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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들썩 비트코인 테마주-옴니텔 21.4% 껑충…상승세 지속은 '물음표'

  • 김기진 기자
  • 입력 : 2019.03.11 10:57:03
  • 최종수정 : 2019.03.11 17:12:09
비트코인 시세가 소폭 반등하자 관련 주식에 다시금 이목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비트코인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 중 기술을 보유하고 있거나 사업을 직접 운영하는 곳은 소수에 불과하다며 신중하게 투자할 것을 권한다.

비트코인 시세가 소폭 반등하자 관련 주식에 다시금 이목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비트코인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 중 기술을 보유하고 있거나 사업을 직접 운영하는 곳은 소수에 불과하다며 신중하게 투자할 것을 권한다.

한동안 내리막길을 걷던 비트코인 시세가 지난 2월부터 반등세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월 1일 3400달러대를 기록한 비트코인 가격은 2월 28일 3800달러대로 올랐다. 3월 들어서는 3800~39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암호화폐 업계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관련해 긍정적인 발언을 한 것이 비트코인 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분 배경이라고 분석한다. 지난 2월 로버트 잭슨 주니어 SEC 위원은 “SEC는 결국 비트코인 ETF를 승인할 것”이라며 “ETF 승인 여부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니다. 승인 시점이 언제일지가 이슈”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보이자 관련 주식에 다시금 이목이 집중된다.

비트코인 테마주로 꼽히는 종목 중 최근 주가 흐름이 가장 긍정적인 곳은 옴니텔이다. 주력 사업은 모바일 쿠폰, 상품권 관련 서비스와 모바일 광고 등이지만 암호화폐거래소 중 거래량이 가장 많은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닷컴 지분을 보유해 비트코인 테마주로 분류된다. 올 들어(1월 2일~3월 7일) 주가가 21.4% 뛰었다. 옴니텔 지분을 갖고 있는 위지트 역시 비트코인 테마주로 꼽힌다. 본업은 디스플레이와 반도체용 부품 제조업. 지난해 12월 11일 종가 960원을 기록하며 저점을 찍은 뒤 반등해 3월 7일 127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저점 대비 32.3% 상승률이다.

방송장비를 만드는 비덴트도 비티씨코리아닷컴 주주회사다. 연초에는 주가가 다소 부진했지만 2월부터 반등세를 보이는 중이다. 2월 8일 주가가 5710원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상승해 3월 7일 종가 6920원을 기록했다.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을 갖고 있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우리기술투자도 눈길을 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벤처기업 창업 투자 전문업체. 두나무 지분 6.75%를 들고 있다. 연초 주가가 2000원을 중심으로 등락하다 3월 들어 2500원대로 뛰었다. 3월 7일 종가는 2535원을 기록했다. 벤처캐피털 우리기술투자는 두나무 지분 7.13%를 보유했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21.3%다.

SCI평가정보와 한일진공, 갤럭시아컴즈 역시 비트코인 테마주로 자주 언급된다. SCI평가정보는 신용평가 서비스 전문업체로 거래소 에스코인을 운영한다. IT 기기 진공코팅 전문업체인 한일진공은 거래소 KCX 주주회사다.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은 각각 19%, 24.7%다. 갤럭시아컴즈는 전자결제·모바일 금융 전문기업. 블록체인 기술 업체인 코인플러그와 함께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출금할 수 있는 ATM 서비스를 운영한다. 3월 7일 종가는 3260원, 증권가 목표주가는 5000원 선이다.

비트코인값이 오르고 관련 종목 주가도 상승세지만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테마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비트코인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 중 관련 기술을 보유했거나 사업을 직접 운영하는 곳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 단순히 암호화폐 업체와 지분관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혜주로 거론되는 분위기다. 섣불리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들은 비트코인 특성상 시세 등락폭이 커 언제든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는 데다 2017년 비트코인 붐을 재현할 만한 호재가 단기간 내에는 딱히 없다고 본다.

한대훈 체인파트너스 이사는 “SEC가 비트코인 ETF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한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 언제 승인이 날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비트코인 랠리를 이끌 뚜렷한 요인이 현재는 보이지 않는다. 2월부터 반등세를 보인 것은 맞지만 가까운 미래에 시세가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며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해당 기업의 기술력, 성장 가능성, 지속 가능성 등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권한다. 미국이나 일본 등 암호화폐 선진국으로 불리는 국가의 기업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암호화폐 시장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한국 암호화폐 시장은 아직 제도화되지 않았고 불안정하다. 테마주로 언급되는 곳 중에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도 상당수다. 관련 종목을 맹목적으로 사들이기보다는 시장과 기업이 실질적으로 성장하는지 확인해가며 투자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99호 (2019.03.13~2019.03.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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