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후 3000만원대 수소차 양산…수소가 한국경제 새 먹거리 될까

남지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울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소 경제와 미래 에너지, 울산에서 시작됩니다.’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울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소 경제와 미래 에너지, 울산에서 시작됩니다.’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궁극적 친환경 연료’로 거론되는 수소로 굴러가는 차세대 자동차가 6년 뒤 3500만원선까지 떨어질 것이 예상된다. 내년에만 4000대가 국내에 새로 보급된다. 2040년에는 전국에 수소충전소와 수소 운반 파이프라인이 깔린다. 나아가 수소 연료전지를 이용해 원자력발전소 15기 분량의 전기를 생산하겠다는 게 정부 목표치다.

그러나 아직 원유를 정제하거나 갈탄에서 뽑아내는 수소를 쓰는 게 현실이다. 수소차가 위기론이 커진 국내 자동차 산업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풀어야 할 과제가 적잖다.

■수소가 한국경제 새 먹거리 될까

정부는 17일 울산시청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한 산업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내용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지난해 8월 정부가 AI(인공지능)·빅데이터와 함께 수소경제를 3대 전략투자분야로 선정한 뒤 준비한 로드맵이다.

로드맵은 수소차와 연료전기 분야에서 2040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먼저 지난해 2000대 수준이던 수소차 누적 생산량을 2040년까지 620만대(내수 290만대, 수출 330만대)로 확대해 세계시장 1위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이다. 같은 기간 동안 수소택시 8만대와 수소버스 4만대, 수소트럭 3만대를 보급하고 지난해 14개뿐이던 수소충전소도 1200개소로 늘린다. 또한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고 도심지에 소규모로 설치할 수 있어 ‘친환경 분산전원’이라는 평가를 받는 발전용 연료전지를 수소 생산과 연계해, 2040년까지 원전 15기 분량인 15G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수소를 새 성장동력으로 보는 것은 한국의 기술력이 앞서 있다는 판단에서라고 정부는 밝혔다. 수소차는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고 연료전지 기술도 세계적 수준이라고 평가됐다. 석유화학 산업기반이 탄탄해 수소 생산과 공급 경험이 많고, 전국에 완비된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을 활용하면 추가 인프라를 깔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이미 수소경제 활성화에 정책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산업부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 시행 첫날인 이날 현대차에서 서울 도심 5곳에 수소차 충전소를 설치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석연료 수소’ 넘어야

수소가 친환경 에너지이자 신성장동력이 되려면 앞으로 풀어야 할 기술 과제도 많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문제는 공급이다.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지만 자연상태에 따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2018년 기준 수소공급량 13만t 가운데 90%는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생수소, 나머지는 갈탄이나 천연가스 등을 이용하는 추출수소다. 또 추출 과정에 화석연료가 이용되고, 부산물로 온실가스가 발생해 딱히 친환경적이지만은 않다.

이에 정부는 앞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그린수소’ 비중을 늘려 추출수소의 비중을 2030년에는 50%, 2040년에는 30% 아래로 줄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태양광·풍력 등으로 물을 전기분해하는 수전해, 천연자원이 풍부한 해외에서 수소를 생산한 뒤 들여오는 수입 방식으로 얻는 수소가 그린수소다. 수전해 방식은 전기에서 수소를 얻은 뒤 다시 그 수소로 발전을 해야 해 효율성은 떨어진다. 다만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는 간헐적이고 저장할 수가 없어서 수소로 만들어 저장해놓는 것이 낫다는 판단도 있다.

수소는 영하 253도에서야 액화되는 기체라 수송이 어려운 것도 부담된다. 정부는 전국에 파이프라인으로 수소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기에 필요한 수소 액화·액상 저장기술이 국내에 아직 없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유사한 천연가스 액화 기술을 기반으로 가스공사가 실증테스트 중이며 달성 가능한 기술인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자동차시장에서 수소차가 일반 전기차 만큼 성장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30년 세계 자동차시장 1억2000만대 중 수소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만대 수준에 그칠 거란 전망도 있다”며 “세계 수요전망을 검토해 중간점검을 해가며 세밀한 시행전략을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소의 안전성에 걱정도 따른다. 산업부는 “도시가스보다 수소가 안전하다”며 “수소 안전관리 전담 법령과 국제기준에 맞는 안전기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수소차 내부의 수소 저장용기는 에펠탑 무게(7300t)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고, 가장 가벼운 기체라 공기중에서 쉽게 희석되기 때문에 화학적 폭발 가능성도 낮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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