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전 혈액투석, ‘큰 요독물질’ 빼내는 게 관건

75세 이상 절반이 ‘만성콩팥병’

노폐물 분자 클수록 여과 어려워, 심낭염·흉막염 등 합병증 유발

최근엔 ‘확장된 혈액투석’ 등장

말기 신부전증 환자가 혈액투석을 받고 있다. 투석치료는 큰 요독물질까지 잘 걸러내는 것이 관건이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매년 3월 두 번째 목요일(금년은 14일)은 세계콩팥의날(World Kidney Day)이다. 콩팥(신장)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고, 콩팥병(신장질환)과 만성콩팥병 및 그 합병증 예방을 목적으로 각종 캠페인이 벌어진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만성콩팥병 유병률은 인구 7명 중 1명으로 추산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만성콩팥병의 빈도가 높아져 75세 이상에서는 2명 중 1명에게 만성콩팥병이 나타날 정도이다.

소변에 단백질이 지속적으로 섞여 나오는 단백뇨가 있거나, 콩팥 기능이 정상의 60% 이하로 떨어지면 콩팥병으로 진단한다. 둘 중 하나만 해당해도 콩팥병이다. 이런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콩팥병(만성신부전)이다. 주로 당뇨나 고혈압 등에 의해 신장의 혈관이 손상되어 나타난다. 콩팥 기능이 10% 이하로 감소하면 의료적인 처치 없이는 생명 유지가 어려운 상태, 즉 말기 신부전증에 도달한다.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 또는 콩팥이식이 필요하다. 투석과 이식은 콩팥의 역할을 대신해 준다는 의미로 ‘신대체요법’이라 불린다. 국내 신대체요법 환자는 2017년 기준 약 9만8000명으로 집계됐으며, 만성콩팥병 증가 추세와 맞물려 늘어나고 있다.

신대체요법 환자 중 대부분은 콩팥이식을 받기 전에 혈액투석으로 체내 노폐물(요독물질)과 과잉 축적된 수분을 제거하며 생명을 유지한다. 요독물질은 크기가 작은 소분자 요독물질, 단백질 결합물질, 그리고 분자량이 큰 중분자 요독물질 등 3가지로 크게 나뉜다.

최근 큰 요독물질까지 잘 제거하면서도 필수 혈액 성분은 유지시키는 혈액투석 필터가 등장, 환자들이 더 효율적인 혈액투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전문의들은 혈액투석을 할 때 큰 요독물질까지 잘 제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큰 요독물질이 신체에서 배출되지 못하고 쌓이면 피로감, 가려움증, 불면증, 식욕부진부터 심낭염, 흉막염과 같은 큰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큰 요독물질인 ‘베타-2 마이크로글로불린’은 적절히 제거되지 않으면 뼈와 관절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심하면 심혈관계 합병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혈액투석의 방식은 크기가 작은 소분자 요독물질 제거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분자 이상의 큰 요독물질 제거는 제한적인 경우가 상당하다. 최근에는 큰 요독물질까지 잘 제거하면서도 필수 혈액 성분은 유지시키는 혈액투석 필터가 등장, 환자들이 더 효율적인 혈액투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름하여 ‘확장된 혈액투석’ 방식이다. 투석 시 여과되는 요독물질의 범위가 작은 크기뿐 아니라 큰 요독물질까지 확대돼 심혈관 질환이나 감염 등 합병증 위험을 낮추는 데 매우 유용하다.

고려대 구로병원 신장내과 고강지 교수는 “투석은 시작하면 신장이식을 하기 전까지는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하는 만큼 장기적으로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큰 요독물질까지 제거하는 ‘확장된 혈액투석’으로 심혈관 질환 합병증이나 감염을 예방하는 한편으로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요법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만성콩팥병 예방·관리 7대 생활수칙

1. 음식을 싱겁게 섭취
2. 적정한 체중을 유지
3. 담배는 끊고 술은 2잔 이하로 제한
4. 1일 30분, 1주일에 3회 이상 운동
5. 필요한 약만 콩팥 기능에 맞게 복용
6. 고혈압과 당뇨병은 철저히 치료
7. 정기적으로 콩팥검사

-질병관리본부·대한신장학회 공동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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