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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1시 귀갓길에도 승차거부 없어…`타다` 돌풍

이동인 기자
입력 : 
2019-01-20 18:27:54
수정 : 
2019-01-21 11: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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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 박재욱 대표 인터뷰

기사가 목적지 알 수 없어
승객 `골라 태우기` 못해

공유차량 규제 피하려
11인승 이상 카니발만 운행

요금 택시보다 비싸지만
100일만에 가입자 25만명
사진설명
각종 규제로 공유차량 업체들의 무덤이 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11인승 승합차 카니발을 이용한 호출 서비스 '타다'가 서비스 100일 만에 뜨거운 입소문에 큰 인기를 끌고 있어 화제다. 타다를 운영하는 쏘카의 자회사 VCNC는 지난해 10월 시작된 이 서비스가 시행 첫 달 대비 가입자 수가 3배 이상 증가했다고 20일 밝혔다. 서비스 개시 100일째였던 지난 15일 기준 서비스 가입 회원은 25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타다를 처음 이용한 뒤 재탑승하는 비율이 80%대에 달했고, 호출 건수는 200배 이상 늘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 같은 인기에 대해 박재욱 VCNC 대표(33)는 최근 모회사인 쏘카의 서울 성수동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이동수단의 기본을 지키는 것으로 기존 서비스에 불편함을 느낀 소비자와 시장에 큰 의미와 영향을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11인승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탈 거리를 중개하는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표가 말한 것처럼 타다의 가파른 성장은 기존 택시와 달리 이동수단의 기본, 즉 '승차 거부가 없는 배차'가 주된 이유로 꼽힌다. 다른 애플리케이션 호출 서비스의 경우 택시 기사들이 목적지를 본 뒤 배차를 거부할 수 있는 반면 타다는 목적지 사전 제공 없이 자동 매칭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택시를 이용하면서 불편사항 1순위인 승차 거부가 없다는 것에 고객들이 크게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타다 서비스는 기사를 포함한 렌터카 서비스에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호출 서비스를 합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렌터카에 운전자를 붙이는 것은 원래는 불법(운수사업법 위반)이다. 그러나 11인승 이상 승합차는 운전자까지 렌터카에 붙일 수 있는 단서조항이 있다. 그래서 타다는 11인승 이상 카니발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게 되레 사용자들에게 호평받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넉넉한 공간으로 안락감을 주면서 프리미엄 서비스를 받는 느낌을 고객에게 주기 때문이다. 내부에 스마트폰 충전기, 와이파이 등도 갖췄다. 일부 차량에는 공기청정기도 설치했다.

요금은 택시보다 10~20% 비싸지만 배차 즉시 이용 요금을 알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단, 요금은 교통 상황 등에 따라 상승이 있을 수 있다. 승차공유 서비스인 '우버'처럼 콜이 몰리면 가격이 변동하는 탄력요금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사들에 대한 회사의 대우도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입소문을 타고 있다. 타다 기사들은 주행 실적에 관계없이 시간당 1만원대의 고정 급여를 받기 때문에 고객 응대와 친절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타다 기사로 활동하기 위해 신청한 지원자만 최근 3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타다 차량은 400대에 불과하지만 7만대의 택시가 있는 서울 지역 내에서 타다 차량을 쉽게 볼 수 있다. 택시 공급이 모자란 출퇴근, 심야 시간대에 주로 차량을 배치해 고객이 몸소 차별화된 편리함을 체감할 수 있게끔 한다는 전략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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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를 운영하는 박재욱 VCNC 대표가 모회사인 쏘카 성수동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타다는 서비스 시작 100일 만에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박 대표는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메뚜기 손님'이 많다는 것은 오히려 그것이 이동의 패턴이고 기본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특히 짧은 거리를 이동하려는 수요가 그만큼 몰려 있고 이동 서비스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를 좀 더 촘촘하게 챙기고자 했던 서비스 초반 기획 의도와 일치한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타다는 특이하게도 택시업계와 협업 모델인 VIP 밴 서비스를 시작했다. 박 대표는 "새해 택시 사업자들과 손잡고 프리미엄 벤츠 스프린터(11인승)와 현대 쏠라티(12인승)를 이용한 VIP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하면서 또 한 걸음을 내디뎠다"며 "택시업계와 협업 모델로 서비스를 시작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타다 효과로 인해 VCNC를 인수한 쏘카 몸값이 급등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벤처캐피털로부터 자금을 유치한 쏘카는 9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8개월 전 평가액 5500억원대에 비해 급등한 것이다. 박 대표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창업 1세대다. 2011년부터 커플 메신저 서비스 '비트윈'을 개발해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쏘카에 인수된 이후에도 이 서비스는 유지하고 있다. 그는 "10년에 한 번 정도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동했듯 기기가 생기면서 큰 변화가 오는데 이번엔 자동차가 그런 기기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이재웅 대표가 있는 쏘카로 와서 타다를 기획하고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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