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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실내 여행 - 온실이 있는 여행지

입력 : 
2019-03-13 17: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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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정쩡한 환절기, 미세 먼지 없는 곳에서 숨 좀 크게 쉬며 아이들과 걷고 싶을 때, 쓸쓸한 잿빛 아파트에서 초록이 그리울 때, 서울 근교의 수목원 안에 있는 온실을 추천한다. 규모가 커서 반나절 식물과 교감하며 산책을 할 수 있어 휴식도 되고, 식물 공부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친환경 콘셉트에 맞춘 유리 온실 카페도 점점 늘고 있다.

연말에 2019년 트렌드 기사를 들여다보니 식물이 인테리어의 주요 요소로 더욱 강화된다고 한다. ‘플랜테리어’라 해서 식물이 인테리어의 주요 요소였던 것이 새롭지는 않지만, 해가 갈수록 현대인들에게 식물이 감성을 달래고 실내 공기를 정화시켜 주는 등 그 중요성과 장점이 점점 더 부각되는 것. 수목원에서 운영하는 온실들은 난대, 열대, 아열대 식물을 키우는 곳으로 선인장을 비롯해 천장까지 솟아 있는 야자나무, 고무나무, 동백나무 등이 무성하게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플랜테리어 트렌드 여파로 수도권에 온실 콘셉트의 카페도 점점 늘고 있다. 단지 건축 형태만 온실인 경우도 있지만, 실내를 식물원으로 꾸며 식물이 있는 공간에서 차도 마시고 휴식도 취할 수 있는 온실 카페도 많다. 수천 그루의 나무가 제 빛을 잃지 않고 푸르게 숨 쉴 수 있도록 가꾸는 부지런한 식물원지기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식물, 문화가 되다

▷마곡 서울식물원 식물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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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와 지중해 식물들로 꾸민 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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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을 대출받은 뒤 키워서 반납하는 시스템의 씨앗 도서관, 지난 가을, 마곡에 새로 문을 연 서울식물원
지난 가을에 임시 개장한 이후 두 달 만에 100만 명이 방문하면서 이번 겨울 가장 인기 있는 곳으로 부상한 곳이 바로 마곡에 자리한 서울식물원이다. 3000여 종의 식물을 전시하고 교육하는 ‘식물원’과 일상 속 여가와 휴식을 즐기는 ‘공원’의 두 가지 목적을 담은 ‘도시형 식물원’으로 정식 개장은 2019년 5월 예정이다. 서울의 마지막 개발 지역이라는 마곡에 50만㎡(약 15만 평) 넓이로 자리한 서울식물원은 열린 숲, 주제원, 호수원, 습지원 등 4개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오픈한 식물문화센터에 들어서니 로비 한가운데 녹색 샹들리에가 시선을 끈다. 빨대를 재활용해서 산세베리아 모양을 만든 정찬부 작가의 작품 ‘피어나다’로, 서울식물원의 첫 전시 작품이다. 상설 전시관에서는 ‘식물의 역사’를 전시 중인데 5억 년 전에 존재한 최초의 식물인 선태식물부터 속씨식물까지 식물의 변천사와 열대 과일, 열매 등에 관한 이미지와 설명이 재미있다. 1층에는 씨앗 도서관이 있어 품종에 대한 공부도 하고, 씨앗을 대여해 주니 키워서 분양하고 반납할 수 있다. ‘공공과 민간이 함께 만드는 식물원’이란 캐치프레이즈에 적합한 프로그램이다. 이제 온실로 들어가 보자. 꽃잎 모양으로 전체를 유리로 마감한 주제원 온실은 열대와 지중해에 자리한 하노이와 자카르타, 상파울루, 로마, 샌프란시스코 등 세계 12개 도시의 식물 500여 종과 식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조형물들로 꾸며져 있다. 열대 쪽에는 열대 우림 지역인 자카르타의 맹그로브 숲을 연상케 하는 동굴과 폭포, 연못 등을 꾸며 놓았고, 상파울루에는 아마존을 방불케 하는 거대한 나무가 가득하다. 지중해 쪽에는 유럽 스타일로 조경한 정원과 함께 로마의 올리브와 사이프러스, 아테네의 히아신스, 퍼스의 유칼립투스, 이스탄불의 장미 등을 전시했다. 원형 건물의 벽과 천장을 그물 모양의 철제 프레임과 유리로 마감해 하루 종일 햇빛이 가득 들어오고, 스카이워크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숲 위를 걷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시야가 시원하고 볼거리가 많다. 식물원에서 배출하는 모든 자원이 순환하게 되어 있어 공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주소 서울 강서구 마곡동로 161 서울식물원 식물문화센터

