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밤’ 흔들고 떼창…콘서트홀 된 BTS 극장

김지혜 기자

영화 ‘러브 유어셀프’ 96개국 3800개 극장서 개봉

방탄소년단의 2018년 월드투어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의 한 장면. 전방 스크린과 좌우 벽면을 동시에 활용한 스크린X 상영으로 콘서트의 현장감을 더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의 2018년 월드투어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의 한 장면. 전방 스크린과 좌우 벽면을 동시에 활용한 스크린X 상영으로 콘서트의 현장감을 더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여러분 모두 Stand Up(일어나세요)!”

지난 26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CGV 스타리움관, 스크린 속에서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소리쳤다. 그러자 영화를 보던 관객 모두가 좌석에서 일어나 방탄소년단 공식 응원봉 ‘아미밤’을 흔들며 환호했다. ‘떼창’을 이어가던 관객들은 “김남준! 김석진! 민윤기! 정호석! 박지민! 김태형! 전정국! BTS!” 멤버들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콘서트 현장에서와 같이 아미밤은 일제히 빛깔과 발광 형태가 바뀌었다. 영화관은 이미 공연장 그 자체였다.

이날 영화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러브 유어셀프)이 전 세계 96개 국가 및 지역의 3800여개 극장에서 개봉했다. 방탄소년단의 2018년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의 서울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다. 국내 단독 개봉을 진행한 전국 CGV는 이날 방탄소년단의 팬 ‘아미(ARMY)’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특히 전국에서 유일하게 ‘아미밤 상영회’가 열린 영등포CGV 곳곳은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했다. 긴 줄을 서며 상영관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로 진풍경을 이뤘다. 예매 오픈 20분 만에 7500석 전석이 매진된 아미밤 상영회는 응원봉을 흔들며 노래를 따라부를 수 있는 싱얼롱 상영회로 이날과 27일에만 진행됐다.

관객들이 영화 속 노래를 떼창하고 응원봉까지 흔드는 새로운 문화는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킨 <보헤미안 랩소디> 개봉 이후 하나의 트렌드가 돼 가고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싱얼롱 분위기가 좋은 극장을 이르는 ‘코블리 웸등포’라는 신조어까지 유행시키며 극장가 문화를 바꿔놓았다. 코블리 웸등포는 영화에 등장하는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을 연상시키는 메가박스 코엑스 MX관과 CGV영등포 스크린X관을 말한다. 석 달간 장기 상영하며 27일 현재 990만여 관객을 모았다.

<러브 유어셀프>를 본 관객들은 “실제 콘서트를 보는 것처럼 생생했다”고 입을 모았다. 영화는 2D, 스크린X, 아미밤 상영회 등 다양한 상영 방식으로 관객과 만났다. 특히 전방 스크린과 좌우 벽면을 동시에 활용해 마치 공연장 한복판에 온 듯한 현장감을 주는 스크린X 상영은 일반 2D 상영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객석 점유율을 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영등포CGV 스크린X관에서 영화를 본 유지은양(17)은 “전면 스크린에서는 전체 군무가 나오고 양옆 스크린에선 멤버들의 얼굴이 클로즈업돼 콘서트장에 와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러브 유어셀프> 제작진은 콘서트 촬영 당시부터 스크린X 상영을 염두에 두고 총 42대의 카메라를 사용해 풍부한 실황 영상을 확보했다.

영화의 또 다른 묘미는 ‘가까움’이다. 지난해 8월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도 참석했다는 김지연씨(21)는 영화를 본 직후 “당시에 놓쳤던 멤버들의 표정을 가까이에서 보고 음색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김경희씨(42)도 “콘서트 때는 3층 좌석에 앉아서 제대로 보지 못한 무대를 자세히 뜯어볼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아미밤’ 흔들고 떼창…콘서트홀 된 BTS 극장

<러브 유어셀프>는 개봉 당일 9만9623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지난 24일에는 17만7000장의 사전 예매량을 기록해 예매 순위 1위에 올랐다. 단 2주 동안 개봉되는 이벤트 영화인 것을 감안하면 눈여겨볼 만한 성취다.

CGV 관계자는 “웬만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보다 높은 사전 예매량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객석 점유율도 평균 60%를 상회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영화는 본래 공연 중간에 삽입됐던 VCR 등 무대 외적인 요소들은 모두 배제했다. 이를 아쉬워하는 이들도 있지만, 오히려 음악과 군무, 무대 연출로만 승부를 본 ‘알짜배기’ 영화라는 평도 나온다. 지난해 8월 발매된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 ‘Answer’)>의 타이틀곡인 ‘아이돌(IDOL)’로 시작해 ‘앤서 : 러브 마이셀프(Answer : Love Myself)’ 무대로 끝맺는 연출만으로도 방탄소년단이 꾸준히 전달해온 “자신을 사랑하자”는 메시지가 그대로 느껴진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에도 2017년 해외투어를 담은 <번 더 스테이지 : 더 무비>로 한국 31만, 전 세계 196만 관객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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