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는 감정가가 무려 40억 원을 넘는다. 245㎡ 감정가가 40억1000만 원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한차례 유찰된 후 올 들어 다시 경매가 진행됐다.
서초구 랜드마크 단지인 반포 래미안퍼스티지도 2년여 만에 경매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용 84.9㎡ 매물로 감정가가 23억 원 수준이다. 앞서 2016년 4월 경매 매물로 나올 당시에는 수요자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같은 평형에 응찰자 20명이 몰려 감정가(14억 원)의 99%인 13억9210만 원에 낙찰됐다. 한동안 경매시장에 나타나지 않다가 당시보다 10억 원 가량 비싼 가격에 경매 매물로 등장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용 83㎡도 지난해 12월 한차례 유찰된 후 다시 경매 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아파트는 최근 몇 년 새 낙찰가율이 100%를 넘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지난해 4월에는 응찰자 8명이 참여해 감정가(19억 원)의 119%인 22억5339만 원에 낙찰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매 시장에서 유찰될 정도로 별 인기가 없다. 이들 단지 외에도 경매 시장에 등장한 서울 고가 아파트는 꽤 많다. 현재 경매가 진행 중인 감정가 10억 원 이상 서울 아파트만 30건을 넘는다.
고가 아파트가 법원 경매시장에 쏟아지는 건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이 크다. 정부 대출, 세금 규제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거래가 끊기면서 경매시장에 고가 아파트 물건이 쏟아지는 분위기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월 1~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97%, 평균 응찰자 수는 5.3명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낙찰가율(104.1%), 평균 응찰자 수(9.7명)에 한참 못 미친다. 낙찰가율이 100% 이하로 떨어진 건 감정가보다 낮게 응찰해야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주로 부동산 시장이 약세장일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경매 시장은 일반 부동산 시장보다 6개월 가량 선행하는 ‘부동산 선행 지표’로 불린다.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가격이 더 비싼 초고가 아파트도 경매 시장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집값 전망이 밝지 않아 알짜 경매 매물조차 찬밥신세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머지않아 시세보다 저렴한 아파트가 경매 시장에 대거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 고가 아파트뿐 아니라 수도권 일반 아파트 경매 물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참에 값싼 경매 매물을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글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매경DB]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65호 (19.02.1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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