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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베스트 애널리스트] 베스트 애널리스트 신규 1위 | 이기훈·황어연…왕좌의 게임 승자

  • 류지민·나건웅·김기진 기자
  • 입력 : 2019.01.11 09:42:08
  • 최종수정 : 2019.01.14 09:37:43
이번 평가에서는 ‘다크호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신규 1위 명단에 이름을 올린 6명의 베스트 애널리스트 가운데 3명은 2, 3위를 거치지 않고 단숨에 왕좌를 차지한 ‘뉴페이스’다. 특히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와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신규 1위 외에도 3위 타이틀을 추가하며 소속 리서치센터가 종합 1, 2위에 오르는 데 큰 몫을 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비전공자임에도 제약·바이오 섹터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한 결과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연령별로는 경력 10년 미만 30대 애널리스트들이 강세를 보였다. 박형렬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와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한 우물을 판 끝에 값진 결실을 일궈내며 40대 애널리스트의 저력을 보여줬다. 20대 베스트 애널리스트의 탄생도 눈에 띈다. 1990년생인 황어연 애널리스트는 리서치 입성 만 5년 만에 1위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이번 평가에서 신설된 선진국 투자 전략과 패시브 투자 전략 섹터에서는 기존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담당 섹터를 바꿔 1위에 올랐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2017년 기술적 분석 1위)와 최창규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2017년 파생상품 1위)는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몸소 증명해냈다. 2년간 트레이딩 경험을 쌓고 2018년 초 KB증권에 합류한 신동준 애널리스트 역시 자산배분 1위에 다시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뽐냈다.

엔터테인먼트·레저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역발상 전략으로 주목…하나금투 일등공신

1987년생/ 호주 멜버른대/ 2012년 하나금융투자 입사(자동차 RA)/ 2015년 하나금융투자 엔터테인먼트·레저 애널리스트(현)

1987년생/ 호주 멜버른대/ 2012년 하나금융투자 입사(자동차 RA)/ 2015년 하나금융투자 엔터테인먼트·레저 애널리스트(현)

‘뉴페이스’의 등용문 역할을 해온 엔터테인먼트·레저 섹터에 이번에도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32)는 2, 3위도 거치지 않고 단숨에 1위 자리를 거머쥐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주니어 육성 프로그램의 대표주자인 이 애널리스트는 엔터·레저 섹터 1위뿐 아니라 미디어·광고 섹터에서도 3위에 이름을 올리며 하나금투가 종합 1위를 차지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빠르게 변하는 엔터 업계를 분석함에 있어 트렌드를 최대한 배제한 ‘역발상 전략’은 그가 주목받게 된 가장 큰 이유다. 개별적인 콘텐츠의 흥행 여부보다는 산업의 근본적인 변화에 초점을 맞춘 것. 연예기획사의 경우 음반·콘서트, 드라마는 해외 판권 판매 여부가 분기 실적에 매우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산업의 장기적인 변화를 통해 기업가치 상향 요인을 찾아내고자 고민했다.

“아무래도 개별 콘텐츠 흥행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섹터 특성상 변동성이 크게 나타납니다. 이 때문에 오히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 훨씬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기업을 분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글로벌 매출 비중 확대와 매출 성장률이다. 2016년 중국의 사드 규제가 시작되면서 콘텐츠 경쟁력은 그대로인데 관련 기업 이익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 이에 중국 외에도 미국, 일본 등 글로벌 매출 비중이 확대되거나 사업 다변화를 통해 매출 성장률이 높은 기업에 관심을 가진 것이 긍정적인 결과를 냈다. 기획사는 유튜브 등 해외 음원, 드라마 제작사는 넷플릭스, 카지노 업체는 일본 VIP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짚어내 호평을 받았다.

2019년 주목하는 분야는 연예기획사다. 그중에서도 JYP엔터를 최선호주로 꼽는다.

“GOT7과 트와이스의 글로벌 투어 매출 기여가 2019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8년부터 2년간 총 5개 팀의 신인 그룹이 데뷔하면서 2020년까지 실적 개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모든 신인 그룹들이 모두 흥행에 실패한다는 가정 아래서도 4만7000원까지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봅니다.”

기계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숫자로 말해요’ 차별화된 분석 모델 독보적

1990년생/ 카이스트 산업·시스템공학과/ 2013년 신한금융투자 입사(건설·화장품 RA)/ 2016년 신한금융투자 기계·조선 애널리스트(현)

1990년생/ 카이스트 산업·시스템공학과/ 2013년 신한금융투자 입사(건설·화장품 RA)/ 2016년 신한금융투자 기계·조선 애널리스트(현)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29)는 20대 패기를 앞세워 당당히 기계 업종 베스트 애널리스트 자리에 올랐다. 2016년 9월 처음으로 기계·조선 섹터를 담당한 지 2년 만에 일궈낸 성과다. 황 애널리스트는 조선 섹터에서도 3위에 오르면서 단순히 운이 아닌 실력의 결과임을 입증했다. 지난해 평가에서 두 섹터 모두 5위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1년간 그가 얼마나 열심히 발로 뛰었는지 알 수 있다.

