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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에너지 관리는 기업 역량 친환경·효율적 사용 절실

  • 입력 : 2019.03.11 09:55:44
  • 최종수정 : 2019.03.12 10:15:51
에너지는 생명 유지의 원천이다. 지구 에너지는 절대적으로 태양에 의존한다. 태양빛을 흡수하고 일정량을 우주로 복사 방출하며 평형을 이룬다. 이때 흡수되는 빛에너지 일부가 생명을 만든다.

열역학 제2법칙이라 부르는 엔트로피 법칙이 있다.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듯 열은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한다는,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이는 법칙이다. 물리학자들은 이를 엔트로피가 증가한다고 표현한다. 무질서해지고, 쓸 수 있는 형태에서 쓸모없는 형태로 변화해가는 것이 자연의 섭리라는 말과 같다.

지구에는 이 엔트로피 법칙에 역행하는 듯한 마법 같은 화학 반응이 존재한다. 태양에너지를 당과 지방으로 저장하는 광합성 반응이다. 광합성에 의해 저장된 태양에너지를 초식동물이 먹고, 초식동물에 저장된 태양에너지를 육식동물이 먹으며 생태계가 유지된다. 그래서 모든 생명체는 음의 엔트로피를 먹고산다고도 말한다.

인간은 단순히 생명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뿐 아니라 소위 문명이라는 편리함을 위해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한다. 편리한 생활을 위해 전력을 생산하고, 물질문명을 지탱해주는 수많은 공장이 가동된다. 하지만 그 공장에서 만든 자동차가 과거 몇만 년에 걸쳐 광합성과 지열작용으로 태양에너지를 가둬둔 석탄과 석유를 고갈 직전까지 몰고 왔다. 지구온난화는 인간의 급격한 에너지 사용, 즉 비정상적인 엔트로피 증가를 태양과 지구라는 에너지 시스템이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그로 인한 부작용으로 이산화탄소, 수증기, 미세먼지 같은 온실가스, 온실효과가 나타났다.

지난 2월 말 일본 도쿄에서 세계 최대 에너지 콘퍼런스·전시회가 있었다. 세계적 이슈인 지구온난화 속도를 늦추고,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과 설비, 이론과 실물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콘퍼런스에서 알 수 있는 3가지 트렌드를 소개한다.

첫째, 기존 화석연료 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기술이다. 전통적인 에너지 절감 대책이었지만, 한층 더 발전한 재료 기술이 등장했다. 연소 효율 저하를 방지하고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며 ICT를 접목시킨 기술이다. 둘째, 재생에너지 기술 발전이 다방면으로 이뤄졌다. 200W 정도의 마이크로 수력발전은 집 주변 실개천에도 설치할 수 있는 규모였다. 소형 바이오매스 발전, 주택용 태양광발전 등을 연계해 1484일째 외부 전력의 사용 없이 자급률 100%를 실현하고 있는 주택 모델도 있다. 아직 인공위성에만 사용될 정도의 고가품이지만 태양광 효율을 기존의 19%대에서 31%까지 높인 세계 최고 태양광 효율 모듈이 전시됐다.

셋째, 전략 사용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생산량을 조절하는 스마트그리드 개념은 ICT 기반 수요 예측으로 한층 정교해졌다.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하는 지역 공급사를 통합하는 가상발전소(VPP) 모델이 좀 더 실현성 높은 형태로 제시됐다. 전력뿐 아니라, 일정 지역 공장 에너지 생산설비를 연계해 열, 스팀, 전력 등 총체적인 에너지를 관리, 공급하는 복합에너지센터 사업 모델도 선보였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지구온난화라는 재앙을 가속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상대적으로 에너지 사용량이 높은 기업에 에너지는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책임이다. 환경에 기여하는 에너지원 개발, 보다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과 관리는 기업 존립 기반을 좌우하는 경쟁력이다. 요컨대 에너지를 잘 다루는 기업이 살아남는다. 에너지 리더십이 지속 가능 경영의 핵심이라는 뜻이다.

[김기홍 가온파트너스 대표]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99호 (2019.03.13~2019.03.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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