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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 크루즈 체험기] 누구나 한번쯤 꿈꾸던 크루즈, 그 특별한 일상

입력 : 
2019-01-14 04:01:02
수정 : 
2019-01-14 09: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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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브리티크루즈 `엣지호` 첫 출항행사 다녀왔습니다

모던 럭셔리 콘셉트 돋보이는 크루즈
바다 위에 떠있는 `매직 카펫` 이색적

`인피니트 베란다` 객실이 70% 차지
아침에 눈뜨자마자 바다를 만나세요

엣지호 최고의 경험은 `르 쁘띠 셰프`
키 58㎜ 셰프가 만드는 귀여운 요리
사진설명
작년 11월 처음 출항한 엣지호.
먼저 기억을 더듬어 본다. 벌써 3년 전의 일이다. 엄마와 12일 동안 지중해 크루즈 여행을 했다. 잔잔한 바다를 미동 없이 항해하는 거대한 크루즈 위에선 매일 온갖 종류의 맛있는 음식이 차려졌고, 밤마다 화려한 공연과 각종 이벤트가 펼쳐졌다. 자고 일어나면 산토리니, 미코노스, 크레타 등 아름다운 그리스의 섬들이 눈앞에 나타나 있었다. 그야말로 꿈만 같았던 여행. 엄마는 요즘도 자주 그때를 떠올리며 행복한 표정을 지으신다. 엄마와 탔던 배는 셀러브리티크루즈 리플렉션호였다. 당시 운항한 지 4년밖에 안 된 선박이어서 모든 시설이 세련되고 깨끗했다. 기항지에서 관광하고 돌아오는 길에 항구가 보이면 '우리 배가 제일 이쁘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저 배가 바로 우리 배야'라는 부심(?) 비슷한 것도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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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호 선장과 포즈를 취한 고서령 기자(왼쪽).
그때 알게 됐다. 크루즈 여행의 질은 어느 기항지를 가느냐가 아니라 어떤 배를 타느냐가 결정한다는 것을. 같은 기항지를 가는 일정이라도 배에 따라 전혀 다른 여행이 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셀러브리티 리플렉션호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최근 셀러브리티크루즈를 다시 한번 탈 기회가 생겼다. 셀러브리티의 새로운 선박 엣지(Edge)호의 첫 출항 행사에 초청받은 것이다. 자랑 같지만 대한민국 언론사 최초, 언론계 용어로는 단독 취재다. 2박3일의 짧은 취재를 위해 인천공항에서 꼬박 16시간(환승시간 제외)을 날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도착했다. 정확히는 마이애미에서 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포트로더데일(에버글레이즈 항구)까지 가야 했다. 정말 먼 길이었다. 그러나 크루즈를 타고 아름다운 카리브해를 항해해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그 먼 길을 갈 만한 가치가 있었다. 게다가 크루즈들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마이애미에 가 볼 수 있다는 것도 무척 기대되는 일이었다. 셀러브리티 엣지호는 12만9500t 규모의 배다. 16개 층으로 이뤄졌고, 총 1467개의 객실에 최대 2918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승무원은 1320명이 탑승한다. 직접 타 보고 온 셀러브리티 엣지호의 특징과 매력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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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카펫 위에선 바다와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매직카펫이 1층에 있을 땐 크루즈에서 작은 보트로 갈아타기 쉽도록 돕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 다(작은 사진). [사진 제공 = 셀러브리티 크루즈]
◆ 바다 위에 깔리는 마법의 카펫

