교수는 "유럽연합(EU)이나 아세안과 글로벌 밸류체인 협력을 강화해 중국 의존도를 줄여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문형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전자 직접회로, 액정 디바이스, 반도체 등 10년째 동일한 제품군이 대중국 주력 상품인 것도 문제"라며 "수출용 원·부자재와 중간재 수출 비중은 2016년 기준 74%에 달하는데, 이는 미·중 통상 마찰 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고 했다. 대중국 전략을 '수출형 가공'에서 소형 디지털 가전, 화장품, 환경 제품 등 '내수시장 진출'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은 "중국이 위기를 더 빠른 개방정책으로 대처하려 한다는 면에서 우리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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