황 애널리스트의 가장 큰 강점은 ‘숫자로 말한다’는 것. 기업 혹은 산업 관련 이슈가 발생했을 때 ‘수주가 됐으니 긍정적으로 보인다’와 같은 정성적인 코멘트는 최대한 지양하는 것이 원칙이다. 예를 들어 기업이 신규 수주에 성공했을 경우 얼마의 매출이 몇 년 동안 인식되고 이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 효과는 몇 퍼센트인지 숫자로 풀어서 보여주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자신만의 기업 분석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다양한 변수를 최대한 반영해 정교함을 극대화한 것은 물론이다.

“기계 업종 실적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수주, 매출 인식, 수주건별 수익률, 환율 등 다양한 대내외 변수를 고려해야 합니다. 기업의 미래 성장성에 대해 판단하는 것이 주가 예측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정확한 실적 전망을 제시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황 애널리스트는 2019년 방산에 주목한다. 2015년부터 시작된 미국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분쟁으로 촉발된 신흥국 경제위기로 글로벌 고정자산 투자액 성장률이 하향 추세다. 기계 업종 중 경기 민감주이자 고장자산 투자 증가율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전통 기계주(공작기계·건설기계)보다는 대내외 경기 변동성과 무관하고 미중 간 긴장 상태의 수혜가 예상되는 방산주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지속적인 실적 성장과 한화그룹 내 사업구조 재편의 수혜가 기대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19년 톱픽 종목입니다. 최근 수주잔고가 반등하고 있고 저렴한 밸류에이션과 해외 수주 기대감이 매력적인 LIG넥스원도 관심 가져볼 만합니다.”

건설 박형렬 메리츠종금증권

▶10년 넘게 건설 한 우물 판 전문가

1978년생/ 서울대 경영학과/ 2006년 대우증권/ 2016년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현)

1978년생/ 서울대 경영학과/ 2006년 대우증권/ 2016년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현)

박형렬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41)는 2006년 대우증권에 입사하며 리서치 업계에 입문했다.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건설 한 우물만 팠다. 지난해에는 건설 부문 2위에 그쳤지만 이번 평가에서 당당히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형렬 애널리스트가 기업을 분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두 가지.

첫째는 ‘색다름’이다.

“다른 애널리스트가 도출한 결론과 비슷한 내용, 혹은 식상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하면 스스로 만족하지 못합니다. 남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기 위해 탐방을 되도록 많이 가고 한 가지 사안을 여러 각도에서 들여다보려고 노력합니다. 뉴스를 최대한 빠르게 업데이트하기 위해 최신 정보에도 항상 귀를 열어두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장기적인 시각이다. 건설 업종은 현재 매출과 이익도 중요하지만 미래 실적과 성장 가능성이 주가를 결정짓는 데 더 큰 역할을 한다. 이를 감안해 수주 상황, 시장 환경, 기업의 역량과 장기 전략, 정부 정책 방향 등 향후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에 주안점을 두고 보고서를 작성한다.

2018년 11월 발표한 리포트 ‘메리츠 2019년 연간 전망 시리즈-Divergence’는 박 애널리스트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2015~2017년 박스권에 머물렀던 건설업종 주가가 2018년 상반기 급등한 배경을 설명하고 향후 전망,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기업에 필요한 전략 등을 담았다. 국내 부동산 경기는 물론 미국 금리, 미중 무역분쟁, 유가, 해외 플랜트 시장 동향을 비롯한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건설 업종 보고서의 ‘끝판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9년 눈여겨볼 만한 종목으로는 GS건설, 현대건설, 그리고 대림산업을 꼽았다. GS건설은 국내 주택 사업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베트남 등에서 진행 중인 해외 주택 개발 사업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2017~2018년 해외 사업 수익성 악화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다소 부진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5개 분기 연속으로 증권가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제는 부실을 모두 털어낸 만큼 2019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대림산업은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있는 데다 주주환원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주가 역시 상승 기류를 탈 것으로 보인다.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1년 만에 5위 → 1위…‘다크호스’서 ‘지존’으로

1981년생/ 뉴욕주립대 컴퓨터공학과/ 2010년 현대증권/ 2017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현)

1981년생/ 뉴욕주립대 컴퓨터공학과/ 2010년 현대증권/ 2017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현)

지난해 제약·바이오 부문 5위였던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38)는 이번 평가에서 단숨에 1위로 치고 올라왔다. 약학이나 생물학 등 관련 학문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제약회사 연구소 출신도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다.

