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SK브로드밴드에 망사용료 지급…2010년 국내 시장 진출 후 처음

구교형 기자

페이스북이 2010년 국내 시장 진출 후 처음으로 SK브로드밴드에 망 사용료를 지급한다. 양측은 지난 2년여간의 교섭 끝에 관련 협상을 타결했다. 외국계 기업이 국내 통신망을 공짜로 이용해온 관행을 개선한 첫 사례로 이번 결정이 구글·넷플릭스 등에도 영향을 끼칠 지 주목된다.

2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는 망 사용료 협상을 지난 24일 타결했다. 그간 페이스북 서비스 제공에 연간 수십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온 SK브로드밴드가 이번 협상으로 지출 금액의 2배가량을 해마다 벌어들이게 됐다. 계약은 2년 주기로 만료 한 달 전까지 특별한 요구가 없으면 자동 연장된다. 양측은 이번 협상에서 기밀유지협약을 체결에 전체 비용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았다.

망 사용료란 IT 기업이 통신사 망을 활용해 콘텐츠를 전송한 대가로 지불하는 돈을 말한다. 페이스북 등 해외 기업은 국내에서 막대한 트래픽을 발생키면서도 자주 보는 콘텐츠를 이용자와 가까운 위치에 저장하는 캐시서버 구축 비용 등 망 사용료를 제대로 내지 않았다.

페이스북은 2016년 말~2017년 초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과 망 사용료를 놓고 갈등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접속경로를 홍콩·미국 등으로 우회하도록 바꿔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했다. 지난해 3월 방송통신위원회는 “접속경로 임의변경으로 국내 이용자에 불이익을 끼쳤다”며 페이스북에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부과하고 시정조치 명령을 내렸다.

페이스북의 이번 결정은 망 사용료를 회피 중인 구글, 넷플릭스 등 다른 글로벌 콘텐츠 제공업체(CP)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최근 넷플릭스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논쟁이 촉발되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풀HD급 영상 시청에 최소 5Mbps, UHD(4K)는 25Mbps의 인터넷 속도가 필요한데 사용자가 몰리면서 해외망 속도가 이보다 떨어져 화질이 나빠지거나 접속이 느려진 것이다.

SK브로드밴드는 캐시서버 설치로 최근 가입자가 폭증한 넷플릭스 서비스의 원활한 제공을 바라고 있다. 또 넷플릭스 등에 쓰이는 회선 용량을 50Gbps에서 100Gbps로 증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국내 통신사에 캐시서버 구축·운영 비용을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넷플릭스는 망 이용료를 내지 않은 구글 사례를 들며 SK브로드밴드의 협상 요구에 대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페이스북, SK브로드밴드에 망사용료 지급…2010년 국내 시장 진출 후 처음

Today`s HOT
폭풍우가 휩쓸고 간 휴스턴 개혁법안 놓고 몸싸움하는 대만 의원들 영국 찰스 3세의 붉은 초상화 총통 취임식 앞두고 국기 게양한 대만 공군
조지아, 외국대리인법 반대 시위 연막탄 들고 시위하는 파리 소방관 노조
총격 받은 슬로바키아 총리 2024 올림픽 스케이트보드 예선전
광주, 울산 상대로 2-1 승리 미국 해군사관학교 팀워크! 헌던 탑 오르기 미국 UC 어바인 캠퍼스 반전 시위 이라크 밀 수확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