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찬의 내 인생의 책]③정의란 무엇인가 - 마이클 샌델

공동체주의의 공공정책

마이클 샌델은 공동체주의자이다. 그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보면 공동체주의자들은 자유주의와 사회계약론의 오류를 지적한다. 자유로운 개인이 이성적 판단으로 계약적 합의를 통해 사회를 구성하는 것은 경험론적으로 성립이 불가능한 것이며 개인의 인격은 공동체 안에서 교육되고 형성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공동체주의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오랜 기간에 걸쳐 정체성을 형성한 공동체와 전통이 요구하는 도덕이 개인에게 큰 부담이며 자유를 구속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러나 공동체주의자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의 자유의지처럼 보이는 것들조차도 많은 내용이 공동체에서 교육받고 형성된 것이라는 점, 그리고 한 사회에서 태어나 사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공동체의 영향력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공동체주의적 입장의 공공정책 내용은 어떤 것일까? 공동체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시설이나 기관을 충분하게 좋은 수준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샌델은 공적영역은 교육의 장이며 공동체 연대의식이 형성되는 곳이기에 돈을 들여 좋은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를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공적영역과 조세부담이 필요할 것이다. 샌델의 저서에서 발견되는 공동체주의의 추가적 정책적 함의로는 조세부담을 계층별로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샌델은 개인의 성과는 물려받은 재산이나 교육뿐 아니라 지능, 체력, 외모의 요인에도 좌우되는데 이러한 요인 또한 행운에 기인하는 부분이 커서 온전한 개인의 소유물로 보기는 어렵고 공동체의 조력으로 형성된 것이라고 보았다.

김유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