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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뮤지컬 ‘엘리자벳’ 아름다운 비극, 정교한 서사의 스테디셀러

입력 : 
2019-01-16 10: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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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비엔나 초연 이후 27년 동안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헝가리, 일본 등 세계 12개 국가에서 공연되며 누적 관객 수 1100만 명을 돌파한 흥행 대작, 2012년 국내 초연 누적 관객 15만 명 돌파, 2013년 앙코르 공연 97% 객석 점유율, 2015년 10주간 예매율 1위. 이 화려한 기록의 주인공인 뮤지컬 ‘엘리자벳’이 돌아왔다. 서사, 음악, 무대 예술의 3박자가 조화를 이루는 공연계의 스테디셀러다.

▶Info

-장소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기간 ~2019년 2월10일

-시간 화, 목 오후 8시 / 수, 금 오후 3시, 8시 / 토 ,공휴일 오후 2시, 7시 / 일 오후 3시 (월 공연 없음)

-티켓 화~목 VIP석 14만 원, R석 12만 원, S석 8만 원, A석 6만 원 / 금~일 & 공휴일 VIP석 15만 원 / R석 13만 원 / S석 9만 원 / A석 7만 원

-출연 엘리자벳-옥주현, 김소현, 신영숙 / 죽음-김준수, 박형식, 정택운 / 루케니-이지훈, 강홍석, 박강현 / 요제프-민영기, 손준호 / 소피-이소유, 이태원 / 루돌프-윤소호, 최우혁

사진설명
사실 대작 뮤지컬 공연을 감상하는 것은 의외로 많은 결심이 필요하다. 우선 영화보다 몇 배나 비싼 티켓 가격이 만만치 않다. 굳이 가성비, 가심비를 따지지 않더라도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없으려면 관람 작품의 조건은 엄격해진다. 작품성과 흥행성이 검증된 것, 명작 넘버를 소화할 수 있는 스타급 배우일 것, 볼거리 풍부한 무대일 것, 그리고 관람 후 감상의 여운과 후일담이 많을 것 등이다.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대작 뮤지컬로 ‘엘리자벳’이 제격이다. 이 뮤지컬은 역사와 판타지 요소가 결합된 매혹적인 스토리를 바탕으로 귀에 감기는 킬링 넘버와 650년 전통의 합스부르크 왕가의 고전미를 담은 의상과 세트가 어우러져 관객들을 웅장했던 역사에 빠져들게 한다. 엘리자벳을 암살한 혐의로 죽음 이후 100년 동안 목이 매달려 재판을 받고 있는 루케니. 그는 ‘엘리자벳 스스로가 죽음을 원했다’고 항변한다. 루케니는 그 시대의 죽은 자들을 다시 깨우며 과거의 이야기로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엘리자벳은 외줄 타기를 하다가 떨어지면서 초월적인 존재인 ‘죽음’과 마주하게 된다. 엘리자벳의 아름다움에 반한 죽음은 그녀를 살려 두고 그림자처럼 엘리자벳의 주위를 맴돈다. 엘리자벳에게 첫눈에 반한 황제 프란츠 요제프. 그는 어머니 소피의 반대를 무릅쓰고 엘리자벳과 결혼한다. 그녀를 어둠 속에서 지켜보던 죽음은 진정한 자유를 줄 수 있다며 엘리자벳을 유혹한다. 하지만 엘리자벳의 자유로운 사고방식은 계속 갈등을 일으킨다. 영향력이 커지는 엘리자벳에게 위기감을 느낀 소피는 그녀를 견제하기 위해 요제프가 바람을 피운 것처럼 계략을 꾸미고, 한편 아버지와 대립하던 황태자 루돌프는 결국 자살을 선택한다. 아들의 자살로 엘리자벳은 유럽 곳곳을 떠돌기 시작한다. 황폐한 삶을 살아가는 황후 엘리자벳을 지켜보던 죽음은 마침내 그녀를 위해 루케니에게 칼을 건넨다.

엘리자벳의 일생을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이는 극작가 미하엘 쿤체다. 그는 엘리자벳의 일기장, 시와 편지를 탐독하면서 지금까지 보여 준 황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이면들을 발견한다. 이 매혹적인 여성을 탐구하면서 드라마틱한 그녀의 일대기에 판타지적인 요소인 ‘죽음(Tod)’이라는 캐릭터를 추가했고, 여기에 어우러진 실베스터 르베이의 아름다운 음악은 죽음을 초월적이고 매력적인 존재로 표현해 냈다. 믿고 보는 옥주현과 함께 최고의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김준수의 목소리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그밖에도 김소현, 신영숙, 손준호, 이태원, 최우혁 등 탄탄한 실력파 배우들의 존재는 무대 완성도를 높이는 또 하나의 장치다. ‘엘리자벳’은 실존 인물과 판타지 요소의 환상적인 결합으로 관객의 예측을 뛰어넘는 전개를 펼쳐 보인다. 특히 ‘나는 나만의 것(Ich Gehr Nur Mir)’, ‘마지막 춤(Der letzte Tanz)’, ‘내가 춤추고 싶을 때(Wenn ich tanzen will)’ 등 극적인 드라마를 한층 끌어올려 주는 매혹적인 넘버들은 오랫동안 귓가를 맴돈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63호 (19.01.2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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