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련 몰락서 배워야”…후야오방 아들 쓴소리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권력집중·계획경제 실패”

작년엔 덩샤오핑 장남도

시진핑 정책 겨냥해 비판

“중국, 소련 몰락서 배워야”…후야오방 아들 쓴소리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을 촉발시켰던 중국 개혁파의 거두 후야오방(胡耀邦)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아들이 권력 집중으로 실패한 구소련의 몰락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정치개혁을 촉구했다. 이를 두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후야오방의 아들 후더핑(胡德平·77·사진)은 전날 싱크탱크 후판연구소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구소련은 지나친 권력집중과 경직된 계획경제라는 치명적 실수를 범했다”며 “자본주의 국가들은 기술진보와 생산성 향상을 통해 성공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구소련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고 했다. 또 “현재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이 중국 광둥(廣東)성보다도 작다”며 “우리의 ‘큰형님’이었던 구소련의 몰락은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그는 “구소련에서 교훈을 얻어 절대 후퇴하지 말고 확고한 개혁의 길을 걸어야 할 것”이라며 “개혁의 방향과 목표를 완전히 이해하고, 적극적인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정책 노선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발언으로 읽힌다.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으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전직 공무원과 지식인 등이 참석했다. 후더핑은 2013년까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상임위원을 맡았다.

1982년 총서기직에 오른 후야오방은 덩샤오핑(鄧小平)의 후계자로 꼽혔으나, 1986년 발생한 학생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이유로 1987년 실각했다. 1989년 4월 그가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대학생 등 지식층들은 후야오방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했다. 이를 계기로 촉발된 민주화 요구가 6월 톈안먼 사태로 이어졌다.

앞서 또 다른 혁명 2세대인 덩샤오핑(鄧小平)의 장남 덩푸팡(鄧樸方) 중국장애인연합회 명예회장도 지난해 10월 연합회 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진실을 추구해야 하며, 냉철한 마음을 지니고 우리의 주제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 덩샤오핑의 도광양회(韜光養晦·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름) 대신 분발유위(奮發有爲·떨쳐 일어나 해야 할 일을 함)를 내세워 공격적 외교정책을 펼치는 시 주석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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