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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천지개벽] (3) 신길뉴타운
래미안에스티움·SK뷰 '10억 클럽(전용 84㎡ 기준)' 속속

  • 정다운 기자
  • 입력 : 2019.01.28 09:41:26
서울 영등포구에서도 신길뉴타운은 그야말로 ‘상전벽해’한 곳이다. 노후주택이 많을 뿐 아니라 주변 환경도 낙후돼 주거 선호도가 떨어지는 지역이었다. 하지만 대형 브랜드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집값은 급등했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거래가 주춤해지기 전까지 거래량이 꾸준했다.

서울 영등포구는 최근 1년간 서울에서 아파트 가격이 가장 가파르게 치솟은 지역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017년 10월~2018년 10월 주택 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 서울 25개 구 아파트값이 평균 14% 이상 올랐다. 그중에서 영등포구 아파트값은 18.3% 뛰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17.8% 오른 강남구보다 상승률이 높다. 지난해 7월 서울시의 여의도 통합개발 계획 발표도 한몫했지만 완연한 모습을 갖춘 신길뉴타운 영향이 특히 컸다.

2005년 3차 뉴타운으로 지정된 신길뉴타운은 영등포구 신길동 일대 약 146만9404㎡, 1만6105가구를 재개발하려던 사업이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뉴타운 지구 중 장위뉴타운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다만 일부 구역은 지형이 비탈졌고 이주비 부족을 이유로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이도 많아 개발 난도가 높았다. 뉴타운 지정 초기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이유다. 그나마 사업 속도가 빨라 일찍이 분양을 마친 구역은 신길11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프레비뉴’(949가구)와 7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에스티움’(1722가구)이었는데 이들 단지에서 미분양 물량이 나오기도 했다. 총 16개 구역으로 나뉜 사업지 가운데 조합원 반대가 심한 6개 구역은 아예 뉴타운에서 해제됐고 총 10개 구역 9885가구(67만7031㎡)로 축소되면서 ‘반쪽짜리 뉴타운 사업’으로 전락했다는 우려도 컸다.

하지만 구역 해제가 된 일부 지역을 빼면 대부분 지역이 최근 몇 년 동안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가 입주를 완료해 자리를 잡았고 뒤늦게 착공한 단지들도 서서히 제 모습을 갖춰가면서 일대 스카이라인이 크게 바뀌었다.

저층 노후주택으로만 가득했던 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은 2020년까지 새 아파트 1만여가구가 입주한 신흥 주거지로 탈바꿈한다. 사진은 2011년 아파트 착공 전의 신길뉴타운(위)과 입주를 마친 래미안에스티움 단지 전경. (사진 : 윤관식 기자, 영등포구청 제공)

저층 노후주택으로만 가득했던 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은 2020년까지 새 아파트 1만여가구가 입주한 신흥 주거지로 탈바꿈한다. 사진은 2011년 아파트 착공 전의 신길뉴타운(위)과 입주를 마친 래미안에스티움 단지 전경. (사진 : 윤관식 기자, 영등포구청 제공)

▶신길뉴타운 핵심 단지는

▷에스티움·프레비뉴 ‘래미안’이 주도

현재 신길뉴타운은 총 2개 구역이 준공을 마쳤다. 2013년 10월 분양한 11구역(래미안프레비뉴, 2015년 12월 입주)과 2014년 12월 분양한 7구역(래미안에스티움, 2017년 4월 입주)이다. 일찍이 입주한 덕에 신길뉴타운을 대표하며 시세 변화를 이끌고 있다.

사실 신길뉴타운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7년 4월 래미안에스티움이 입주한 이후다. 총 1722가구로 구성된 이 단지는 신길뉴타운에서 단지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 11월 래미안에스티움에서는 저층 매물인 전용 59㎡가 8억4000만원(2층)에 팔렸다. 전용 84㎡는 지난해 6월 말 10억2000만원에 실거래되며 ‘10억 클럽 아파트’에 합류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거래가 뜸해지기는 했지만 최근 전용 84㎡는 평균 11억3000만~11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전용 84㎡ 최초 분양가가 5억5000만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시세가 두 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래미안프레비뉴 시세도 못지않다. 전용 84㎡ 저층 매물이 올 1월 9억1500만원(2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인 8월에만 전용 84㎡ 7채가 9억2000만~10억원에 사고팔리며 래미안에스티움과 함께 10억 클럽 아파트로 이름을 올렸다. 최초 분양 당시 3.3㎡당 평균 1607만원에 공급된 아파트가 올 1월 기준 3.3㎡당 2900만원대로 치솟았다.