운영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월요일 휴관) 입장료 무료(정식 오픈 전까지)



▶근대식 온실에서 건지는 인생 사진

▷종로 창경궁 대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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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초반에 지은 흰 철제 프레임의 유리 온실을 재보수한 창경궁 대온실, 겨울인데도 동백과 매화 등 꽃이 활짝 피어있다. 깊은 숲에서 자라는 고사리, 도라지, 이끼 등도 볼 수 있다.
SNS 인기 포스팅을 보니 한겨울에 뜬금없이 창경궁을 해시태그로 붙이는 이들이 늘었다. 그 위에는 하얀 철제 프레임이 아름다운 건물을 배경으로 찍은 예쁜 사진이 줄줄이 나왔다. 대대적 보수 공사를 마치고 2017년 겨울에 재개장한 창경궁 대온실에서 찍은 사진들이었다. 우리나라에, 서울에 이렇게 예쁜 온실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1907년에 설계하고 시공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이니 100년이 넘은 건물인 셈인데 안팎 어디에 카메라를 대도 아름다운 그림이 나온다. 창경궁 안으로 들어가 춘당지를 지나면 오래 묵은 향나무 두 그루가 입구에 아치를 만들고 있는 유리 온실을 만날 수 있다. 2004년에 등록문화재 제83호로 지정된 이곳은 580㎡(약 160평)의 크지 않은 면적이지만 천연기념물인 창덕궁 향나무, 통영 비진도 팔손이 나무, 부안 중계리 꽝꽝나무 등의 후계목, 독도의 땅채송화와 갯제비쑥, 식충 식물, 고사리류 등 7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한겨울에 서울 시내에서 쉽고 편하게 붉은 동백과 매화를 볼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 성공적인 보수 공사로 100년 역사의 아름다운 건축물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겨울, 근대 문화유산인 창경궁 대온실에 갈 이유는 충분하다.

주소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185 창경궁 운영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입장료 1000원



▶라이프스타일의 트렌드, 온실

▷신사동 카페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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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복 브랜드로 유명한 뮬라웨어가 만든 카페뮬라. 유리 온실에 초록 관엽 식물로 깔끔하고 싱그런 이미지다, 카페뮬라의 시그니처 메뉴인 녹차대왕티라미수
가로수길에 햇빛 가득한 카페가 생겨서 사람들이 몰렸다. 이곳은 스포츠웨어 브랜드 ‘뮬라웨어’에서 만든 공간. 여성용 스타일리시 스포츠웨어를 제안하는 뮬라는 요가복 브랜드로 유명한데, 현대 여성들이 복잡한 도심 속에서 자연 속의 고요한 휴식을 원한다는 점에 착안해서 쇼룸과 함께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카페를 한 공간에 만들게 되었다. 유리로 천창을 만들고 벽을 하얗게 칠한 뒤 미니멀한 테이블과 의자를 놓으니 실내 가득 햇빛이 들어 온실 같은 공간이 되었다. 온실의 주인공은 식물이니 군데군데 큰 관엽 식물을 놓고, 행잉 선반에도 잎이 아름다운 식물들을 올려놓으니 근사한 그림이 만들어져 오픈하자마자 인플루언서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현대인들에게 자연 속에서의 쉼을 경험하게 하고, 그 경험을 뮬라웨어 브랜드 콘셉트로 연결하겠다’는 목표. 여름에는 루프톱에서 벽의 영상을 보거나 서늘한 저녁 공기를 쐬면서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느라 인기가 있고, 겨울에는 모자란 햇빛을 효율적으로 누리고 싶어하는 햇빛족이 상큼한 딸기가 얹힌 녹차대왕티라미수를 맛보러 몰려든다.

주소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4길 13-12 영업 시간 오전 10시~오후 11시 주요 메뉴 아메리카노 5500원, 클래식대왕티라미수 8000원, 녹차대왕티라미수 9000원