엣지호가 다른 배와 구별되는 가장 뚜렷한 특징은 '매직 카펫'이다. 한쪽 면만 배에 고정된 채 바다 위 허공에 떠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하면 이해가 될까. 크기는 세로 30m 가로 6m 정도. 승객들이 그 안에서 술을 마시거나 식사를 하기도 하고, 작은 배로 갈아탈 때 징검다리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게다가 1층부터 16층 사이를 위아래로 이동할 수도 있다. 이름처럼 마법의 카펫 같은 신기한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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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카펫이 이동할 수 있다고 해서 아무 층에나 멈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층, 5층, 14층, 16층에만 멈춰 있을 수 있다. 1층에선 승객들이 크루즈에서 작은 보트로 편리하게 옮겨탈 수 있도록 돕는 시설로 쓰인다. 사실 이게 처음 매직 카펫을 만든 목적이었다. 그런데 항해 중에는 1층에 둘 수가 없으니 다른 활용 방안을 고민하다가 지금처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매직 카펫이 5층에 있을 땐 일본식 해산물 레스토랑인 로온파이브(Raw on 5)의 일부로 사용된다. 야외수영장이 있는 14층에선 휴식 공간으로 활용되고, 루프톱가든이 있는 16층에선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으로 바로 이용된다.

매직 카펫의 무게는 무려 95t. 이렇게 무거운 것이 배 옆에 달려 있으니 안전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바람의 강도가 47노트(시속 87㎞) 이상일 땐 매직 카펫이 너무 많이 흔들리기 때문에 이용하지 못한다. 또 80노트(시속 148㎞) 이상의 바람이 불 땐 14층으로 옮기는데, 14층의 고정장치는 190노트(시속 352㎞)의 강풍까지 견딜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시설 하나를 운영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연구를 했을지 짐작이 간다.

◆ 베란다 확장공사(?)로 넓어진 객실

일반적으로 크루즈의 객실 타입은 내측(창문이 없는 객실), 오션뷰(열 수 없는 작은 창문이 있는 객실), 발코니(바다 쪽으로 탁 트인 개별 발코니를 갖춘 객실), 스위트(거실과 침실이 분리돼 있고 넓은 개별 발코니를 갖춘 프리미엄 객실) 등 4가지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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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 베란다 객실. 기존 발코니 객실보다 23% 넓어졌다.
어느 객실을 이용해도 크루즈의 기본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지만, 제대로 크루즈 여행 기분을 내려면 비용을 좀 더 지불하더라도 발코니가 있는 객실에 묵는 것이 좋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발코니로 나가 바다 공기를 마시는 기쁨은 포기하기 어려우니까. 발코니에 대한 승객들의 선호가 높은 만큼 크루즈 선사들은 저마다 발코니 객실의 비율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그런데 셀러브리티 엣지호에선 '발코니'라는 이름의 객실이 사라졌다. 대신 기존에 없었던 '인피니트 베란다(Infinite Veranda)' 객실이 새로 생겼다. 이 객실이 엣지호 전체 객실의 69%를 구성한다. 인피니트 베란다는 쉽게 말해 아파트에서 베란다 확장공사를 하듯 벽을 터서 공간을 넓힌 객실이다. 원래 발코니 객실은 침실과 발코니 사이에 출입문이 있지만, 그 출입문을 없애고 발코니 영역까지 침실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 덕분에 객실은 23% 넓어졌고, 욕실도 10% 더 커졌다.직접 묵어 본 소감? 기존 발코니 객실은 여행용 캐리어 2개를 바닥에 펼쳐 놓으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는데, 바뀐 인피니트 베란다 객실은 캐리어 2개를 펼쳐 놓아도 공간이 여유로웠다. 발코니가 없어진 건 아쉽지 않았다. 통유리벽의 절반을 차지하는 창문을 열면 방 전체가 발코니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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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쁘띠 셰프' 의 녹차맛 디저트.
◆ 맛은 기본, 더 다양하고 화려해진 미식 경험 어느 크루즈를 타든 먹을 게 부족하단 생각은 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크루즈에선 아침 점심 저녁 뷔페 레스토랑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고, 매일 저녁 3~4코스 요리가 나오는 정찬도 무료(정확히는 크루즈 요금에 포함되는 것이지만)로 제공되니까. 이건 크루즈의 기본이다. 그러나 그 음식이 얼마나 맛있는가, 음식을 먹는 경험이 얼마나 특별한가는 어떤 크루즈를 타느냐에 따라 천양지차일 수 있다.

셀러브리티크루즈는 수준 높은 미식 경험에 대한 자부심을 가진 선사다. 그만큼 새로 출시한 엣지호에선 미식 경험에 더욱 힘을 강하게 줬다.

