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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life 제662호 (19.01.15) BOOK

입력 : 
2019-01-09 15: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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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도 황제도 두려워한 유럽 최초의 백만장자 『자본가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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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스타인메츠 지음 / 노승영 옮김 / 부키 펴냄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출신으로 증권 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레그 스타인메츠가 쓴 ‘독일의 록펠러’ 야코프 푸거의 전기다. 1525년 세상을 떠날 때 재산이 유럽 내 총생산의 2%에 육박했던 부자의 삶을 그는 ‘자본가의 탄생’이라는 시각으로 풀어낸다. 야코프 푸거.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출신 은행가인 그는 16세기 세계 최고의 거부였다. 단지 부자라는 설명으론 부족하다. 야코프 푸거는 르네상스시대의 활기와 흥분이 넘치던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1459년 태어났다. 푸거 가문은 옷감을 사들여 프랑크푸르트와 쾰른, 알프스산맥 너머 베네치아 교역소에 팔아 부자가 됐다. 억척스러운 어머니는 막내아들을 성직자로 키우고자 했다. 하지만 푸거는 어릴 적부터 수완이 남달랐다. 비록 신분은 가장 낮은 평민 출신이었지만 비천한 신분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당대 사업가는 모두 평민 출신이었다. 푸거의 첫 도약은 전쟁이 빈번하던 시기에 은과 구리 광산 채굴권과 소유권을 손에 넣은 것이었다. 유럽 최대 은광 도시 슈바츠의 지기스문트 대공에게 돈을 빌려준 뒤 이권을 손에 넣었다. 막대한 은을 손에 넣은 그는 전쟁 무기인 대포와 소총에 사용되는 구리 사업에 눈을 돌렸다. 독일왕 막시밀리안에게 대출을 해주고, 구리 전문가 투르조와 동업한 끝에 그는 교황과 황제도 압도하는 막강한 자본가로 거듭났다. 당대 교회는 고리대금을 금지하고 죄악시했다. 이 배짱 두둑한 유대인은 뇌물과 선물로 교황청 고위급 인사들의 환심을 샀다. 푸거는 교황청의 주거래 은행가가 됐다. 메디치가문 출신인 교황 레오 10세에게 편지를 보냈고, 레오는 이자 부과에 대해 정당성을 인정하는 교황 칙령에 서명했다. 고리대금업 금지 조치를 해제하도록 교황을 설득해 상업을 중세의 미몽에서 흔들어 깨운 것이다. 푸거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군소 가문에 불과했던 합스부르크 가문의 부상, 가톨릭 교회의 대금업 금지 철폐, 면죄부 판매와 종교개혁, 한자동맹 붕괴, 복식 부기 전파, 경제 강국 판도 변화, 자본가와 노동자의 갈등으로 인한 농민 전쟁…. 15~16세기 유럽을 근대 자본주의 사회로 나아가게 만든 이 모든 사건의 배후에는 푸거가 있었다. 이 부자의 삶은 행복하기만 했을까. 이 피도 눈물도 없는 사업가에게는 적이 많았다. 사업상 동료 이외에는 친구도 거의 없었다. 유일한 자식은 사생아였고, 그의 제국을 물려받은 조카들은 그를 실망시켰다. 임종 당시 아내는 애인 곁에 있었다. 그는 ‘어마어마한 부의 획득 면에서 으뜸이오’라고 자기 묘비명을 직접 쓰고 죽었다. 가문의 부는 100년 이상 이어졌지만 결국 사라져버렸다. 그가 인도주의적 사업으로 500년 전 아우크스부르크에 지은 공공주택 단지만이 현재까지도 ‘푸거라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다. 이 책은 푸거를 “부 자체를 추구했으며, 저주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초의 현대적 사업가였다”고 평가한다. ▶비행기 시차적응법? 술은 마시지 말라 『잠이 잘못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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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어 크리거 지음/ 이은주 옮김/ 생각정거장 펴냄
우리는 인생의 3분의 1을 자면서 보낸다. 잠을 잘 못 잔다는 것은 어떤 질병의 징후일 수 있고 영양 결핍의 결과일 수도 있으며 기타 수많은 문제의 원인일 수도 있다. 그런데도 수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의료인조차도 수면 장애의 위험성에 관해 잘 모르고 있다. 메이어 크리거 박사는 예일대 의과 대학원 교수로 연구를 통해 200개 이상의 연구보고서와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수면 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자 크리거 박사가 오랜 작업 끝에 잠의 모든 것을 집대성한 책이 나왔다. 잠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최대한 깊이 있고 쉽게 다룬 이 책은 수면에 관한 모든 것을 총망라한 종합 정보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저자는 불면증을 극복하는 법으로 잠자기 전의 일정한 패턴을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취침 시간에 임박해서는 성행위나 집안일처럼 중간에 그만두기 어렵거나 시간이 많이 걸리는 활동은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는 “개인적으로 잠자리에 들기 전 다음날 해야 할 일을 죽 적어놓는 행동이 꽤 도움이 된다”며 “덜 자극적이고 심지어 따분하기까지 한 활동이 결국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 졸릴 때까지는 침대로 돌아가면 안 된다”고 말한다.

여행 시차를 극복하는 노하우로는 가능한 한 비행기에 오르자마자 도착지의 시간과 같게 시계를 맞추고 가능한 한 잠을 많이 자라고 조언한다.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승무원에게 기내식을 먹지 않을 생각이니 중요한 일이 아니면 깨우지 말라고 미리 말해 두고, 가능한 한 술은 마시지 말라고 충고한다.

[글 김슬기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62호 (19.01.15)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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