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인프라 확충 없이 왕숙신도시 낙관 못해”

이상호 선임기자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본 ‘3기 신도시’ 성공 요건과 전망

정부가 3기 신도시 지역으로 지정한 4곳의 자치단체 가운데 경기 남양주시 왕숙신도시의 규모가 가장 크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23일 집무실에서 3기 신도시 정책에 대한 평가와 왕숙신도시 추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양주시 제공

정부가 3기 신도시 지역으로 지정한 4곳의 자치단체 가운데 경기 남양주시 왕숙신도시의 규모가 가장 크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23일 집무실에서 3기 신도시 정책에 대한 평가와 왕숙신도시 추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양주시 제공

GTX-B노선 3월까지 확정 짓고 열차 배차 시간도 줄여야
신도시 관련 전담부서 만들고, 원주민 정착 위해 노력할 것

정부의 3기 신도시 선정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복잡한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 주택난 해소와 집값 상승 억제에 긍정적 영향을 기대하는 여론도 있지만, 도시기반시설이 미흡한 상황에서 추진되면 1·2기 신도시처럼 애초 건설 목적에서 벗어난 베드타운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경기 남양주·과천·하남·인천 계양구 4개 지역 가운데 가장 큰 곳은 남양주시의 왕숙신도시다. 진건·진접읍과 양정동 일대 1134만㎡로 일산신도시에 버금가는 규모다. 조광한 경기 남양주시장(60)은 지난 23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통 인프라 확충 없이 3기 신도시의 성공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남양주가 서울과의 접근성 등 지리적 장점에다 빼어난 자연환경까지 두루 갖춘 곳이지만 지금의 교통여건으론 왕숙신도시의 미래를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 시장은 GTX-B노선을 우선 꼽았다. 이 노선은 인천 송도~서울역~경기 남양주 마석을 잇는 연장 80㎞의 고속지하철도로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대규모 공공사업의 경제성 등을 검토하는 제도로, 그 결과는 사업 추진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그는 “정부가 이른 시일 안에 GTX-B노선에 대해 명확하게 확정해줘야 한다. 그것이 곧 3기 신도시의 성공적 완성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노선에 대해 통과든 면제든 남양주시 입장에서는 조속한 결정이 중요하다”며 “오는 3월 말까지는 결정돼야 왕숙신도시 사업이 정상적으로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경의중앙선과 경춘선의 배차시간을 현재보다 줄여주는 방안도 정부가 적극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조 시장은 3기 신도시 예정지역 자치단체장들과 정기적인 모임도 준비하고 있다. 조 시장은 “조만간 협의체를 만들어 신도시 조성에서의 문제점이나 풀어야 할 사항, 그리고 신도시를 어떻게 함께 채워가는 것이 서로에게 효율적인지를 공유하고 건의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시청에는 왕숙신도시 조성을 전담할 부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 시장은 3기 신도시의 성공을 위해 자치단체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3기 신도시의 특징은 과거에는 정부가 주도하고 LH와 협의해 일방적으로 추진됐다면 이번에는 해당 자치단체와 협의하고 발표도 함께했다는 것이다. 조성사업에도 해당 자치단체 소속 도시공사들이 함께 참여하기 때문에 그만큼 자치단체의 책임도 무거워졌다”고 말했다. 조 시장은 “왕숙신도시는 그간 경부고속도로나 경부선 철도를 축으로 이뤄진 대규모 신도시 개발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낙후된 수도권 동북부 지역에 들어서는 최초의 신도시”라며 “이는 국가의 균형발전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삶의 터전을 잃어야 하는 시민들을 생각하면 가슴 아프지만 이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며 “교통난과 이주·생계 문제 등 그분들이 걱정하는 것들을 풀어가고, 원주민들이 신도시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다각적인 정책들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구도심의 급속한 쇠퇴 의견에 대해서는 “남양주시가 갖고 있는 지리·자연·문화적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구도심을 특화도시로 꾸며가겠다”고 약속했다. 조 시장은 “신도시 내 첨단 기업이나 고부가가치 기업 유치가 애초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남양주의 미래 자산가치와 경쟁력에 대해선 기업들이 먼저 판단할 것이라고 믿는다. 거기에 다양한 인센티브까지 제공한다면 양질의 첨단 기업 유치 여부에 대한 우려는 기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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