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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e] 금보다 비싼 금속‘팔라듐’들여다보니
美 팔라듐 ETF, 6개월 만에 수익률 ‘40%’

  • 류지민 기자
  • 입력 : 2019.01.14 11:44:10
  • 최종수정 : 2019.01.15 16:45:57
금은 역사적으로 가장 가치 있는 금속이자 어떤 시대에도 환금성이 보장되는 ‘귀금속의 제왕’으로 불린다. 그런데 최근 이런 금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금의 아성을 위협하는 것은 ‘팔라듐’이다. 팔라듐 가격은 최근 5개월 사이에 50% 넘게 급등하면서 금값을 뛰어넘었다.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팔라듐 가격은 1월 9일 기준 온스당 1326.1달러로 올 초 가격 역전에 성공한 이후 금(1289.3달러)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팔라듐 가격이 금 가격을 추월한 것은 200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금보다 비싼 금속 팔라듐은 광택이 있는 은백색의 금속으로 전성과 연성이 뛰어나다. 전체 수요의 80% 정도가 가솔린 자동차 엔진의 배기가스 유해성분을 걸러내는 매연 감축 촉매로 쓰인다. 폭스바겐이 디젤 차량 연비와 배출가스를 조작했다가 발각된 ‘디젤게이트’ 이후 2016년부터 팔라듐 가격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가솔린 차량용 촉매인 팔라듐의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이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팔라듐 수요는 더욱 가파르게 늘었다.

반면 공급은 필요에 따라 쉽게 늘릴 수 없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팔라듐은 주로 구리, 니켈, 백금 등을 채굴·제련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되기 때문에 공급이 비탄력적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팔라듐은 산소와 수소를 빠르게 반응시키기 위해 필요한 촉매의 재료로 사용되고 있어 수소차 관련 수요도 팔라듐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팔라듐 가격, 금값 뛰어넘어 급등

디젤게이트·중국 환경규제 호재

공급부족 지속 전망…변동성 주의

팔라듐에 투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팔라듐은 채굴량이 적고 다른 산업용 금속 대비 한정된 용도를 갖고 있어 투자수단이 많지 않다. 금처럼 실물을 사기도 쉽지 않다. 가장 쉬운 방법은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팔라듐 ETF에 투자하는 것이다. 실물 팔라듐 가격에 연동되는 ‘Aberdeen Standard Phys PalladiumShrs ETF(티커명 PALL)’는 1월 9일 기준 126.76달러로 최근 한 달간 8.7%, 6개월간 41.5%나 올랐다. 해외 주식 거래와 마찬가지로 국내 증권사에 해외 투자를 위한 전용계좌를 개설한 뒤 해당 ETF 상품을 사고팔 수 있다. 팔라듐과 백금에 5 대 5 비중으로 투자하는 신탁상품 ‘Sprott Physical Platinum and Palladium Trust(SPPP.US)’도 고려해볼 만하다.

팔라듐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자동차 공해 문제가 이슈로 부각될수록 팔라듐의 가치는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헤지펀드와 투기자본은 팔라듐에 대한 순투자를 계속 늘리고 있다. 공급부족 현상도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 세계 팔라듐 공급의 39%는 러시아 니켈 광산에서, 37.1%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플래티넘 광산에서 나온다. 해당국 광산에서 추가 채굴을 해야 팔라듐 공급이 늘어난다. 러시아에서 니켈 광산을 독점 운영하는 업체는 2025년까지 추가 채굴 계획이 없다고 최근 밝혔다.

다만 팔라듐은 거래 시장 규모가 금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아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지만 다시 공급이 늘면 언제든지 급락할 수 있는 구조다.

김남호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2012년 이래로 팔라듐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2년 이상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자동차 시장과의 연관성을 잘 살펴 투자에 나선다면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92호 (2019.01.16~2019.01.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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