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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심사 지연` 골든브릿지證…매각 무산위기 속 영업 부진 `악화일로`

김규리 기자
입력 : 
2019-01-17 17: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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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11시 서울 금융감독원 앞에서 모인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노조는 '금융감독원 직무 유기 규탄 결의대회'열고 금감원의 조속한 심사 재개와 신속한 마무리를 요구했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이하, 골든브릿지)이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대주주변경적격성심사'가 장기화되면서 매각 절차가 답보상태에 이르는 동안 회사 영업수익은 반토막나고 직원 이탈이 속출하고 있다. 기존 인수후보자였던 상상인이 사실상 인수 철회 카드를 내놓으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하 사무금융노조)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는 금융당국이 명확한 이유없이 심사를 지연시키는 것은 '월권 행위'라며 대주주 적격성 심사 지연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금융감독원 앞에서 모인 골든브릿지 노조는 '금융감독원 직무 유기 규탄 결의대회'열고 금감원의 조속한 심사 재개와 신속한 마무리를 요구했다.

김호열 골든브릿지 노조 위원장은 "금감원이 10개월째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지연하면서 회사 경영 상태는 최악에 이르렀다"며 "불합리한 '늦장행정'으로 인해 골든브릿지 소속 직원들은 고용불안에 놓였고 매수자 측이 스스로 물러나게 만들면서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들이 오히려 개입하게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6조 9항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서를 제출받은 경우에는 그 내용을 심사해 60일 이내에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심사 기간을 60일로 정해놓은 것은 이해 관계자들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금감원이 별다른 사유 없이 10개월 가까이 심사를 지연하면서 문제가 심화됐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골든브릿지는 지난해 2월19일 상상인과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매각 절차를 진행키로 했다. 매각지분은 보통주 2121만0382주(41.84%)이며, 매각금액은 약 420억원이다. 이후 상상인 측은 작년 5월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다. 금감원은 인수자인 유준원 상상인 대표에 대한 불공정거래 의혹 외 다른 사유 발생을 근거로 대주주적격성심사를 중단한 상태다.

심사가 장기전으로 가면서 회사 안팎으로 위기가 이어졌다.

심사 기간 동안 회사는 신규 사업은 물론 기존 투자사업 진행에 차질이 빚으면서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약 100억원으로 전년대비 60억 이상 추가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40%대까지 떨어지고 영업용순자본비율은 226%에서 140%대로 하락했다. 고용불안을 느낀 직원들이 20% 가까이 퇴사했지만 이들 공백을 메꿔줄 추가 인력 투입이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업무 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당초 인수계약자였던 상상인은 지난 2일 골든브릿지에 영업 양수도 계약 해제사유가 발생했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상상인과 골든브릿지의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양사의 양수도 계약기한은 오는 3월31일까지로, 4월1일이 되면 귀책사유나 손해배상책임 없이 계약이 해제된다. 계약이 해제되면 매도인과 매수인은 각각 주식 1321만여주와 매매대금 262억원 가량을 반환해야 한다.

김 위원장은 "10개월 가량 심사일정이 지연되는 동안 2800원 선에 머물던 주가는 2000원으로 주저앉았고 영업부진이 발생하면서 회사 가치 또한 하락하고 있다"면서 "증권사를 인수하려는 투자자 수요가 늘고 있는데 타이밍이 늦춰지면서 실체없는 투기세력들이 인수대상자로 나서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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