▶코트 벗어 두고, 식물도 보고 책도 보다

▷과천 서울대공원 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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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도서 800여 권을 비치한 식물 도서관, 서울대공원 안에 자리한 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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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m 높이의 유리 온실 안에 가득한 열대 식물들, 새단장한 식물원의 첫 번째 장관, 다양한 선인장이 가득한 사막관
경기도 과천의 서울대공원은 주로 놀이동산을 이용하거나 동물원 탐방이 목적이라, 동물원 안에 식물원이 있다는 것은 모르는 이가 많다. 지난해 새단장을 마치고 더욱 아늑해진 서울대공원 식물원은 서울시 최초의 공립 수목원으로, 개원한 지 30년이 넘는 유서 깊은 곳이다. 2800㎡(약 850평)의 넓이에 최고 높이 25m인 유리 건물 안에 관엽 식물과 선인장 등 1200여 종, 4만여 본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식물원은 전시 온실과 식물 주제원, 식물 표본 전시관으로 나뉜다. 전시 온실은 사막관, 열대1관, 열대2관, 온대관, 식충 식물관 등 5개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고, 온습도 조절 및 급수와 환기 시설이 모두 자동으로 갖춰져 있어 입구에서 코트를 벗고 천천히 구경해도 좋을 정도로 쾌적하다. 온실 초입의 사막관은 마치 사막 언덕에 갑자기 불시착한 느낌이 들 정도로 눈앞에 각양각색의 선인장 숲이 펼쳐 보인다. 규모로 먼저 압도 당한 선인장관에는 꽃기린, 대릉주, 용설란 등 굵고, 가늘고, 길고, 둥근 모양의 선인장이 가득하다. 선인장마다 앞에 이름이 쓰여 있어 아이들이 자연 탐구하기에 좋다. 열대관에는 잎과 꽃이 아름다운 공작야자, 바나나, 파파야, 극락조화, 몬스테라 등이, 온대관에는 우리나라 남부 지방에 서식하는 호랑가시, 동백나무, 녹나무, 후박나무 등이 전시되어 있다. 아이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곳은 식충 식물관이다. 날카로운 덫으로 파리를 잡아채는 ‘파리지옥’, 끈끈한 이슬로 벌레를 잡아먹는 ‘끈끈이주걱’ 등 30여 종, 600여 점의 식충 식물을 한곳에서 볼 수 있다. 식물 표본 전시관에서는 식물 세밀화 전시와 함께 식물 표본 전시실이 있고 식물 도서 800여 권이 비치된 식물 도서관도 있다.

주소 경기도 과천시 대공원광장로 102 서울대공원 동물원(대공원 입구에서 코끼리열차 또는 도보로 동물원까지 이동, 동물원 입구에서 도보로 이동) 운영 시간 오전 9시~오후 5시 관람료 어른 5000원, 어린이 2000원



▶국내 최고 수준의 열대 온실

▷포천 국립수목원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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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표 수목원, 국립수목원의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CITES 등록 식물들도 보호하며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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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꼬리 모양의 붉은 아칼리파와 연분홍 꽃이 예쁜 돔베야, 파피루스 등이 활짝 핀 온실 풍경, 열대와 아열대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는 온실
우리나라의 수목원 중 대표는 누가 뭐래도 포천 국립수목원이다. 국립수목원은 1468년 조선 세조 능림으로 지정된 이래 500여 년 동안 자연 그대로 보존되는 광릉숲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 선정되었을 정도로 수도권에서 보기 드물게 풍성하고 다양한 생물의 보고이기도 하다. 약 1헥타르(약 3400평)의 면적에 수생 식물원, 식약용 식물원 등 22개의 전문 전시원에 있는 식물이 3800여 종, 열대 식물 자원이 3000여 종, 서식 동물 4300여 종 등이 살고 있다. 이 중 한겨울에 관람하기 좋은 곳은 2008년 완공한 유리 돔 건물의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다. 열대 우림 및 열대 건조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라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겨울에서 바로 아마존의 여름으로 공간 이동을 한 듯 후끈하다. 특히 요즘은 식물이 자연적으로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유독성 물질과 새집 증후군을 일으키는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산세베리아, 틸란드시아, 보스톤고사리, 알로카시아 등의 공기 정화 식물에 관람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열대식물전시원에서는 야자나무, 고무나무, 고양이 꼬리 모양의 붉은 꽃이 길게 늘어진 아칼리파와 사슴뿔 모양 잎을 가진 박쥐란 등 800여 종의 열대 우림 식물을 만날 수 있고, 아열대식물전시원에서는 선인장과 다육 식물이 대표적으로 산세베리아, 우리가 잘 아는 알로에와 아가베 등 1600여 종의 열대 건조식물과 지중해성 식물을 볼 수 있다. 한겨울인데도 향기롭고 커다란 분홍색 꽃을 피운 돔베야와 차로 많이 마시는 히비스커스의 붉은 꽃, 종이의 시초가 되는 파피루스가 피워 낸 연둣빛 꽃 등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1년에 딱 한 번 6시간만 꽃을 피우는 밤의 여왕 셀레니 세레우스, 개미와 공생하는 미르메코디아 등 특이한 식물들로 가득해 해설사를 따라가는 동안 아이들이 끊임없이 질문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관람객이 적을 때는 안내자 관리 하에 잎도 만져 볼 수 있고, 줄기에서 나오는 수액이나 꽃에서 나오는 꿀같은 액체를 만지고 먹어볼 수도 있으니 여유 있게 관람 계획을 짜는 게 좋다.

