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사회

"전명규 알고도 은폐"…빙상연대 성폭력 피해 6건 확인

입력 : 
2019-01-21 14:24:02
수정 : 
2019-01-21 15:06:38

글자크기 설정

사진설명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전명규 한국체육대 교수가 빙상계 성폭력 사건을 알고도 은폐해왔다는 폭로가 나왔다. 젊은빙상인연대와 손혜원 무소속 의원은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정론관에서 '빙상계 성폭력 피해자 추가 폭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자신이 직접 만난 사례를 예로 든 손 의원은 "빙상선수 A씨는 10대 시절 한체대 빙상장에서 강습을 받던 중 전 한체대 빙상부 조교인 한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추행 당했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이어 "훈련 도중 자세를 교정해준다는 핑계로 강제로 안거나 입을 맞추는 등의 일이 계속됐다고 증언했다. 또한 밖에서 만나 영화를 보자, 둘이서 밥을 먹자는 등 연락을 취해온 것을 A씨가 거부하자 해당 코치는 폭언을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당시 충격으로 인해 스케이트화를 벗었다.

손 의원은 "대부분 가해자가 어떤 제재나 불이익도 받지 않고 있다. 한 예로 조재범 전 코치의 녹취록이 국감 자리에서 발표됐는데도 이 문제가 덮이고 있다"며 대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이날 또 다른 피해자 B씨가 빙상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전명규 한체대 교수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도 공개됐다.

B씨는 전 교수에게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 없이 하는데, 가해자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다고요?'라고 문자를 보냈고, 전 교수는 '네가 빨리 (아픔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고 답장했다.

손 의원은 이 문자를 바탕으로 "전 교수가 B선수에 대한 성추행 또는 성폭행 정황도 거의 알고 있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갖게 만드는 중요한 문자로 볼 수 있다. 전 교수는 성폭행 피해자로부터 전달받아 인지했지만 조치 취하지 않았고, 가해자는 여전히 빙상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전 교수가 사전에 은폐에 관여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전 교수는 빙상계 대부로 불리며 막강 영향력을 가졌다. 이런 상황이기에 피해자가 증언에 소극적인 거다. 빙상계 적폐를 뿌리 뽑기 위해선 전 교수에 대한 적극적 수사가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젊은빙상인연대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체육계 전반에 걸친 성폭력에 대한 정부의 빠르고 과감한 전수조사, 한국체육대학교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을 비롯한 수뇌부의 총사퇴를 요구했다.

[디지털뉴스국 정소영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