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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고구마, 알고나 먹자-고구마를 김치와 먹는 이유?

입력 : 
2019-02-14 10: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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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군고구마를 팔기 시작했다. 편의점 식품이 음식의 유행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구마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일이다. 겨울에 인기 있는 고구마는 간식거리로 알려져 있지만 영양 내용을 보면 한끼 식사로도 손색 없다. 가벼운 식사로 먹든 간식으로 먹든 그 달콤함 뒤에 가려져 있는 고구마의 실체를 알아보자.

사진설명
농촌진흥청 자료에 의하면 날고구마 100g 속에는 128kcal의 에너지가 담겨져 있다. 우리 몸에 필요한 하루 에너지는 성별에 따라 체격에 따라 보통 1500~2500kcal 정도이다. 이것을 밥 세 끼로 나눠 계산해 보면 한 끼 당 500~800kcal을 섭취하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고구마 100g으로 128kcal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 보통 고구마 한 개의 무게가 250g 안짝인 것을 감안하면, 고구마 두 개를 먹으면 한끼 식사를 채웠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은 생고구마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고구마를 구울 경우 칼로리는 더 올라가 한 개 당 350kcal에 이르며, 두 개를 먹을 경우 700kcal의 에너지가 발생한다는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 고구마 100g에 들어있는 영양소를 살펴보자. 수분이 66.3%, 단백질 1.4g, 지질 0.2g, 탄수화물 31.2g(당질 30.3g, 섬유소 0.9g), 무기질 468.5㎎(칼슘 24㎎, 철 0.5㎎, 나트륨 15㎎, 칼륨 429㎎), 비타민 128.11㎎(베타카로틴 113㎎, 비타민B1 0.06㎎, 비타민B2 0.05㎎, 비타민C 25㎎) 등이다. 이 영양 성분들을 고스란히 내 몸에 집어넣으려면 날것으로 먹는 게 제일 좋다. 고구마는 비교적 딱딱한 뿌리 채소라 잇몸이 약한 사람들이 먹기엔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어지간한 사람들이 먹는데는 큰 문제 없다. 생식을 즐겨 하는 사람들에게 날고구마는 식감도 좋고 맛과 향기도 달큰한 인기 음식이다. 그러나 소화가 걱정되거나 부드러운 맛을 원한다면 찐 고구마나 구운 고구마를 권한다. 고구마는 굽거나 쪄도 영양 손실이 20~30%에 불과해 맛과 영양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채소다. 찐 고구마의 경우 껍질째 먹으면 더욱 좋다. 고구마의 주요 성분인 식이섬유가 껍질 주변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구마의 식이섬유는 일반 채소의 식이섬유에 비해 흡착력 즉, 장 내에 남아있는 음식, 영양 찌꺼기들을 흡수해서 배출하는 능력이 뛰어나 손상된 세포를 배출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껍질에 함유된 베타카로틴은 활성산소를 격퇴시키는 물질로, 세포의 노화를 막아준다. 품종 검색도 필요하다. 고구마의 종류 하면 보통은 밤고구마, 물고구마 정도로만 분류하곤 하지만, 영양 성분으로 특화시킨 품종도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발표한 신종 고구마들을 참조해 보면, 2016년에 처음 등장한 ‘풍원미’는 고구마 최초로 ‘품종 이름’을 붙여 거래가 시작된 고구마이다. 풍원미에는 항암성분인 베타카로틴과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 풍부하며, 노화방지에 효과적인 안토시아닌 성분도 많다. 고구마를 가급적 날것으로 먹으라는 이유는 ‘찌면 당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풍원미의 경우 당도가 높아지긴 하지만 몸에 해가 되지 않는 유리당 함량이 높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다. ‘호감미’도 좋다. 호감미는 밤고구마와 물고구마의 중간 정도의 점도를 지닌 품종이다. 일단 퍽퍽하거나 않고 물컹대지도 않아 먹기 좋다. 베타카로틴 함량도 높다. ‘단자미’는 컬러푸드 바람과 함께 탄생한 자색고구마다. 껍질은 물론 속살까지 자색을 띄고 있어서 식감을 확 높여주는 ‘단자미’의 핵 영양은 안토시아닌과 당도다. 기존의 자색고구마가 쌉쌀한 맛이 매력이었다면 ‘단자미’는 쓴맛이 쏙 빠지고 단맛만 남아있어서 어린이, 우울하거나 잔뜩 화가 나 있는 어른들에게 권할 만하다.

고구마의 영양이 좋고 품종도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변할 수 없는 일은 ‘김치와 함께’라는 전통이다. 고구마를 먹으면 몸속의 나트륨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벌어진다. 김치와 함께 먹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염분 보충 때문이다. 어떤 고구마를 어떻게 먹든 김치, 동치미국물, 또는 좋은 소금과 함께 먹으면 좋은 영양 섭취와 함께 손실도 막을 수 있다. 오늘 저녁으로 고구마 두 개와 백김치 세 쪽은 어떨까.

[글과 사진 소요유(프리랜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66호 (19.02.1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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