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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겨울철 기승부리는 ‘미세먼지 주의보’ 뇌졸중 원인이 콧속 먼지…식염수 코세척을

  • 나건웅 기자
  • 입력 : 2019.01.28 09:25:33
  • 최종수정 : 2019.01.28 16:51:55
지난 1월 13일부터 15일까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3일 연속 발령됐다. 겨울철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건강관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 1월 13일부터 15일까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3일 연속 발령됐다. 겨울철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건강관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관측 사상 최악의 겨울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었다. 지난 1월 13일부터 15일까지, 서울시에는 3일 내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3일 연속 저감조치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세먼지는 면역력 저하, 호흡기·안구 손상 등 인체에 심대한 해악을 끼친다. 심혈관질환 발병률도 높이는 탓에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칭이 붙었을 정도다. 최근에는 우울증이나 치매, 루게릭병 등 난치성 질환 위험을 키운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미세먼지는 당장 호흡기에 직접 손상을 입힌다. 인체에 유입된 미세먼지는 기도와 폐에 달라붙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활동을 억제하는 체내 면역을 방해한다. 기관지 점막을 자극·건조시켜 가래가 나오고 기침도 잦아진다. 이 같은 증상을 방치하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나아가 폐암에 이를 수도 있다.

급사 위험이 있는 심혈관질환 발병 가능성을 키운다는 점은 더 우려스럽다. 초미세먼지가 혈관에 들어오면 심박수나 부정맥 등 심혈관계 전반에 걸쳐 유해 요소로 작용한다. 염증으로 생성된 혈전(피떡)이 혈관을 타고 돌다 심장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도 있다. 2015년 미국심장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단기간 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초과 사망률은 심혈관질환이 68%, 호흡기 질환이 12%로 나타났다.

심장은 물론 뇌에도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초미세먼지가 호흡기 또는 혈관을 타고 뇌로 유입하면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 중이다. 기억력 감퇴는 물론 뇌졸중이나 치매까지 이어진다. 이 밖에 당뇨, 우울증 등 대사성 질환과 정신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몸속에 침투한 초미세먼지가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다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과 혈관성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 뇌 전반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인지 능력이 저하되고 행동장애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신경전달물질을 교란해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증가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결국 미세먼지와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미세먼지 예보를 잘 듣고 농도가 높을 때는 외출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불가피하게 외출을 하게 될 때는 반드시 KF(Korea Filter) 인증을 받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외출 후 손을 깨끗이 씻고 생리식염수로 구강이나 콧속도 세척하는 것이 좋다. 외출 전후 충분한 수분 섭취로 호흡기 점막을 촉촉하게 해 미세먼지가 직접적으로 호흡기에 영향을 주는 것을 막는 것도 필요하다. 수분 섭취는 염증 반응을 약화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야외활동 후 귀가 전 옷이나 가방에 묻은 미세먼지는 바람을 등지고 꼼꼼하게 털어내야 실내 오염을 막을 수 있다. 외출 후에는 손 씻기뿐 아니라 머리도 꼭 감아야 한다. 정재훈 서울아산이비인후과의원 대표원장은 “가글, 양치질과 함께 콧속을 생리식염수로 씻어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외출 시 착용했던 외투나 신발에 쌓인 먼지가 실내 공기를 오염시킬 수 있는 만큼 집 밖에서 털고 와야 한다. 날씨가 춥더라도 실내 환기는 하루 2번 정도가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93호 (2019.01.23~2019.01.2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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