14구역을 재개발한 ‘신길뉴타운아이파크’(612가구)는 오는 2월이면 입주 채비를 마친다. 소형 평형인 전용 59㎡ 분양권이 최근 8억~9억3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는데 최근까지 7억5000만원대 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상반기 같은 평형 고층 아파트가 6억6500만원에 마지막으로 실거래된 이후 1억원 이상 2억원가량 호가가 뛰었다. 단지는 대영초·중·고와 바로 맞닿아 있다. 1호선 영등포역, 7호선 신풍역까지는 걸어서 도착할 수 있지만 초역세권이라 보기는 어렵다. 2023년 개통 예정인 신안산선 도림사거리역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다.

1년 뒤인 2020년부터는 신길뉴타운에 새 아파트가 한꺼번에 입주한다. 그동안 래미안프레비뉴와 래미안에스티움 등 ‘래미안’ 브랜드 아파트가 주를 이뤘다면 2020년부터는 ‘자이’ ‘힐스테이트’ ‘SK뷰’ 등 대형 건설사 브랜드가 들어선다.

5구역을 재개발한 ‘보라매SK뷰’(1546가구)는 2020년 1월 입주한다. 래미안에스티움 다음으로 신길뉴타운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단지며 신길뉴타운 동쪽 끝에 위치해 7호선 보라매역 역세권이다. 지난해 12월 7일부터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분양권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단지다. 12월 한 달 동안만 아파트 분양권 36개가 사고팔렸다.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전용 84㎡는 층·향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최소 6억9720만원, 최고 10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중층 이상 매물은 주로 8억~9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보라매SK뷰가 입주를 마친 직후 2020년 2월에는 ‘신길센트럴자이’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신길뉴타운에서는 처음으로 3.3㎡당 평균 분양가 2000만원을 넘었다. 3.3㎡당 평균 2051만원. 전용 84㎡ 기준 6억9650만원(발코니 확장비 제외)에 공급됐다.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 탓에 아직 매매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비슷한 입지의 래미안에스티움 전용 84㎡ 실거래가가 10억원을 넘긴 점을 감안하면 비슷한 선에서 시세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7호선 신풍역과 가깝고 대영초·중·고를 동시에 품고 있어 향후 래미안에스티움과 함께 신길뉴타운 대장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20년 10월에는 9구역 ‘힐스테이트클래시안’(1471가구), 12월에는 8구역 ‘신길파크자이’(641가구)가 동시에 입주한다.

힐스테이트클래시안 전용 59㎡ 조합원 입주권은 지난해 12월 8억3365만원에 거래됐다. 최초 분양가(5억8000만원) 대비 2억5000만원가량 웃돈이 붙었다. 바로 옆 신길파크자이는 평균 79 대 1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아직은 분양권 전매가 제한돼 있지만 지난해 여름 전용 59㎡ 조합원분이 7억3065만원에 거래된 이후 최근에는 8억~8억3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이외에도 포스코건설이 시공하는 3구역은 올해 더샵 아파트 368가구를 공급할 예정이고 10구역은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놨다.

재개발 사업이 완전히 마무리되면 신길뉴타운은 새 아파트 1만여가구가 입주한, 서울 서남권 미니 신도시로 입지를 굳힐 전망이다. 신길뉴타운 시세가 급등한 것은 주거지로서 장점을 두루 갖춘 데 비해 크게 저평가돼 있던 점이 컸다. 노후했던 주택지는 전부 새 아파트촌으로 바뀌었다. 구역을 둘러 지하철 1·5·7호선이 두루 지난다. 강남, 여의도 업무지구를 비롯해 가산·구로디지털단지로 이동하기 편리하다. 인근으로는 영등포 타임스퀘어,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신도림 테크노마트, 롯데백화점 등 편의시설도 다양하다. 여기에 향후 여의도~서울대를 잇는 신림선 경전철 보라매역이 2022년 개통할 예정이다. 7호선 신풍역은 2023년 안산과 여의도를 잇는 신안산선의 환승역으로 거듭난다.

신흥 주거지역인 만큼 아직 학군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다. 다만 학군은 대단지가 차례로 들어서면 자연스레 극복될 여지가 있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93호 (2019.01.23~2019.01.2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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