주소 경기 포천시 소홀읍 광릉수목원로 415 운영 시간 오전 9시~오후 5시(일, 월요일, 설 연휴 휴무)

입장료 어른 1000원, 어린이 500원



▶50층 하늘 위 유리 온실

▷여의도 세상의모든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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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회관 50층 꼭대기의 유리 온실 브런치 카페, 세상의모든아침, 국회의사당과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 브런치 카페답게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 예쁘게 담아낸 잉글리시 브랙퍼스트
서울 속 섬나라 여의도 한가운데 높이 솟은 50층에 ‘하늘 위 농장’이란 주제로 문을 연 유리 온실 모양의 브런치 카페 ‘세상의모든아침’. 전경련회관 꼭대기의 스카이라운지 천장과 벽을 유리로 마감해 아침부터 햇볕이 환하게 내리비쳐 환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창가 테이블에 앉으면 국회의사당 초록 돔 뒤로 한강이 유유히 흐르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전망, 하얀 철제 프레임의 유리 온실 인테리어, ‘팜 투 테이블’ 콘셉트에 맞춰 친환경 농법으로 기른 야채와 재료들로 만든 유러피안 브런치 메뉴로 오픈 이래 줄곧 예약하고, 혹은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브런치 명소다. 성게알 관자 파스타, 바게트 프렌치토스트, 스페니시 오믈렛, 잉글리시 코티지 파이, 아란치니, 팜프레시 스테이크 샐러드 등 유럽 스타일의 브런치 메뉴를 계절에 따라 선보인다.



▶유리 온실 브런치 카페의 원조

▷과천 마이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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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온실의 끝 좌석에는 그림도 걸려 있고, 가장 먼저 자리가 찬다.
서울 시민들에게는 오래 전부터 가장 접근이 쉬운 온실 카페로 알려진 마이알레. 패션 디자이너 우영미의 가족들이 시작한 콘셉트 공간인 마이알레는 농장식 메뉴의 건강한 식사와 알레가 고른 리빙 소품과 정원용품 등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구경, 경험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농장’이다. 주방에서 직접 구운 빵과 화덕피자, 텃밭에서 재배한 식재료 등으로 만든 샐러드와 스튜 등 브런치 메뉴가 유명해 아이들 데리고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이는 젊은 주부들이 많은 곳. 2층에는 알레 스태프들이 고른 세련된 그릇과 인테리어 소품, 정원 용품, 소신 있는 책까지 쇼핑 유혹을 이기기 힘든 상품이 가득하다. 이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유리 온실. 긴 유리 온실을 따라 테이블이 즐비한데 맨 끝에 여럿이 앉을 수 있는 큰 테이블이 가장 먼저 자리가 찬다. 부잣집 친구의 온실처럼 아늑하게 꾸며진 곳에 햇빛이 내리쬐면 천국이란 게 이런 모양이겠구나 싶을 정도로 공간이 아름답다. 거기에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도란도란 나누는 엄마들의 이야기 소리가 보태지면 영화가 따로 없다. 주소 경기 과천시 삼부골3로 17 영업 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월요일 휴무)

주요 메뉴 브라우니+아메리카노 세트 1만5000원, 가지 라자냐와 루꼴라 2만8000원, 수제버거와 감자튀김&어린잎샐러드 2만5000원, 피자 마이알레 2만7000원



