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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시 ‘에르제: 땡땡展’ 탄생 90주년 맞이한 행복한 모험가 땡땡

입력 : 
2019-01-09 16: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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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위험한 순간이 닥쳐도 마지막 순간에 기적같이 탈출하는 주인공.’ 어린이용 만화의 기본 구성이지만 땡땡은 조금 특별하다. 땡땡과 함께하면 역사, 문화, 지리에 대한 풍부한 상식도 얻고 모험심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얻기 때문이다. 땡땡 탄생 90주년을 맞아 유럽 만화의 아버지이자 ‘진짜 땡땡의 아버지’인 에르제를 회고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Info

-기간 ~2019년 4월1일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티켓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1만1000원, 어린이 9000원

-시간 12~2월 오전 11시~오후 7시(관람 종료 40분 전 입장 마감), 3~4월 오전 11시~오후 8시(관람 종료 40분 전 입장 마감), 12/31(월), 1/28(월), 2/25(월), 3/25(월) 휴관

에르제는 벨기에 출신의 만화가다. 그가 숨결을 불어넣은 만화 주인공 땡땡(TinTin)은 유럽인들에게 아스테릭스와 더불어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다. 또렷한 눈매, 둥글면서도 오똑한 코, 마치 월드컵 대표팀 조현우 골키퍼의 머리를 연상케 하는 빗어 올린 앞머리가 특징인 땡땡은 애견 밀루와 함께 모험을 떠난다. 벨기에의 주간지 『20세기』에 근무했던 에르제는 어린이용 잡지 『소년 20세기』의 편집장을 맡았고 이 잡지에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새로운 만화를 연재했다. 그 시작이 1929년으로 당시 만화 제목은 ‘소비에트로 간 20세기 기자 땡땡과 밀루의 모험’이었다. 이후 이 만화는 유럽인들의 ‘국민 캐릭터’가 되었다. 세계 50개 언어로 출판돼 60여 개국에서 3억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로 기록됐다. 프랑스 전 대통령 샤를 드골은 “땡땡은 세계에서 나의 유일한 라이벌이다. 그는 거인에 맞서는 소인이라는 점에서 나와 같다”고 말할 정도였고, 달라이 라마, 로히 리히텐슈타인 같은 유명 인사들이 에르제와 ‘땡땡의 모험’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팝 아트 거장인 앤디 워홀은 “에르제야말로 진정한 팝 아트 작가다. 땡땡은 나의 작품 세계에 디즈니보다 더 큰 영향을 끼쳤다”고 칭송하며 에르제의 초상화를 그리기도 했다. 벨기에 우주 항공국은 1982년 에르제의 75세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로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에 ‘에르제’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파리 퐁피두 센터의 개관 30주년 기념과 동시에 ‘에르제 탄생 100주년 기념 회고전’의 시작으로, 그랑 팔레, 런던의 소머셋하우스, 덴마크를 거쳐 서울에서 열린다. 파리 그랑 팔레 전시에는 4개월 동안 무려 32만 명의 관람객이 에르제가 펼쳐 놓은 동심의 세계를 감상했다. 서울 전시에는 벨기에 물랭사르 재단이 소장한 다수 작품은 물론이고 오리지널 드로잉과 회화, 사진, 영상 등 총 작품 477점이 선을 보인다. 전시는 크게 에르제 연대기순 그리고 땡땡의 각 여행지를 주제로 ‘마이너(minor) 아트의 위대함, 예술 애호가-에르제, 예술적인 작가, 정점, 종이 위의 가족, 신문-용감한 심장, 광고의 예술, 동방의 교훈, 신화의 탄생, 에르제 전기’로 구성했다. 단순한 만화가 아닌 세계 역사와 문화, 과학적 사고를 총체적으로 담고 있는 교육 자료로서 ‘땡땡의 모험’은 재치 넘치는 소년 기자 땡땡과 그의 친구 강아지 밀루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갖가지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담았다. 동서양은 물론이고 아프리카와 사막, 극지방, 바닷속, 달나라 그리고 실디비아나 보르두리아 같은 상상 속 공간까지, 모험은 계속된다. 예술적 작품을 돈으로 비유하는 것이 조금은 속물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만화로서는 드물게 경매에 출품되는 에르제의 작품들 가운데 감정가 약 10억 원을 상회하는 작품부터 5억 원에 육박하는 땡땡의 모험 첫 번째 시리즈 표지인 ‘소비에트로 간 땡땡’도 관심을 끈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인터파크, ©Hergè Moulinsart 2018]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62호 (19.01.15)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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