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문화

9510가구 신도시급 입주에 인근 전세시장 타격?! 송파 헬리오시티發 전세대란

김경민 기자
입력 : 
2019-01-23 10:13:34

글자크기 설정

지난해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여파가 심상치 않다. 무려 9510가구의 매머드급 단지가 한꺼번에 입주하다보니 헬리오시티뿐 아니라 주변 아파트 전세가격이 동반 급락하는 모습이다.

전용 59㎡ 전셋값이 84㎡보다 비싸기도

사진설명
서울 송파 헬리오시티 입주가 시작되면서 인근 지역 전셋값 하락세가 완연하다.
서울 가락동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이 4억8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마쳤다. 대출이 끼어 있는 저층 매물이라지만 한때 같은 면적 전셋값이 7억 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많이 떨어진 셈이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8억5000만 원에 달했던 헬리오시티 전셋값은 연말 7억 원 아래로 하락하더니 올 들어서는 5억 원 벽도 깨졌다. 세달 사이에 4억 원 가량 떨어졌다는 얘기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전세 매물도 5억 원대가 흔하지만 거래가 활발하진 않다는 것이 중개업소 얘기다. 심지어 헬리오시티에는 전용 59㎡ 전셋값이 84㎡보다 비싼 전셋값 역전 현상까지 나타났다. 헬리오시티 전용 59㎡ 일부 매물 전셋값은 5억 원대 초중반에 형성돼 있다. 앞서 4억8000만 원짜리 전용 84㎡ 매물보다 비싸다는 의미다. 당연히 아파트 평형이 넓을수록 전셋값이 비싸지만 헬리오시티는 예외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한꺼번에 9500가구 넘는 물량이 입주하면서 전세 매물이 쏟아지자 전셋값이 계속 떨어지는 중이다. 신혼부부나 젊은층 입장에서는 굳이 관리비 부담이 큰 중대형 평형에 입주할 필요가 없어 당분간 84㎡ 전셋값은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헬리오시티의 경우 입주 마감일이 지난 후 잔금을 치르지 못했을 때 연체이자를 얼마나 내야 하는지 문의하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전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할 경우 잔금 마련이 어려운 집 주인 입장에서는 잔금을 연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헬리오시티 잔금은 분양가의 30%다. 전용 84㎡ 분양가가 7억6700만~9억2600만 원 수준이라 잔금은 많게는 2억7700만 원에 달해 부담이 만만찮다. 연체이자를 내면서 잔금을 계속 치르지 못할 경우 자칫 분양계약이 해지될 우려도 크다. 계약 해지 사태가 늘어날 경우 헬리오시티 집값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헬리오시티 전용 84㎡ 매매가는 지난해 가을보다 2억 원가량 떨어져 14억~15억 원 수준이다.

헬리오시티 전세 가격이 급락하면서 인근 아파트 전세시장에도 찬바람이 부는 중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송파구 전세가격은 0.27% 빠졌다. 주변 강동구와 서초구도 각각 0.45%, 0.67%씩 떨어졌다. 송파구 잠실리센츠, 엘스 등 주요 아파트 전세가격은 최근 1억~2억원 가량 하락했다. 앞서 2008년 송파구에서 리센츠(5563가구), 파크리오(6864가구), 엘스(5678가구) 등 5000가구 넘는 초대형 단지가 입주했을 때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헬리오시티 입주는 서울뿐 아니라 하남 등 인근 경기도 지역 전셋값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남시 전셋값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1% 이상 조정을 받았다.

올해에만 서울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에 2만5000가구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다. 이미 입주를 시작한 헬리오시티(9510가구) 물량까지 더하면 당분간 전셋값이 반등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출, 세금 규제가 워낙 강한데다 헬리오시티를 비롯해 대규모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당분간 서울, 수도권 인기지역 매매가, 전셋값이 동반 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글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매경DB]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64호 (19.01.29)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