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OTT 연합군’으로도 불리는 이 조합은 SK텔레콤의 기술과 자본, 지상파 3사의 콘텐츠 제작 능력이 합쳐져 한국의 콘텐츠가 동남아 등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전진기지가 될 것이다.
하지만 기대만큼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인 넷플릭스와는 경쟁할 만 하지만 유튜브와 경쟁하기엔 또 다른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넷플릭스와의 경쟁은 제로레이팅과 앱 선탑재, 차별화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통해 해볼 만 하다. 하지만, 국내 모바일 동영상 사용 시간의 86%를 점유(와이즈앱, 2018년 11월 기준)한 유튜브의 대항마가 되기엔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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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비디오테이프를 빌리는 대신 인터넷으로 보는 스트리밍 방식과 월정액을 내면 보고 싶은 콘텐츠를 마음대로 보는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한 회사다. 우리나라에는 2016년 1월 진출했는데, 2017년부터 미국드라마(미드)외에 자체작 ‘옥자’에 이어 CJ E&M과 JTBC 콘텐츠까지 서비스하며 경쟁력을 높이더니, 작년 11월 LG유플러스 IPTV에 별도 메뉴로 들어갔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 바로가기’ 버튼이 장착된 전용 리모콘까지 만들었고 초기반응은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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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제로레이팅(통신사와 콘텐츠 사업자가 제휴해 데이터 이용료를 할인하거나 면제해주는 제도)을 활용해 넷플릭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할 가능성도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19’ 현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5G가 되면 TV에서 느낄 수 있는 미디어 케파(수용력)를 핸드셋으로 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5G 킬러 서비스로 통합 푹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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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튜브와 어떤 형태로 경쟁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유튜브는 기본적으로 무료여서 구독형 모델인 ‘넷플릭스’나 ‘통합 푹’과 다르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유튜브의 무료 콘텐츠와 셀 수 없는 ‘개성있는’ 사용자제작콘텐츠(UGC)들은 굳이 다른 동영상 플랫폼을 이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만든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UGC를 올리고 돈을 벌려 했을 때 정부 당국은 콘텐츠 내용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문제 삼았고 판도라TV나 아프리카TV 역시 같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UGC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코리아OTT 연합군의 미래도 밝지 않다”고 평했다.
이런 이유로 구글 플랫폼과의 긴밀한 제휴가 오히려 이익이라는 판단도 적지 않다. LG유플러스가 최근 CES 2019 현장에서 구글과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펀드를 만들고 구글의 VR플랫폼 데이드림에 기반한 콘텐츠를 제작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수년 전, 통신3사와 네이버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대항하는 앱백화점(앱 장터)인 원스토어를 만들었지만 크게 성공을거두진 못하고 있다. ‘팝업’창 같은 구시대 유물을 당장의 수익을 위해 한동안 유지한 전략의 실패를 탓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쉽지 않은 싸움인 건 분명하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가 지난주 금요일(11일)부터 언론사 기사에 링크됐던 유튜브 영상은 더 이상 네이버에서 표출되지 않는 정책을 발표했다. 유튜브가 아닌 네이버TV영상만 첨부할 수 있게 된 것인데, 언론사와의 계약 관계나 유튜브나 구글에서 네이버TV가 검색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영상뿐 아니라 음원, 검색시장까지 흡수해가는 블랙홀 유튜브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계기도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