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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대여 8배 늘려…개인공매도 쉬워진다

정희영 기자
입력 : 
2019-01-17 17:38:01
수정 : 
2019-01-17 19:4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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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금융 상반기내로
기관주식 차입 시스템 개발
대주잔액 800억가량 늘리고
종목도 134개→248개 확대

증권사대출 늘려 유동성 공급
펀드슈퍼마켓 개편 청사진도
사진설명
정완규 사장
개인투자자가 공매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공매도를 위해 차입할 수 있는 주식이 개인 신용융자거래 주식으로 한정돼 있었으나 기관투자가가 보유한 주식까지로 범위가 넓어진다. 한국증권금융이 기관투자가로부터 주식을 차입하고, 이를 개인투자자의 공매도를 위한 재료로 공급하는 형태다. 17일 정완규 한국증권금융 사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인의 공매도 거래 접근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 사장은 "기관투자가로부터 주식을 차입해 개인투자자 공매도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현재 이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며 상반기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완성 시점은 이르면 4월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적용일은 향후 금융위원회 등과 협의를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개인투자자가 공매도를 하는 방법은 변하지 않는다. 현재와 마찬가지로 증권사를 통해 할 수 있다.

공매도는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할 때 하는 거래다. 대상 종목의 주식을 먼저 빌려와 팔고, 이후 다시 주식을 사서 갚는 형태다. 현재 주가가 1만원인 A라는 주식을 빌려 팔고, 이후 주가가 8000원으로 떨어진다면 투자자는 다시 A를 사서 갚는다. 이 경우 투자자에게는 2000원의 수익이 생긴다. 반대로 공매도를 했는데 주가가 오른다면 투자자는 그만큼 손실을 입게 된다. 다만 공매도에 사용하는 '빌린 주식'이 확대되는 것이다. 그동안 개인투자자는 신용거래융자 담보에 사용된 주식으로만 공매도가 가능했다. 이 때문에 공매도 거래 전체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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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해 1~7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자금은 각각 0.5%,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기관투자가나 외국인에 비해 개인투자자가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주장이 나온 이유다. 한국증권금융이 기관투자가의 주식을 차입해 공매도 재원으로 활용하면 개인투자자가 쓸 수 있는 폭은 훨씬 넓어진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개인이 공매도로 활용할 수 있는 종목과 대주 잔액은 134종목, 120억원에 불과했다. 한국증권금융은 재원 확충을 통해 각각 248종목, 92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종목은 약 1.85배, 대주 잔액은 7.67배 늘어나는 것이다.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는 "기관투자가 주식 차입은 공매도 거래에서 기관투자가·외국인과 개인투자자 사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본의 증권금융회사는 대주 거래 규모가 매우 크다. 이 가운데 개인투자자 비중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국증권금융은 지난해 인수한 펀드온라인코리아의 펀드슈퍼마켓을 소비자 친화적으로 개편할 계획도 밝혔다. 기존 펀드슈퍼마켓의 사용자 환경이 소비자에게 편리하지 않다는 인식에서다. 일반 소비자의 접근성을 대폭 개선해 소비자가 빠르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

정 사장은 "펀드온라인코리아의 연간 비용은 약 100억원이나 매출은 40억원 수준이어서 50억원가량 손실을 내고 있다"며 "이 손실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전 세계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진 만큼 한국증권금융은 증권사에 대한 유동성 공급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한국증권금융의 증권사에 대한 대출 목표치는 12조3500억원이다. 지난해 11조4749억원에 비해 약 87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증권사의 일시적 유동성 부족에 대비한 단기자금 지원도 지속된다.

정 사장은 "자본시장 지원 기능 강화와 펀드온라인코리아를 통한 자본시장 혁신 지원, 사회공헌활동 확대라는 세 가지 사항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증권금융 꿈나눔재단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사회환원 노력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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