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은행 합병 4년 만에 인사·급여 제도 '통합'
KEB하나은행이 2015년 합병 후 약 4년 만에 인사·급여·복지제도가 통합돼 '화학적 결합'을 이루게 됐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EB하나은행지부(이하 노조)는 17일 진행한 인사·급여·복지제도 통합 잠정합의안에 대해 조합원 총 1만48명 중 9037명이 참가해 진행한 투표가 찬성 68.4%, 반대 30.9%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2015년 9월 통합법인이 출범했지만 사내 직원들은 출신에 따라 인사·급여·복지제도 측면에서 다른 처우를 적용받고 있었다. 다른 제도에 따라 갈등이 빚어지면서 노사는 지난해 5월 인사·급여·복지제도 통합안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12월 합의안을 노조 투표에 붙였으나 부결됐다.

노사는 새해부터 다시 채비에 나서 지난 13일 인사·급여·복지제도 통합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이번 통합안은 4단계로 나뉜 직급체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옛 하나은행은 4직급 체계, 외환은행은 10직급 체계였다.

임금은 급여 감소 없이 합병 전 평균 임금이 높았던 외환은행 수준으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말 기준으로 하나은행과 외한은행 직원의 평균 급여 차이는 약 700만원 수준이었다.

복지 제도의 경우 자기개발, 건강증진 자녀교육, 주택지원 등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비교우위 제도를 모두 수용하도록 통합안이 도출됐다.

노조는 지난 14일 조합원들에게 재투표 공지와 함께 제도 통합안 관련 담화문을 배포했고, 15~16일 영·호남, 충청권 등 지역에서 설명회를 실시하며 찬반 투표를 위해 뛰었다. KEB하나은행 노사는 오는 18일 통합안에 대한 조인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노사는 이날 2018년 임금단체협상도 잠정 합의했다. 2018 임단협 합의안 안건에 대해 진행된 투표에서는 찬성표가 87.0%, 반대표가 12.5%를 기록했다. 금융산업노조와 금융사용자협회간 산별교섭에서 타결한 대로 임금 2.6% 인상과 임금피크제 도입 1년 연장 등에 합의했다.

나뉘어 있던 인사·급여·복지제도가 통합되면서 KEB하나은행은 진정한 내부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노조 통합도 올 10월께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KEB하나은행 노조 관계자는 "3년 여 만에 화학적 결합이 드디어 이뤄졌다"며 "출신은행에 따라 제도가 달라 발생하던 '보이지 않던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