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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후끈 달아오른 친환경차 경쟁
닛산(리프)·재규어(I-PACE)·기아(쏘울 EV)…뉴모델 전기차 선보여

  • 김경민 기자
  • 입력 : 2019.01.14 09:11:35
  • 최종수정 : 2019.01.15 16:47:32
새해 벽두부터 친환경차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이후 디젤차가 지고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급부상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마다 친환경 모델을 쏟아내는 중이다.

1월 첫선을 보이는 모델은 재규어랜드로버의 고성능 순수전기차 ‘I-PACE’다. 재규어가 처음으로 공개하는 5인승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다. 오는 1월 23일 국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외부 디자인은 짧은 ‘오버행(앞바퀴에서 차량 앞까지의 거리)’과 날렵한 쿠페형 실루엣이 눈길을 끈다. 주행 성능도 수준급이다. 최고 출력 400마력, 최대 토크 71㎏·m의 강력한 힘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4.8초에 불과하다. 90㎾h 용량의 하이테크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으로 333㎞(국내 인증 기준) 주행이 가능하다.

충전도 편리하다. 국내 표준 규격인 ‘DC 콤보 타입 1 충전’ 규격이라 전국에 설치된 대부분 공공 충전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100㎾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면 불과 40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전국 재규어 서비스센터에 급속충전기 26기와 완속충전기 52기를 설치해 편의성을 높였다.

안전성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인 ‘유로 NCAP’에서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해 가장 안전한 차로 인정받았다. 다만 가격은 부담스럽다. I-PACE 국내 판매 가격은 EV400 SE 1억1040만원, EV400 HSE 1억2470만원, EV400 퍼스트에디션 1억2800만원이다. 8년 또는 16만㎞ 배터리 성능 보증과 5년 서비스 플랜 패키지가 포함된다.

아우디도 첫 양산형 순수 전기차 ‘e-트론’을 국내 시장에 내놓는다.

e-트론은 4륜 구동 대형 SUV 모델로 두 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해 355마력(265㎾)의 출력을 자랑한다. ‘부스트 모드’를 사용하면 스포츠카에 맞먹는 402마력(300㎾)까지 출력을 높일 수 있다. 최고 속도는 200㎞/h로 정지 상태에서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6.6초. 부스트 모드를 사용할 경우 5.7초까지 줄어든다.

주행거리도 수준급이다. 고용량 배터리 덕분에 1회 충전으로 400㎞를 달릴 수 있다. 150㎾의 고속충전소를 이용할 경우 30분 이내에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 내부 공간도 넉넉하다. 전장 4901㎜, 전폭 1935㎜, 전고 1616㎜로 휠베이스는 2928㎜에 달한다. 적재 용량만 660ℓ 수준이다.

아마존과 손잡고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서비스 ‘알렉사’도 탑재했다. 별도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아도 자동차와 아마존 계정을 연동하기만 하면 알렉사를 통해 뉴스를 보고 음악도 들을 수 있다. 독일에서 판매되는 아우디 e-트론 가격은 7만9900유로, 우리 돈으로 1억원이 넘는다. 아우디는 2020년에도 소형 전기차 모델을 내놓는 등 친환경차 라인업을 늘리기로 했다. 디젤게이트로 곤욕을 치른 폭스바겐그룹이 친환경차 시장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랜드로버는 신형 레인지로버 ‘이보크’ 하이브리드 모델을 한국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4륜 구동으로 연비가 ℓ당 17.8㎞에 달한다. 각종 기능도 눈길을 끈다. 스마트폰을 통한 원격 조작으로 연료 잔량, 주행가능거리를 확인하고 도어 잠금과 해제, 에어컨 설정도 할 수 있다. 랜드로버는 2020년에는 3기통 엔진을 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내놓기로 했다.

▶새해 친환경차 시장 전망 ‘쨍쨍’

일본 완성차 업체도 친환경차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토요타, 혼다 등이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재미를 본 가운데 새해에는 닛산이 전기차 모델 ‘리프’를 선보인다.

닛산 리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로 유명하다. 2010년부터 2018년 10월까지 8년여간 무려 37만대가 판매됐다. 초기 전기차 시장을 개척해 지금도 유럽, 미국에서 꾸준히 팔리는 중이다.

이번에 한국 시장에 선보일 모델은 2세대 신형 리프. V-모션 그릴, LED 부메랑 헤드램프 등 닛산의 시그니처 요소를 적용해 닛산만의 브랜드 색깔을 강조한다. 내부는 무광 크롬 소재와 가죽 마감의 D컷 스티어링휠을 통해 스포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담았다.

성능도 수준급이다. 기존 1세대 리프(109마력, 80㎾) 대비 41마력을 끌어올린 150마력급(110㎾) 전기모터를 장착했다. 32.6㎏·m 토크의 힘으로 고속주행할 때도 탄탄한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7.9초 만에 도달한다. 차량 주변 이미지를 360도로 보여줘 사고 위험을 줄여주는 ‘인텔리전트 어라운드 뷰 모니터’, 앞차와의 거리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교통 흐름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는 ‘인텔리전트 차간거리 제어 시스템’, 코너 주행 시 각 휠에 실리는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해주는 ‘인텔리전트 트레이스 컨트롤 시스템’도 눈길을 끈다.

공간도 넉넉하다. 전장, 전폭, 전고는 각각 4480㎜, 1790㎜, 1540㎜다. 이전 모델에 비해 20㎜ 더 넓어지고 30㎜ 더 길어졌다. 트렁크 공간은 435ℓ로 실용성도 높다. 리프의 국내 공인 주행거리는 231㎞. 판매 가격은 4000만원대 수준으로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다. 허성중 한국닛산 대표는 “신형 리프는 단순한 전기차가 아닌 닛산 인텔리전트 모빌리티가 총집약된 모델이다. 한국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산차 중에서는 기아자동차 ‘쏘울 부스터 EV’가 주목을 끄는 모델이다. 기존 쏘울 EV(30㎾h) 대비 용량을 두 배 이상 늘린 64㎾h 고용량 배터리가 들어간다. 컴포트, 스포츠, 에코, 에코플러스 등 4가지 주행 모드를 지원한다. 새해 1분기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하이브리드 시장 경쟁도 뜨겁다. 현대차는 상반기 소형 SUV ‘코나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기로 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등장하면 코나는 가솔린과 디젤, 순수 전기차와 함께 4종의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앞서 내놓은 코나 전기차도 인기몰이 중이다. 2018년 5월부터 11월까지 6개월간 1만106대 팔렸다. 국산 전기차 사상 최초로 연간 1만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는 향후 투싼, 싼타페 등 다른 SUV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한국GM도 중형 세단 ‘말리부 하이브리드’를 선보인다. 1796㏄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달아 최고 출력 124마력, 최대 토크 18.4㎏·m 성능을 내뿜는다. 복합연비도 ℓ당 17.1㎞에 달한다.

완성차 업체마다 친환경차 모델을 잇따라 내놓는 것은 그만큼 시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현대차 글로벌경영연구소는 2019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정체에 빠지면서 2018년보다 0.1% 증가한 2949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유럽, 중국 등 3대 시장 판매량이 부진해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다. 하지만 친환경차 시장만은 예외다. 연구소는 새해 친환경차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400만대를 돌파해 401만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등 각국 정부가 신에너지차량 의무판매정책을 실시하면서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시장이 급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세계 각국 정부가 디젤차를 규제하면서 친환경차 전성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 전기차는 충전 인프라 문제가 있는 만큼 중간 단계인 하이브리드차를 필두로 친환경차 인기가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91호 (2019.01.09~2019.01.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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