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주' 경인전자, 자사주 사 모으는 이유는

주식분산 않고 자사주 꾸준히 매입
소액주주 보유주식 비중 11.02%…10% 미만이면 관리종목 지정
경인전자 "매각·자진 상폐 추진 사실 없어"
  • 등록 2019-01-13 오후 2:00:00

    수정 2019-01-13 오후 2:00:00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코스피 상장사 경인전자(009140)의 자사주 매입 배경에 시장 관심이 쏠린다. 유통주식수가 적어 ‘품절주’로 분류되는 상황에서도 주식분산을 하기 보다는 오히려 자사주를 꾸준히 모으고 있어서다. 시장 안팎에서는 경인전자가 장기적으로 매각이나 자진 상장폐지 등을 검토하고 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인전자는 지난달 7일까지 예정돼 있던 자사주신탁계약기간을 올해 12월 7일까지 1년 연장했다. 계약금액은 9억원 규모로 크지 않다. 다만 품절주인 경인전자가 대주주 지분 감자나 증자 등으로 주식 분산을 하지 않고 조금씩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을 놓고 매각과 자진 상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인전자는 소액주주가 보유주식수가 11.02%인 품절주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소액주주 소유 주식 비중이 10% 미만이면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단순계산으로 경인전자가 10일 종가 기준(2만6200원)으로 9억원어치(유통주식수의 약 2.40%) 자사주를 사들인다면, 소액주주의 보유주식 비중은 10% 미만으로 내려가게 돼 관리종목에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

관리종목 지정 1년 후 주식분산이 개선되지 않으면 상장 폐지된다. 업계에서는 경인전자가 꾸준히 자사주를 사들여 추후 매각이나 자진 상장폐지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M&A 업계 관계자는 “유통주식수가 부족해 주식분산을 해야 할 상장사가 오히려 조금씩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을 봤을 때 경인전자가 상장을 유지하는데 큰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며 “추후 매각이나 자진 상장폐지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상장사가 자진 상폐를 하려면 자사 지분 95% 이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현재 경인전자의 최대주주 주식 보유 비중은 49.98%나 현재 자사주를 13% 가랑 보유하고 있고 여기에 주주들의 지분 인수를 통해 얼마든지 보유 비중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경인전자는 A회계법인을 통해서 지분 매각을 검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작년 2월 코스피 시장에서는 경인전자 매각설이 돌며 거래량도 급등했다. 작년 1월 31일 273주에 불과했던 거래량은 2월 1일 1872주로, 2월 6일에는 31만9659주로 뛰어 주가는 2만원대에서 단숨에 4만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경인전자의 2017년 기준 매출액은 220억원, 영업손실 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코스피 상장사로 보기에는 작은 규모다. 현재 알려진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지 않아 자금 조달의 수요도 없다. 경인전자 측에서 상장 유지 비용이나 공시 의무, 회계감사 비용 부담등을 고려했을 때 상장 유지를 할 이유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경인전자에 재직 중인 직원은 11명이다. 현금성 자산이 208억원, 금융자산이 126억원, 부채는 45억원 수준으로 매물로써는 경쟁력이 있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경인전자 측은 업계에서 제기되는 가능성을 부인했다. 경인전자 한 임원은 “매각과 상장폐지를 추진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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