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 MMF 등 비은행권 거시건전성 관리 강화

유희곤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 수준으로 규모가 커지는데도 지금까지 관리·감독이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비은행권의 거시건전성 관리강화에 나선다. 환매조건부채권(RP) 자금을 차입하는 기관에 대해 차입 규모의 일정 비율을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하게 하고 가격변동성이 큰 머니마켓펀드(MMF)에 시가평가를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4일 김용범 부위원장 주재로 ‘비은행권 거시건전성 관리 태스크포스(TF)’ 마무리 회의를 열고 ‘비은행권 거시건전성 관리 강화 방안’을 확정했다.

금융위,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은 지난해 9월부터 TF를 운영해왔다. 비은행권 총자산이 2008년 이후 국내 금융시장에서 은행권 총자산보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성장했는데도 은행권에 비해 관리가 어렵고 감독체계도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었다.

이날 금융위는 환매조건부채권 시장, 머니마켓펀드, 채권대차시장,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자산유동화 등 5개 중개 행위와 증권사 파생결합증권, 증권사 채무보증·대출, 보험사 환헤지 관리, 여신금융전문회사의 자금조달, 비은행금융회사의 부동산금융 등 5개 업종에 대한 위험 관리 방안을 내놨다.

금융시스템 상호 연계구조

금융시스템 상호 연계구조

주요내용을 보면 당국은 90% 이상이 다음날 만기인 환매조건부채권 거래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만기에 따라 다른 현금성자산 보유비율 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거래 시 담보증권의 위험과 차입자 신용 위험이 반영된 최소증거금율도 적용하기로 했다. 환매조건부채권은 금융기관(자금차입자)이 증권을 담보로 매수자(자금운용자)에게 판 다음 일정 기간 후 확정금리를 보태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초단기상품인 머니마켓펀드 중 국채, 통화안정채권(통안채) 등 안정적 자산 비중이 30% 인하인 법인 머니마켓펀드에는 시가평가가 도입된다. 지금까지 모든 머니마켓펀드의 기준가격은 장부가격으로 평가해왔다. 시가괴리율이 플러스 마이너스 0.5%를 넘을 경우 기준가격이 재설정됐다. 이 때문에 시장이나 펀드 편입자산에 부실이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로서는 가격이 재설정되기 전에 대규모로 환매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었다. 이에 당국은 시장이 불안하더라도 투자자들이 빨리 자금을 회수하려는 유인을 줄이고자 법인 머니마켓펀드의 가격 평가 방식을 바꾸되 2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금융위는 파생결합증권이 변동성이 높은 기초자산으로 쏠리지 않도록 관리지표(변동성가중자산비율)을 도입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파생결합증권은 주가지수, 이자율 통화 등 기초자산의 가치변동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증권으로 주가연계증권(ELS)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금융위는 기재부, 금감원 등이 참여하는 ‘거시건전성 분석협의회’를 신설하는 등 관리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2014년말까지인 금융안정기금 시한도 연장한다. 금융안정기금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법적 근거가 마련됐으나 지금까지 집행되지는 않았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번 방안을 시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수익이 줄어드는 업권이나 거래행위도 불가피하게 있겠지만 금융시장 전체의 안정을 조망하는 관점에서 위험요소를 선별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4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에서 열린 비은행권 거시건전성 관리강화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4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에서 열린 비은행권 거시건전성 관리강화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Today`s HOT
폭풍우가 휩쓸고 간 휴스턴 개혁법안 놓고 몸싸움하는 대만 의원들 영국 찰스 3세의 붉은 초상화 총통 취임식 앞두고 국기 게양한 대만 공군
조지아, 외국대리인법 반대 시위 연막탄 들고 시위하는 파리 소방관 노조
총격 받은 슬로바키아 총리 2024 올림픽 스케이트보드 예선전
광주, 울산 상대로 2-1 승리 미국 해군사관학교 팀워크! 헌던 탑 오르기 미국 UC 어바인 캠퍼스 반전 시위 이라크 밀 수확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