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김상민 화백 두번째 개인전…세종문화회관 광화랑

정지윤 기자

경향신문 김상민 화백(46)의 두번째 개인전이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고 있다. 1월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광화랑(세종대로 사거리 지하보도 안)에서 열리는 전시회 ‘노랑가방 속 그림’에서는 김 화백이 그동안 경향신문에 연재한 그림 등 50여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광화랑은 광화문 사거리 지하보도 내에 있다. 신진 작가 및 다양한 장르의 전시가 마련되는 곳이다. 김 화백은 2017년 첫 번째 개인전에 이어 두 번째 개인전도 광화랑에서 열게 되었다.

김상민,<장난감 로봇>, 캔버스에 아크릴(61x72cm)

김상민,<장난감 로봇>, 캔버스에 아크릴(61x72cm)

김상민 화백 두번째 전시회 <노랑가방 속 세상>

김상민 화백 두번째 전시회 <노랑가방 속 세상>

김 화백은 버려진 다양한 크기의 나무 제품과 나뭇조각을 활용,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 등 다양한 재료를 덧칠했다. 김 화백은 경향신문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삽화를 그려왔다. 그는 기사 내용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기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그림을 그려왔다. 아울러 [생각 그림]이라는 그림 연재 코너를 통해, 따뜻한 그림과 글을 독자들에게 전해오고 있다.

작가의 주제는 주로 어린 시절 꿈, 동심, 어린이 동화 등이다. 지금까지 그가 차곡히 쌓아온 서정적인 작품은 전시의 제목인 ‘노랑가방’이 대변한다. 홍익대에서 광고디자인을 공부하고 1999년에 경향신문에 입사한 김상민 화백은 2002년 한국편집기자협회에서 제8회 한국편집 대상을 수상했고, 2017년 세종문화회관 광화랑에서 개인전을 했다. 저서로는 <해바라기 도둑>(함께북스), <고인돌에서 강화도 조약까지 강화도 시간 여행>, <조선 왕조의 살아 있는 유물 경복궁 이야기>, <고종 황제와 함께 하는 경운궁 이야기>(이상 문학동네) 등이 있다.

탁구채에 아크릴(26×14㎝)<br />버려진 탁구채 한 쌍을 주웠습니다. 손때 가득 묻어있는 두 개의 탁구채. 한창때는 서로 땀을 뻘뻘 흘리며 주고받으면서 즐겁게 경기를 했을 탁구채. 그러나 이제는 둘 다 흥미를 잃었는지, 아니면 한 사람이 흥미를 잃었는지 같이할 사람이 없어져 버린 손때 묻은 탁구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탁구처럼,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사랑처럼 서로 주고받으며 때론 빠르게 때론 느리게 그렇게 그렇게 오랫동안 사랑하며 살아야겠습니다.

탁구채에 아크릴(26×14㎝)
버려진 탁구채 한 쌍을 주웠습니다. 손때 가득 묻어있는 두 개의 탁구채. 한창때는 서로 땀을 뻘뻘 흘리며 주고받으면서 즐겁게 경기를 했을 탁구채. 그러나 이제는 둘 다 흥미를 잃었는지, 아니면 한 사람이 흥미를 잃었는지 같이할 사람이 없어져 버린 손때 묻은 탁구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탁구처럼,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사랑처럼 서로 주고받으며 때론 빠르게 때론 느리게 그렇게 그렇게 오랫동안 사랑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캔버스에 아크릴(61×72㎝)<br />무서운 꿈에 잠이 깹니다. 책과 만화 그리고 영화에서 보았던 무서운 괴물들이 더 크고 강력해져서 꿈속에 나타납니다. 상상 속의 괴물들이 내가 알고 있는 공간에 나타나니 더더욱 무서워집니다. 괴물들한테 쫓기다가 잡아먹힐 순간에 잠이 깹니다. 그러곤 무서운 꿈 꿨다며, 눈 비비며 걸어와 아빠 손 꼭 잡고 다시 잠이 듭니다. 씩씩한 딸은 다시 꿈속에서 괴물들과 싸우고 있는지 연신 아빠를 발로 차며 잠 못 들게 합니다.

캔버스에 아크릴(61×72㎝)
무서운 꿈에 잠이 깹니다. 책과 만화 그리고 영화에서 보았던 무서운 괴물들이 더 크고 강력해져서 꿈속에 나타납니다. 상상 속의 괴물들이 내가 알고 있는 공간에 나타나니 더더욱 무서워집니다. 괴물들한테 쫓기다가 잡아먹힐 순간에 잠이 깹니다. 그러곤 무서운 꿈 꿨다며, 눈 비비며 걸어와 아빠 손 꼭 잡고 다시 잠이 듭니다. 씩씩한 딸은 다시 꿈속에서 괴물들과 싸우고 있는지 연신 아빠를 발로 차며 잠 못 들게 합니다.

