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똑똑 두드리세요".. 길고양이와 자동차를 지키는 '모닝노크'

정호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8 10:21

수정 2019.01.28 10:21

갈고양이들 추위 피하기 위해 차 엔진룸으로 들어가는 경우 많아
모닝노크로 고양이 생명과 운전자 안전 모두 지킬 수 있어
▲ 고양이들이 추위를 피해 자동차 엔진룸에 들어가 있다 / 사진=트위터 @Loliso1839 제공
▲ 고양이들이 추위를 피해 자동차 엔진룸에 들어가 있다 / 사진=트위터 @Loliso1839 제공

#. 지난 15일 아침, 직장인 A씨는 출근을 위해 주차된 차에 올랐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려는 찰나 A씨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었다. 이상한 느낌에 운전석 문을 열고 나간 차 보닛을 연 A씨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엔진룸 안에는 고양이 두 마리가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고양이가 안에 있는 것을 모른 채 시동을 걸었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평균 수명이 2~3년 밖에 되지 않는 길고양이들은 겨울은 생사의 고비를 마주하게 하는 시기다.
고양이는 추위를 피해 따뜻한 잠자리를 찾고자 노력한다. 그 중 고양이가 선호하는 잠자리는 잔열이 남아있는 자동차의 엔진룸이다. 엔진룸의 하부는 진입이 쉬운 구조이기 때문에 많은 길고양이들이 추위를 피해 길에 주차된 자동차의 엔진룸에서 잠을 청한다.

▲ 고양이들이 추위를 피해 자동차 엔진룸에 들어가 있다 / 사진=트위터 @Loliso1839 제공
▲ 고양이들이 추위를 피해 자동차 엔진룸에 들어가 있다 / 사진=트위터 @Loliso1839 제공

김재영 한국고양이수의사회장은 “길고양이들에게 겨울철 강추위는 생사를 넘나들게 할만큼 위협적”이라며 “추운 날씨에 방금 주차한 자동차는 한참동안 열이 남아있어 고양이들의 핫팩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엔진룸에 고양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운전자가 시동을 걸 경우, 고양이가 가열된 엔진에 화상을 입거나 팬벨트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사고는 고양이 뿐만 아니라 자동차에도 심각한 손상을 입혀 운전자의 안전도 위협할 수 있다.

이러한 종류의 사고는 아침 출근길에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운 새벽 공기를 피하기 위해 고양이가 엔진룸으로 파고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운전자 입장에서도 촉박한 아침 출근 시간에는 급한 마음에 고양이를 확인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 한국고양이수의사회의 '모닝노크' 캠페인 웹포스터 / 사진=한국고양이수의사회 제공
▲ 한국고양이수의사회의 '모닝노크' 캠페인 웹포스터 / 사진=한국고양이수의사회 제공

한국고양이수의사회를 비롯한 동물보호단체들은 고양이 엔진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모닝노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모닝노크’는 자동차 엔진룸에서 자고 있는 고양이에게 사람이 왔음을 알리는 것으로 ▲자동차 엔진룸 두드리기, ▲차문 세게 여닫기 ▲좌석에서 크게 발 구르기 ▲경적 울리기 등의 방법이 있다. 간단한 방법이지만 큰 사고를 예방해 고양이의 생명과 운전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


김 수의사는 “모닝 노크 캠페인은 운전을 시작하기 전 고양이가 탈출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보통 고양이는 운전자가 차에 접근하거나 차문을 여닫는 소리에 놀라 달아 나지만 탈출 할 시기를 놓치거나, 너무 어린 고양이의 경우 차량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고양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모닝노크 #고양이 #겨울

hoxin@fnnews.com 정호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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