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들에게 설은 첫 번째 위기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식욕을 참고 계획을 잘 지키던 사람들도 설 기름진 음식 앞에 무너지기 쉽다. "한 입만 먹어봐", "오늘은 그냥 먹어" 라는 유혹의 말 한마디에 의지도 흔들린다.
2일부터 6일까지 5일간의 설 연휴를 맞아 박현아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우혜진 영양사의 도움말로 명절 음식을 맛있게 먹으며 다이어트를 지속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박현아 교수는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라는 생각으로 계획 없이 식사하다 보면 5일간 설날 연휴로 인해 1월 한 달간 노력이 사라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박 교수는 "명절 기간 체중을 감량하지는 못하더라도 유지만 해도 성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떡국 한 국자 = 밥 1/3공기…탄수화물 섭취 줄이려면
우혜진 서울백병원 영양사에 따르면 떡국은 한 국자(떡 12개 기준)는 100kcal로, 밥 1/3공기와 열량이 같다. 평소 다이어트를 위해 밥을 1/3공기 정도로 줄여서 섭취했다면, 떡국을 한 국자 먹으면 평소 식사요법대로 유지할 수 있다. 밥을 2/3공기 정도 먹는 사람은 떡국을 두 국자 먹으면 된다.
만두피는 1개에 약 30kcal다. 탄수화물만 고려해보면, 떡국 한 국자와 만두 2개를 섭취할 경우 약 160kcal로, 밥 반 공기를 먹는 것과 같다. 떡국 한 국자에 만두 3개를 섭취할 경우 190kcal로 밥 2/3공기를 섭취하는 셈이다.
만두피를 최대한 얇게 밀고, 만두 속 재료 중 당면을 빼고 만든다면 탄수화물 섭취를 더욱 줄일 수 있다.
만두와 동그랑땡을 만들 때 두부는 적게, 고기는 많이 넣는 것이 좋다. 이 두 가지 음식에 주로 사용되는 등심과 앞다리 살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 함량이 두부보다 낮기 때문이다. 두부를 줄이고 고기를 많이 넣는 것이 체지방 감량에 도움이 된다. 또 숙주와 부추, 대파 등 채소를 많이 넣어 포만감을 주는 것도 방법이다.
◇ 전보다는 구이…나물 물 넣고 볶기
명절에도 단백질은 충분히 먹는 것이 좋다. 하지만 동그랑땡보다 구이가 낫다. 동그랑땡 반죽을 저지방 육류로 만들었다 하더라도, 기름에 지지면 고지방 음식으로 변한다. 이 때문에 동그랑땡과 같은 전 보다는 산적과 같은 구이를 먹는 것이 좋다. 생선도 동태전 보다는 조기(굴비)구이를 추천한다.
음식을 재가열해야 할 땐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하면 기름 추가 섭취를 막을 수 있다. 또 문어숙회와 같이 물에만 데쳐서 조리한 음식이 있다면 충분히 먹는 것이 좋다. 나물을 처음부터 기름을 넣어가며 조리한다면, 잘 섞이지 않고 익지도 않아 무의식중에 기름을 많이 넣게 된다. 도라지와 고사리도 일단 물을 넣고 재료를 익힌 다음, 불을 끄고 마지막에 참기름을 넣어서 한번 버무린다는 느낌으로 마무리하면 기름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 딸기 7개면 충분…열량 밀도 높은 한과는 멀리
딸기가 제철이다. 딸기의 적정 1회 섭취량은 7개(=150g)며, 열량은 50kcal이다. 약과 작은 것 1/3개와 같은 열량이다.
열량은 같지만 딸기 7개와 약과 1/3개의 포만감 차이는 엄청나다. 이처럼 포만감에 비해 열량이 높은 음식을 ‘열량(에너지) 밀도가 높다’고 한다. 체중감량 중이라면 ‘열량 밀도가 높은 음식’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곶감과 한과도 열량 밀도가 높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밤과 대추는 채소라고 생각해 과다 섭취하기 쉬운데, 밤은 탄수화물 식품이고, 대추는 과일로, 밤 큰 것 3개는 밥 1/3 공기와 같고 대추의 1회 적정 섭취량은 5개다.
가족이 모여 오랜만에 나누는 술자리는 음복을 넘어 독이 되기 쉽다. 남자는 2잔, 여자 1잔 이하가 적당하다. 대개 알코올 양 15㎖, 질량으로 따지면 10g을 1잔이라고 한다. 주종별로 보면 맥주의 경우 대개 알코올 농도가 5%이기 때문에 341㎖가 표준1잔에 해당된다. 소주는 알코올 농도가 대략 20%이기 때문에 75㎖, 즉 1잔 반 알코올 농도가 12%인 포도주는 142㎖가 표준1잔이다.
적당한 음주량을 지키지 못할 것 같다면 술자리는 무조건 피하기를 권한다. 안주로는 북어포, 문어 숙회, 생선회, 산적 등의 저지방 단백질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