“비전공자인 데다 관련 업계에 몸담은 적도 없는 불리한 상황에서 다른 애널리스트와 어떻게 차별화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고심 끝에 본질에 충실한 것이 최고의 전략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담당하는 기업 관련 뉴스를 제때 전달하고 장기 투자에 적합한 회사,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 등 다양한 투자 수요에 맞는 기업을 발굴하는 데 힘썼습니다.”

진홍국 애널리스트가 보고서를 작성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주가 상승 여력이다. 아무리 지표가 좋고 긍정적인 이슈가 많은 종목이라도 이미 주가에 호재가 반영됐다고 판단하면 매수를 권하지 않는다. 투자 매력도가 낮기 때문이다. 반대로 주가가 많이 내린 기업이나 산업이라도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리면 과감히 매수 의견을 낸다.

지난해 8월 발간한 보고서 ‘자신 있게 비중 확대할 시점!’에는 이런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당시 제약·바이오 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금융감독원의 제약·바이오주 테마감리 등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었다. 분위기가 좋지 않았지만 진 애널리스트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기업이 하나둘 등장하고 미국 FDA 승인을 받는 기업도 있어 반등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이 테마감리 결과를 발표하면 결과에 관계없이 불확실성이 해소돼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던 중 금융위원회가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와 관련된 감독 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발표하자 바로 미리 준비한 추천 종목과 비중 확대를 권하는 보고서를 내면서 바이오주 반등을 주도했다.

2019년 톱픽으로 꼽는 종목은 보톡스 전문기업 메디톡스다. 중국 정부가 따이공(보따리상) 규제를 강화하며 중국 수출이 타격을 입어 메디톡스의 2018년 하반기 실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판매량이 회복세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 하반기부터는 중국에 정식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메디톡스 목표주가는 70만원인데 수출이 본격적으로 회복된다면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장기 투자하기에 적합한 종목입니다.”

인터넷·SW·SI 이민아 KTB투자증권

▶실시간 이슈 분석과 과감한 중립 의견 ‘엄지척’

1987년생/ 고려대 경영학과/ 2011년 하이투자증권 / 2016년 KTB투자증권(현)

1987년생/ 고려대 경영학과/ 2011년 하이투자증권 / 2016년 KTB투자증권(현)

애널리스트가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32)는 증권가의 이런 관행을 깨고 과감한 중립 의견을 제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2018년은 시장 상황이 어려웠던 만큼 그의 차별화된 분석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RA 시절부터 쌓아온 데이터 분석 능력과 이를 기반으로 한 흥행 산업에 대한 객관적인 투자 의견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습니다.”

탄탄한 데이터베이스와 합리적인 실적 추정 등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해외 동종 업체 주가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인터넷·게임 업종 특성상 지속적인 글로벌 이슈 파악도 필수. 관련 뉴스 분석과 발 빠른 전달은 이 애널리스트의 또 다른 강점이다.

“성실성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고 자부합니다. 매 시간 관련 뉴스나 게임 매출 순위 트래킹 등을 분석해 신뢰성을 높이려 합니다. 최신 정보와 그에 따른 합리적인 추정치를 갖고 있어야 정확한 매수·매도 타이밍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업계 트렌드를 꼼꼼히 따지면서도 종목 분석에 있어서는 장기적인 안목을 유지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인터넷 종목은 단기 이슈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 트렌드와 객관적인 수치에 기반을 두고 투자 의견을 낸다.

이런 관점에서 본 2019년 추천주는 카카오다. 최근 몇 년간 추진해온 신규 사업 성과가 본격화되는 해가 될 것으로 판단해서다.

“카카오뱅크 실적 개선과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통한 카카오페이의 증권업 진출 성과가 기대 요인입니다. 광고, 커머스 부문도 카카오 플랫폼 영향력 확대에 힘입어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이어갈 전망입니다.”

파생상품(데리버티브)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거북이가 달린다…빈틈없는 분석가

1979년생/ 연세대 경제학과/ 2006년 대우증권/ 2009년 유진투자증권/ 2014년 한국투자증권/ 2017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현)

1979년생/ 연세대 경제학과/ 2006년 대우증권/ 2009년 유진투자증권/ 2014년 한국투자증권/ 2017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현)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40)는 유명한 우화 ‘토끼와 거북이’에 나오는 거북이를 닮았다. 느릴지언정 한눈팔지 않고 제 갈 길을 우직하게 간다는 점에서 그렇다. 상품이나 시장을 분석할 때 그의 성향이 여실히 드러난다.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최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노력하고 보고서 역시 긴 시간을 들여 짧게 쓰는 편을 선호한다. 베스트 애널리스트 파생상품 1위에 오르기까지의 여정도 길었다. 2013년 파생상품 7위에 오르며 이름을 알린 그는 한 계단 한 계단 착실히 순위를 올려왔다. 2014년 5위, 2015년 3위, 2017년 2위에 이어 2018년 기어이 1위를 거머쥐었다. 고생 끝에 낙이 오는 법. 신설된 패시브 투자 전략 부문에서 그가 이끄는 신한금융투자 파생팀이 3위를 차지하는 겹경사도 맞았다.

