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 사장, 프리랜서 기자 폭행 혐의로 경찰 출석 요구 받아

전현진·이혜인 기자

손 사장 “취업 청탁에 ‘정신 차리라’며 툭툭 건드렸을 뿐”

“가벼운 접촉 사고 기사화 빌미로 협박”…공갈 혐의 고소

해당 기자, 녹음파일·텔레그램 내용 공개하며 재반박

손석희 JTBC 사장, 프리랜서 기자 폭행 혐의로 경찰 출석 요구 받아

손석희 JTBC 사장(사진)이 프리랜서 기자를 폭행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내사에 들어갔다. 폭행 의혹을 부인한 손 사장은 이 기자를 공갈 등 혐의로 고소했다. 두 사람은 폭행 여부를 두고 진실 공방을 벌였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ㄱ씨가 손 사장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신고해 출석요구서를 보냈다고 24일 밝혔다. ㄱ씨는 손 사장이 지난 10일 오후 마포구 상암동의 한 식당에서 자신을 때렸다며 신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ㄱ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폭행을 당한 직후 인근 파출소를 찾아 상황을 설명한 뒤 지난 13일 정식으로 손 사장을 신고했다고 말했다. ㄱ씨는 인터뷰에서 손 사장과 단둘이 식사를 하다 얼굴을 수차례 폭행당했다고 했다. ㄱ씨는 “손 사장에 관한 제보를 받고 취재하면서 입장을 듣기 위해 그를 수차례 만난 적이 있다”며 “사건 당일 손 사장이 저에게 JTBC 일자리를 제안했으며, 이를 거절했더니 폭행했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이날 폭행 관련 언론 보도가 나온 뒤 JTBC를 통해 입장을 내고 “상대방이 주장하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ㄱ씨가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협박한 것이 이번 사안의 본질”이라고 밝혔다. 손 사장은 “(다른) 방송사를 그만둔 ㄱ씨는 오랫동안 정규직, 또는 그에 준하는 조건으로 취업하게 해달라는 청탁을 집요하게 해왔다”면서 “이번 사안 당일에도 같은 요구가 있었고 이를 거절하자 갑자기 화를 내며 지나치게 흥분했다. ‘정신 좀 차리라’고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전부”라고 했다.

손 사장은 2017년 4월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견인차량과 가벼운 접촉사고를 내고 자비로 배상한 적이 있는데, ㄱ씨가 지난해 여름 이 사실을 듣고 손 사장을 찾아 기사화를 빌미로 협박했다고 했다. 손 사장은 “ㄱ씨가 ‘아무것도 아닌 사고지만 선배님이 관련되면 커진다’며 ‘기사화할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고 했다.

손 사장은 그 이후 ㄱ씨가 직접 찾아오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 정규직 특채를 노골적으로 요구했고, “정규직이든 계약직이든 특채는 회사 규정에 따라야 한다”고 일관되게 이야기하자 거액까지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손 사장은 ㄱ씨에 대해 공갈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손 사장은 이날 8시 JTBC 뉴스를 시작하면서 “뉴스 시작 전에 짧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저에 대한 기사로 많이 놀라셨을 줄 압니다. 저로서는 드릴 말씀이 많으나, 사실과 주장은 다르다는 말씀만 드립니다. 사법당국에서 모든 것을 밝혀주시리라 믿고, 저는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뉴스룸을 진행해 나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ㄱ씨는 JTBC 뉴스 후 인터뷰를 시도한 경향신문 등 몇몇 언론사 기자들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으로 불러 손 사장과의 만남 때 녹음한 파일과 텔레그램 대화 내용, 자신의 핵심 주장을 담은 한글 파일을 공유했다. ㄱ씨는 “(손 사장이) 접촉사고를 내고 현장을 이탈하여 도주한 것이 이 사건의 발단”이라며 “저는 프리랜서 기자로서 손 사장 사건이 위법성 여부를 떠나, 사회 지도층 인사의 도덕성에 경종을 울릴 만한 사안이라 판단했고, 이에 JTBC 사옥에서 손 사장을 직접 인터뷰했다”고 했다.

ㄱ씨는 “손 사장은 업무용 차량을 직접 운행하며 비업무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동승자 신원과 차량 운행 사유, 접촉사고 인지 여부와 관련해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을 내놨다”고 했다.

ㄱ씨는 손 사장이 그 이후 자신에게 JTBC 보도국 내 앵커 브리핑 작가직을 제안했다며 “손 사장이 지난 5개월 동안 기사 생산을 저지하기 위한 회유를 이어온 것”이라고 했다. 그는 “(손 사장이 자신에게) 폭행을 행사했던 지난 10일 ‘상암동 회동’도 이 같은 ‘강압적 회유’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했다.

ㄱ씨가 공개한 녹음파일을 들어보면 “손석희 사장님, 방금 저한테 폭력을 행사하셨죠? 주먹으로 얼굴을 두 번 가격하셨네요”라고 묻자, 손 사장은 웃으며 “그게 폭력이야?”라고 답한다. ㄱ씨가 “인정하십니까? 사과하십쇼”라고 하자 손 사장이 “미안해. 설사 내가 널 살짝 건드렸더라도, 네가 아팠으면”이라고 하는 등 대화가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할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손 사장에게) 출석을 요구했다”면서 “현재까지 내사 상황이며 우선 당사자들로부터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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