가을전어...종이에 펜 아크릴 (36x26cm)<br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가을 전어구이의 냄새. 그런데 정말 시어머니는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오기를 바라며 전어를 구웠을까요? 홀아비로 지낼 불쌍한 아들과 엄마를 찾는 가여운 손주, 그리고 이 둘을 다 보살펴야 하는 자신의 처지 때문에 집 나간 몹쓸 며느리지만 돌아오길 바라는 건 아닐까요? 또 그렇다고 무능한 남편과 힘든 시집살이에 지쳐 집 나간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자신이 좋아하는 가을 전어를 구우며 집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대뜸 집으로 돌아갈까요? 며느리는 엄마 찾아 울고 있을 불쌍한 아이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려 그 집을 기웃거리다 가을 전어를 굽고 있는 시어머니 옆에 있는 아이를 보고 집으로 다시 돌아온 건 아닐까요?

가을전어...종이에 펜 아크릴 (36x26cm)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가을 전어구이의 냄새. 그런데 정말 시어머니는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오기를 바라며 전어를 구웠을까요? 홀아비로 지낼 불쌍한 아들과 엄마를 찾는 가여운 손주, 그리고 이 둘을 다 보살펴야 하는 자신의 처지 때문에 집 나간 몹쓸 며느리지만 돌아오길 바라는 건 아닐까요? 또 그렇다고 무능한 남편과 힘든 시집살이에 지쳐 집 나간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자신이 좋아하는 가을 전어를 구우며 집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대뜸 집으로 돌아갈까요? 며느리는 엄마 찾아 울고 있을 불쌍한 아이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려 그 집을 기웃거리다 가을 전어를 굽고 있는 시어머니 옆에 있는 아이를 보고 집으로 다시 돌아온 건 아닐까요?

목마....나무에 아크릴(13.5×21.5㎝)<br />먼 길을 달려서 내가 태어난 고향으로 갑니다. 아무리 차가 막히고, 잠이 쏟아져도 부모님이 계신 그곳을 향해 달려갑니다. 주름진 아버지의 미소와 어머니의 투박한 음식은 먼 길 달려온 피곤함을 날려 버립니다. 부모님 앞에 앉은 나이 많은 아들은 철없는 아이로 돌아가 행복한 잔소리를 듣습니다.

목마....나무에 아크릴(13.5×21.5㎝)
먼 길을 달려서 내가 태어난 고향으로 갑니다. 아무리 차가 막히고, 잠이 쏟아져도 부모님이 계신 그곳을 향해 달려갑니다. 주름진 아버지의 미소와 어머니의 투박한 음식은 먼 길 달려온 피곤함을 날려 버립니다. 부모님 앞에 앉은 나이 많은 아들은 철없는 아이로 돌아가 행복한 잔소리를 듣습니다.

불볕더위...나무도마에 아크릴(26×43㎝)<br />너무 뜨거운 날씨입니다. 모든 것들이 펄펄 끓어오르고, 녹아내립니다. 조금만 건드려도 폭발할 것 같고, 햇볕을 쪼이자마자 온몸이 녹아내리는 듯 땀이 흘러내립니다. 뱀파이어가 된 듯 햇볕을 피해 그늘로만 다닙니다. 이런 날은 에어컨과 냉장고를 발명한 분들이 너무나도 고맙습니다. 이 불볕더위 속에서 지난주 보고 왔던 시원한 바다를 생각하며 더위를 식혀 봅니다.

불볕더위...나무도마에 아크릴(26×43㎝)
너무 뜨거운 날씨입니다. 모든 것들이 펄펄 끓어오르고, 녹아내립니다. 조금만 건드려도 폭발할 것 같고, 햇볕을 쪼이자마자 온몸이 녹아내리는 듯 땀이 흘러내립니다. 뱀파이어가 된 듯 햇볕을 피해 그늘로만 다닙니다. 이런 날은 에어컨과 냉장고를 발명한 분들이 너무나도 고맙습니다. 이 불볕더위 속에서 지난주 보고 왔던 시원한 바다를 생각하며 더위를 식혀 봅니다.

미궁...종이에 아크릴 펜(30×42㎝)<br />기억날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고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고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다른 것을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조금만 더 찾아보면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분명 알고 있는 것인데, 분명 말할 수 있는데, 입에서 맴돌다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 생각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머릿속에서 계속 헤매고 있습니다.

미궁...종이에 아크릴 펜(30×42㎝)
기억날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고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고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다른 것을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조금만 더 찾아보면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분명 알고 있는 것인데, 분명 말할 수 있는데, 입에서 맴돌다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 생각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머릿속에서 계속 헤매고 있습니다.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은 작가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http://www.yellowbag.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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