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합의안 부결’ 이후

메이 불신임 위기 넘겼지만 영국 불확실성 위기는 여전

정원식 기자

하원서 19표 차 부결 ‘승리’ “야당과 대안 논의”에도

‘노딜’ 포함 등 입장 여전…EU, 탈퇴시한 2020년 검토

<b>어제와 다른 미소</b>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런던 의사당에서 하원의 정부 불신임안 표결을 앞두고 의원들 간 토론을 지켜보며 웃고 있다. 런던 | AFP연합뉴스

어제와 다른 미소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런던 의사당에서 하원의 정부 불신임안 표결을 앞두고 의원들 간 토론을 지켜보며 웃고 있다. 런던 | AFP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가 제출한 불신임안 투표에서 승리했다. 정권의 수명은 연장됐지만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제거되지 않았다. 메이 총리가 야당들과의 협의를 거쳐 21일 내놓을 ‘플랜 B’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주목된다. ‘플랜 B’로 무엇을 내놓을지 불투명한 가운데 EU는 탈퇴 시한을 내년까지로 늘리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영국 하원은 이날 불신임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벌여 찬성 306표, 반대 325표로 부결시켰다. 노동당(251표), 스코틀랜드국민당(SNP·35표), 자유민주당(11표) 등 야당이 압도적으로 찬성했지만, 보수당(314표)과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10표)은 메이 총리를 지지했다.

보수당 강경파와 DUP는 전날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을 열어두는 ‘백스톱’ 조항을 이유로 브렉시트 합의안에는 반대했지만 노동당에는 정권을 넘겨줄 수 없다는 데 일치단결한 것이다. 이로써 정부 불신임과 조기 총선을 통해 브렉시트 해법을 찾겠다는 노동당의 전략은 효력을 상실했다.

불신임 위기를 넘긴 메이 총리는 ‘플랜 B’를 제시해야 한다. 그는 표결이 끝난 후 “의원들이 원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이제 분명해졌다. 의회가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모두 건설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면서 야당 지도부와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메이 총리의 입장 변화가 없는 한 야당의 협력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코빈 대표는 메이 총리가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제3당인 SNP의 니콜라 스터전 대표도 총리가 국민투표안을 가져와야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자신의 ‘플랜 B’ 구상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영국 언론은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려면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는 ‘소프트 브렉시트’로 선회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총리 대변인은 이날 “총리는 ‘노딜’ 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정부 정책은 EU 관세동맹을 탈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들 내에선 제2 국민투표 실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동당 의원 70여명은 이날 국민투표 지지를 선언했다. 로이터통신은 야당들이 불신임안 표결 직후 코빈 대표에게 국민투표로 가야 한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EU는 영국이 합의에 도달할 시간적 여유를 늘리는 방안을 적극 고려 중이다. 더타임스는 복수의 EU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EU가 애초 새로운 유럽의회가 개원하는 7월 초까지 브렉시트를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지금은 2020년까지 연기하는 법적 방법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EU는 그러나 메이 정부와의 합의안에 담긴 핵심 조항을 수정하는 데는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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