우선 기존의 다른 크루즈에는 1개였던 정찬 레스토랑을 4개로 늘렸다. 개수만 늘린 것이 아니라 콘셉트도 다르게 했다. 남부 이탈리안 요리를 선보이는 '투스칸(Tuscan)', 프렌치 레스토랑 '노르망디(Normandie)', 지중해 해산물에 방점을 둔 '사이프러스(Cyprus)', 하이엔드 인터내셔널 메뉴를 제공하는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까지. 승객들은 추가 비용 없이 4개 레스토랑 중 원하는 곳을 선택해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다.

추가 비용을 내고 이용하는 스페셜티 레스토랑도 더 화려하고 이색적인 곳들로 채웠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을 빼앗긴 건 '르 그랜드 비스트로(Le Grand Bistro)'에서 경험한 '르 쁘띠 셰프(Le Petit Chef)'였다. 58㎜ 크기(?)의 아주 작은 셰프가 테이블 위에 나타나 접시 위에 요리를 해주는 미디어아트를 보고, 그 요리를 실제로 먹는 체험이다. 작은 셰프가 자기 몸보다 큰 감자를 낑낑거리며 끌고 와서 큰 농기계에 넣고 잘라 튀겨 준다거나, 스프를 끓이다가 실수로 냄비 속에 빠진다거나 하는 장면 하나하나가 너무 귀엽고 신기해서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음식 맛은 두말할 것 없이 훌륭했고. 엣지호를 타게 된다면 꼭 해 보길 추천하고 싶은 특별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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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이든은 엣지호의 야심작이다.
엣지호의 총 29개 레스토랑·바·카페 중 셀러브리티가 가장 힘을 준 곳은 '이든(Eden)'이다. 자연주의 콘셉트의 실험적인 음식과 칵테일을 판매하고, 아티스트들의 화려한 공연이 매일같이 이어지는 공간. 온통 초록 식물로 가득한 인테리어만으로도 무척 인상적인 곳이다. 그 밖에 스테이크 전문 '파인 컷 스테이크 하우스(Fine Cut Steak House)'와 일본식 해산물 전문 '로 온 파이브(Row on 5)', 야외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루프톱 가든 그릴(Rooftop Garden Grill)' 등 미처 다 경험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레스토랑들이 엣지호 안에 들어섰다. ◆ 하이테크가 살아 있는 크루즈

엣지호는 엘리베이터 버튼, 객실 안 조명과 온도 조절 장치, 창문을 열고 닫는 버튼까지 모든 것이 터치스크린으로 작동한다. 심지어 인터넷을 사용하면 모바일 앱을 통해 멀리서도 객실 안 온도와 조명을 조정할 수 있다.

또 신기한 건 선장실에서 모든 객실의 창문을 열고 닫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많은 객실이 동시에 창문을 열고 있을 경우엔 배 안쪽으로 불어 들어오는 바람이 너무 강해질 수 있는데 이는 안전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그래서 선장실에서 실시간으로 각 객실의 창문 여닫음 상태를 확인하고 원격 조종할 수 있도록 한 것. 그러니 갑자기 경고음이 울리고 창문이 저절로 닫히더라도 너무 놀라지 말길.

▶▶ 셀러브리티 엣지호 100% 즐기는 TIP 셀러브리티크루즈는 로얄캐리비안크루즈 그룹에 속한 3개 브랜드 중 하나로, 모던 럭셔리 콘셉트를 추구한다. 아이를 동반하지 않고 조용한 휴가를 보내고 싶은 성인들을 위한 맞춤형 크루즈라고 할 수 있다. 엣지호는 오는 4월까지 카리브해에서 운항하다가 5월부터 10월까지는 지중해에서 운항할 예정이다.

크루즈 여행을 할 땐 하루 전날 출항지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비행기가 연착돼 배를 놓치게 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다. 귀국 비행편은 하선 시간보다 6~7시간 이후에 출발하는 스케줄로 예약해야 안전하다.

*취재협조 = 셀러브리티크루즈

[포트로더데일(미국 플로리다주) = 고서령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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