“평소 국내외 신문을 챙겨 읽고 책이나 보고서 등 자료를 최대한 많이 접하면서 상상력과 투자 아이디어를 쌓으려고 꾸준히 노력합니다. 장황한 서술보다는 데이터, 표, 그림 등을 활용한 팩트를 전하기 위해 시간과 공을 들이는 편이에요.” 지난 9월에 나온 ‘New ETF Strategy : Tesla 밸류에이션, 전기차 ETF’ 보고서에도 그의 성향이 잘 담겼다. 27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 대부분을 그래프와 그림이 차지하고, 글은 요점만 정리해놨다. 종목이 아닌 상장지수펀드(ETF) 자료로 전기차와 테슬라를 다뤘다는 희소성 덕분에 시장에서도 많이 읽혔다. 최근 2차 전지에 투자하는 ETF가 국내에도 새롭게 상장되는 등 전기차에 대한 시장의 높은 관심이 반영됐다.

새해에는 글로벌 경제는 물론 기업 실적도 전년보다 저조할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강 애널리스트가 주목하는 시장은 역시 친환경이다.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산업은 불황과 상관없이 성장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는 판단이다.

“전기차는 확실한 신성장 사업입니다. 지난 수년간 주가가 부진했던 태양광도 2018년 말부터 주가 턴어라운드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눈여겨볼 만합니다.”

신설 부문 1위 석권한 낯익은 얼굴은?

이재만·최창규 ‘신규 섹터 1위’ 컴백 신동준도 탈환

이번 평가에서는 ‘신규 같지 않은 신규 1위’를 찾아볼 수 있었다. 신설된 선진국 투자 전략과 패시브 투자 전략 섹터에서 기존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담당 섹터를 바꿔 1위를 차지했다. 자산배분 부문 단골 베스트였던 신동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2년간의 트레이딩 외도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다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기술적 분석 1위였던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선진국 투자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해 좋은 성과를 냈다. 기술적 분석에서 돋보였던 꼼꼼함과 경험을 선진국 투자 아이디어 도출에 고스란히 녹여냈다는 평가다. 그는 특히 과거 사례를 바탕으로 한 ‘케이스 스터디’ 활용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재만 애널리스트는 “선진국 증시에 대한 전략은 과거의 비슷한 경험과 다양한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향후 주식시장 움직임을 상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밸류에이션이나 성장률, 다양한 경제지표의 조합도 중요하지만 그래서 ‘뭘 사야 하는가’에 대한 결론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생상품 부문에서 지난해까지 10회 연속 베스트 자리를 유지했던 최창규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무게중심을 패시브 투자 전략으로 옮겨 이 부문 첫 1위에 올랐다. 10년 넘게 내고 있는 데일리 리포트에 다양한 패시브 이벤트를 담아내면서 시장에서 ‘믿고 보는 패시브 보고서’라는 평을 받았다. 특히 2018년 11월 낸 ‘12월 정기변경-올해 마지막 패시브 먹거리’에서는 인덱스 교체에 따른 영향을 꼼꼼하게 분석해 최근 대세로 떠오른 패시브 투자의 길잡이 역할을 했다. 2019년에는 위험자산에 대한 불안 요소가 큰 상황인 만큼 안정적 자산에 대한 투자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금 ETF가 유망합니다. 2018년에 주가 조정이 선행된 만큼 국내 증시는 박스권 형태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양매도 ETN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2018년 초 KB증권으로 둥지를 옮긴 신동준 애널리스트는 자산배분팀을 1위에 올려놓으면서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간결하고 명확한 분석에 2년간의 트레이딩 실전 경험이 녹아들어 더욱 완성도 높은 보고서를 낸다는 평가. 데이터와 논리에 기반해 옳다고 판단되면 주류 의견과 다른 주장을 과감히 펼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시장 상황을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향후 투자 방향성과 목표 가격, 전략 수립에 더 많은 비중을 할애합니다. 자산배분 전략은 최소한 중기 이상의 호흡으로 가져간다는 점에서 주요국 펀더멘털과 시장 간 상호작용 분석에 중점을 두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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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민·나건웅·김기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91호 (2019.01.09~2019.01.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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