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우리나라가 한국산 농식품을 홍보하기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한 ‘K-food(한국산 식품 브랜드) Fair’에 20만명이 넘는 사람이 몰려 행사장 일대 교통이 일시 마비되기에 이르렀다. 한류 붐이 거센 베트남에서 생일이나 발렌타인데이 등에 한국산 식품을 선물로 주고 받는 것이 유행일 정도로 ‘K-food’의 인기가 높은 상황에서 베트남의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는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참석한 것이 주된 이유다.
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지역에서 한국 식품의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등 ‘K-food’ 열풍이 일고 있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아세안지역 농식품 수출액이 지난해에 비해 8.0% 증가한 13억 달러(약 1조4582억원)를 기록했다. 특히 과일·채소 등 신선농산물의 수출액은 무려 41.8%나 증가하면서 2억 달러를 돌파했다.
동남아지역 ‘K-food’ 열풍의 중심지는 역시 베트남이다. 베트남지역에서는 특히 과일·채소 등 신선농산물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베트남지역 신선농산물 수출액은 지난해 5840만 달러에서 1억1460만 달러로 96% 증가했다. 베트남지역 배 수출액은 168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4.7% 증가했고, 포도 440만달러로 94.6%, 딸기 360만달러로 50.6% 각각 늘어났다.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재작년 수출액이 58.7% 하락했던 가금육류도 베트남 시장의 닭고기 수출이 재개되면서 전년 대비 183.7% 증가한 4760만달러를 달성했다. 특히 우리나라 닭고기는 베트남지역 급식자재로 새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말레이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도 한국 식품의 인기가 높다. 말레이시아지역 지난해 딸기 수출액은 45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8.9% 늘어났다. 우리 농식품의 인도네시아지역 수출도 수출물량은 24.2%, 수출액은 16.4% 증가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한국 과일이 인기 선물로 자리를 잡을 정도로 동남아지역에서 한국 농식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동남아지역에서 일고 있는 ‘K-food 열풍’을 올해도 이어가기 위해 베트남과 태국에서 ‘케이 팝(K-pop)’ 등 한류컨텐츠와 연계한 통합 판촉 행사를 잇따라 개최하기로 했다. 또 우리 신선농산물의 원활한 유통을 지원하는 시설(K-fresh Zone)을 베트남·홍콩 등에 추가로 만들기로 했다.
농식품부 김덕호 식품산업정책관은 “일본·중국 등 기존 주력시장에 더해 아세안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시장별 수출전략을 마련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2018년 농식품 수출액이 전년 대비 1억달러 증가한 69억3000만 달러(약 7조7719억원)를 기록하는 등 3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농식품 수출은 가공식품이 주도했으나, 2018년에는 과일·채소 등 신선 농산물이 수출 증가세를 견인한 것이 특징이라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신선농산물 수출은 2018년 16.6% 증가한 12억8000만달러를 달성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가 소득과 직결되는 과일·채소·인삼 등의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것이 주목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