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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충만’ 기아 쏘울 부스터 ‘당돌해진 네모’의 반전 매력

입력 : 
2019-02-14 10:3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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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난 세상이다. ‘네모의 꿈’이라는 노래처럼 주위를 둘러보면 건물과 생활용품 모두 네모난 것들이 많다. 네모가 세모나 동그라미보다 공간 활용성과 안정성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네모난 건물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책상, 텔레비전, 세탁기도 네모져야 한다. 세상은 둥글게 살아야 한다는 말과는 달리 이제 ‘네모난 것’들이 세상을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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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도 공간 활용성이나 실용성을 추구할 때는 네모를 선호한다. 버스, 트럭, 미니밴 등 사람이나 물건을 싣기 위해 제작된 차는 네모 모양이다. 일반 승용차도 실용성을 강조하기 위해 네모 형태로 디자인한다. 박스카다. 닛산 큐브, 도요타 사이언 xB가 대표적이다. 국산 박스카의 원조는 2008년 등장한 기아 쏘울이다. 차명은 기백, 정열, 용기, 혼을 뜻하는 소울(Soul)에서 가져왔다.

쏘울은 미국에서 출시되자마자 큐브와 사이언 xB 등 쟁쟁한 일본차들을 물리치고 박스카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지금까지 미국 시장 누적 판매대수는 110만 대에 달한다. 반면 국내에서는 세단과 SUV에 치여 ‘모난 차’가 아닌 ‘못난 차’로 여겨진데다 주행성능도 부족해 외면받았다. 지난해 판매대수는 2400여 대에 그쳤다.

절취부심. 기아는 디자인을 세련되게 바꾸고 주행성능을 대폭 향상한 쏘울 부스터(Soul Booster)를 1월에 출시하며 명예회복에 나섰다. 기아는 쏘울 부스터를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비이클)가 아닌 SUV로 정의했다.

디자인은 아이코닉하다. 전면부에서는 기아차의 상징인 호랑이코 그릴이 없어진 게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다. 기아 스포티지 리어램프처럼 가로 선으로 연결된 날렵한 풀 LED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 가로형 디자인의 안개등과 방향지시등, 육각형 두 개를 겹친 형태의 인테이크 그릴 등을 채택했다. 기존 쏘울과 완전히 다르다.

후면은 뒤쪽 유리 테두리를 감싼 후미등, 후면부 하단 중앙의 트윈 머플러로 스포티한 이미지를 추구했다. 클리어 화이트와 인페르노 레드, 플래티넘 골드와 클리어 화이트 등 투톤 외장 컬러는 세련미가 넘치면서도 예쁜 디자인을 완성한다. 전장×전폭×전고는 4195×1800×1615㎜다.

내부는 외모와 달리 기하학(도형을 다루는 학문) 디자인을 추구했다.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사각 형태의 센터페시아 멀티미디어 조작부, 모나지 않은 사각형·삼각형을 결합한 스피커와 송풍구, D컷 스티어링휠 등으로 부드러우면서 세련된 이미지다.

시승차는 가솔린 1.6 터보. 1.6터보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를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204마력, 최대토크는 27kg.m, 연비는 12.2km/ℓ(18인치 기준)다.

운전석에 앉으면 시야가 넓다. 시동을 걸면 스티어링 휠 앞쪽에서 컴바이너 타입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올라온다. 저·중속에서는 기존 모델보다 부드럽게 달린다. 탁 트인 시야와 안정감 있는 주행으로 여유로운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7단 DCT는 변속 타이밍이 매끄럽다.

터보 세단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기존 쏘울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시원시원한 질주 성능이다. 우주선·미사일의 추진 로켓을 뜻하는 부스터를 차명으로 택한 이유다. 바람 저항을 많이 받는 네모난 차체여서 코너링 때 불안할 것으로 판단했지만 생각보다는 안정감이 넘친다. 다만 바람소리는 다소 크게 들린다.

터보 모델에 어우리도록 서스펜션을 딱딱하게 설정해 통통 튀는 느낌도 든다. 도로 상태가 차체를 거쳐 스티어링휠로 전달된다. ‘프리미엄 소형차의 아이콘’ 미니(MINI) 해치백이나 미니 컨트리맨의 주행 감성과 비슷하다.

쏘울 부스터는 투박하고 밋밋했던 기존 모델과 달리 디자인도 성능도 통통 튄다. 기존 모델보다 소울도 충만해졌다. 네모난 박스카는 재미없다는 선입견도 깨버린 ‘반전매력’ SUV다. 판매가격은 1914만~2346만 원이다.

[글 최기성 기자 사진 기아자동차]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66호 (19.02.1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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