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의 한 야산에서 60대 농민이 멧돼지에게 물려 숨졌다.
예천경찰서는 지난 23일 오후 7시10분쯤 예천군 예천읍 성평리 한 야산에서 마을 주민 노모씨(65)가 멧돼지에게 가슴과 다리 등을 물려 숨진 채 발견됐다고 24일 밝혔다.
노씨는 이날 오후 3시쯤 부인에게 “고추 지지대로 쓸 나무를 구하기 위해 산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전기톱 등을 챙겨 집을 나섰다.
노씨의 가족은 그가 날이 저물도록 돌아오지 않자 이날 오후 6시20분쯤 119에 신고했다.
마을 이장과 구급대원들은 노씨를 찾기 위해 마을에서 200m쯤 떨어진 야산 진입로까지 화물차를 몰고 갔다. 당시 현장에서 몸길이 1.5m쯤 되는 멧돼지가 발견됐으며, 멧돼지는 2~3차례 차량을 들이받은 후 달아났다. 이장 등은 멧돼지가 있던 곳과 30m가량 떨어진 곳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노씨를 발견했다. 노씨 유족은 “몸 곳곳에 멧돼지의 이빨 자국이 남아 있으며, 특히 폐에 구멍이 날 정도로 왼쪽 늑골을 물리는 바람에 목숨을 잃었다”는 검안의의 말에 부검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야산은 평소 멧돼지가 출몰하던 곳이었다”면서 “엽사 3~4명으로 조를 짜서 산을 수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경남 김해에서는 밭일을 하던 60대 농민이 허벅지 등을 물려 중상을 입었다. 앞서 2016년 6월에는 경북 고령에서 고추농사를 짓던 농민이 멧돼지에게 머리와 팔 등을 물렸다. 전국적으로 멧돼지가 나타나 119가 출동한 횟수는 월평균 238건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