▶별을 볼 수 있는 식물원 카페

▷남양주 비루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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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별내면의 별이 가깝게 보이는 언덕 꼭대기에 있는 비루개 식물원과 카페, 겨울철에 인기 있는 생강라테와 벨기에와플, 식물들이 가득한 실내 곳곳에 평상 스타일의 공간들을 만들었다.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별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고개’란 뜻의 ‘벼루개’가 변한 것으로 추정되는 ‘용암비루개길’을 따라 내비게이션에서 일러 주는 외길로 몇 킬로미터를 달리다 보면 언덕 꼭대기에 천문 연구소 같은 모양의 유리 건물이 나타난다. 그곳이 바로 테마 카페 비루개. 식물원과 카페 건물이 나란히 붙어 있다. ‘별을 볼 수 있는 카페’, ‘식물원 카페’, ‘심야 카페’ 등의 해시태그로 자주 올라오는 카페 비루개는 유리로 된 건물 두 동은 식물원이고 그 아래 목조 건물 한 채가 카페다. 식물원에는 소철과 보스톤고사리, 다양한 허브와 꽃나무들이 자라는데 그 사이사이에 나무로 평상 같은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카페에서 사 온 차를 마시거나 빌려 온 보드게임으로 게임을 하기도 하고, 해먹에 누워 쉬면서 식물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 아니, 식물들이 내뿜는 신선한 공기를 호흡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 가는 길이 먼 만큼 한 번 가면 반나절쯤 쉬다 오겠다는 생각으로 찾는 이들이 많아서 주말뿐 아니라 주중에도 밤낮 없이 붐빈다. 평일 점심 또는 오후 4시 정도의 어정쩡한 시간에 도착하면 식물을 제대로 구경하고 공간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다.

▶논두렁 위 유리 온실 카페

▷용인 알렉스더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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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의 외진 논두렁 위에 세워진 유리 온실 카페 알렉스더커피, 유리 온실로 하루 종일 햇볕이 내리쬐는 환한 공간, 커피도 맛있지만 스미스 메도 티에 곁들이면 더 맛이 좋은 스노우베리케이크
‘논두렁 위 카페’라는 말그대로 논두렁을 따라가니 카페가 나온다.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 번듯한 유리 온실이 있어 놀라고, 햇빛 가득 품은 그곳에 앉아 마시는 커피 맛이 훌륭해서 또 놀란다. 리빙엑시스의 최시영 대표가 집을 짓고, 큐그레이더(커피감별사) 알렉스 최가 커피를 만드는 알렉스더커피는 경기도 용인과 고양, 기흥과 이천, 서울 성북동까지 다섯 군데가 있다. 커피 맛과 가구 스타일은 비슷하지만 용인의 유리 온실에서 느끼는 환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가장 좋다. 논두렁 한복판인데 주중이나 주말 관계없이 늘상 사람들이 드나드는 걸 보면 공간으로서, 맛집으로서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다. 시그니처 블랜드인 알렉세이션으로 내린 핸드 드립 커피도 좋지만, 향기로운 스미스 메도 티도 맛있고, 통에 담겨 나오는 스노우베리케이크가 아주 달콤하고 상큼하다.

▶유리 온실 카페의 시작

▷광주 파머스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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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는 건축가’ 최시영 대표의 농장 파머스대디 안 그린하우스, 액자와 화분, 식물 콘셉트의 소품들을 판매한다, 아메리카노와 함께 내주는 달고 구수한 맛의 따뜻한 군고구마, 초록 잎의 관엽 식물과 공기 정화를 도와주는 식물들로 가득한 실내
몇 년 전부터 SNS에 등장하기 시작한 온실 카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농사짓는 건축가’로 알려진 리빙엑시스 최시영 대표의 꿈의 실현이다. 아버지가 물려주신 경기도 광주 땅을 이용해 유리 온실을 지어 카페로 만들고 텃밭 농장을 일궈 오래 묵은 꿈을 실현한 것. 최시영 대표가 만든 온실 카페 중에서는 파머스대디가 맏형 격이다. 6600㎡(2000여 평)의 땅 위에 그린하우스, 매화꽃열매길, 들꽃정원, 퍼퓸코타지 등으로 구획을 나누고, 은행나무와 매실나무, 수국과 용머리 등 꽃과 나무를 가꾼다. 겨울에는 식물들이 땅과 줄기 속에서 생명을 준비하기에 다소 을씨년스럽지만 초록 프레임에 유리 창문을 댄 그린하우스는 상황이 다르다. 문을 열자 따뜻한 기운과 달짝지근한 군고구마 냄새가 마음을 녹인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하고 앉으니 붉은 시클라멘, 극락조, 삼색동백, 떡갈잎수국, 노랑아카시아, 유칼립투스 등 수많은 관엽 식물이 넓은 초록 잎에 햇빛을 가득 담았다가 반사해 사방이 초록으로 너울거린다. 천장에는 보스톤고사리 바구니와 드라이플라워 꽃다발, 수염 틸란드시아가, 테이블에는 만세선인장, 깃털선인장들로 사방을 초록으로 가득 채워 마치 잘 가꾼 숲속을 거니는 느낌이다.

[글과 사진 신혜연(헤이컴 대표, 콘텐츠 기획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70호 (19.03.1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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