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가입자 선점 노리는 이통3사 “손해 보더라도 판 키우자”

구교형 기자

4G 최신 스마트폰 구매고객들 5G 기기변경 땐 출고가 전액 보상

상용화 연기·고가 요금제 악재 속 이익보다 점유율 확보에 방점

5G 가입자 선점 노리는 이통3사 “손해 보더라도 판 키우자”

5세대(G) 이동통신 스마트폰 서비스 상용화 일정이 당초 3월에서 4월로 연기된 가운데 통신사들이 올해 5G 경영 목표를 보수적으로 조정하는 분위기다. 매출·영업이익 신장보다 시장점유율 확보에 방점을 찍고 금전적 손해를 보더라도 일단 장기적 관점에서 고객 유치에 주력하는 전략이다. LTE(4G)와 차별화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에서 애당초 서비스 시작부터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5G 스마트폰 수요 확보를 위해 최근 출시된 ‘갤럭시 S10 4G’를 구매한 뒤 ‘갤럭시 S10 5G’로 기기변경이 가능한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업체별로 10일간 진행했다. SK텔레콤의 경우 ‘MY 5G클럽’ 가입자에게 다음달 출시 예정인 갤럭시 S10 5G로 변경하면서 기존 단말기를 반납할 경우 갤럭시 S10 4G 출고가를 100% 보상해주는 내용이다.

KT와 LG유플러스도 각각 ‘슈퍼찬스’와 ‘S10 The 슈퍼찬스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행사를 했다.

LG유플러스는 사전예약에 들어간 LG전자의 4G 스마트폰 ‘G8 씽큐’ 구매 고객들을 상대로도 5G용인 ‘V50 씽큐’로 갈아탈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구매자는 정보기술(IT) 기기에 대한 관심이 많고 구매력도 있어 5G 요금제로 직행할 수 있는 ‘얼리어답터’라고 보는 것이다.

휴대전화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고가의 4G 단말기를 팔고 이후에 출시되는 5G 단말기를 한번 더 팔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서 갤럭시 S10이 출시 12개월 이내에 4000만대 이상 판매돼 같은 기간 갤럭시 S9 판매량(3500만대)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본 것도 이 같은 ‘이중 판매’ 흐름 등을 반영한 결과다.

반면 기기변경 시 기존 제품의 출고가를 전액 보상해줘야 하는 통신사들 입장에서는 손해 보는 장사다. 그럼에도 통신사들이 비용 출혈을 감내하는 것은 초기에 가입자를 유치해야 나중에 5G 서비스가 보편화됐을 때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세계 최초’를 강조하며 이달로 못 박았던 5G 스마트폰 서비스 상용화는 여러 문제가 겹쳐 다음달로 넘어가게 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10 5G의 품질 안정화 과정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LG전자는 V50 씽큐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셋 공급이 지연돼 이달 출시가 불가능하다고 밝힌 상태다.

통신사들의 경우 SK텔레콤에서 데이터 이용구간에 따라 7만~11만원까지 나오는 5G 요금제를 정부에 제출했지만 “고가 요금제 위주”라는 소비자단체의 반대로 반려됐다. 이달 세계 최초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5G+(플러스) 전략’까지 수립했던 정부 입장에서는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로 인해 통신사들도 올해 5G 경영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내부적으로 매출·영업이익이 아니라 시장점유율 목표만 설정한 회사도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5G 전용 서비스 안착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 ‘세계 최초’ 타이틀에 목을 매는 것은 업계가 아닌 정부”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5G 기지국이 아직 수도권 위주로 설치된 데다 빠른 속도를 빼면 당장 일반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고객 불만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상용화 시점이 연기돼 한숨 돌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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