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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새해 맞이 트래블] `원초적 대만`에서 시작하는 담백한 새해

입력 : 
2019-01-07 04:01:04
수정 : 
2019-01-07 09: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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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붐비는 소원명당 말고
돈 많이 드는 해외여행 말고

때 묻지 않은 장화·루강에서
황금돼지해 소원 빌어볼까
또다시 한 해가 찾아왔다. 매년 시도했지만 어차피 안 되는 마무리. 신경 쓰지 말고 시작이나 잘해보자고 떠났다.

몸과 마음이 추워지니 따듯한 게 끌린다. 2시간30분이라는 짧은 비행시간에 겨울 인기 여행지 중 하나인 대만. 보통 수도 타이베이가 위치한 북부 지역으로 여행을 떠난다. 새해 여행이니 담백하게 힘 좀 빼고 싶다. 누구나 찾는 소원 비는 명당, 바글바글 사람 많은 곳, 돈 많이 드는 곳은 아웃이다. 어차피 소원 명당이 붐빈다면 볼 것 없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법. 중부 지역에서도 매력 넘치는 명소를 찾기로 했다.

원초적인 대만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여기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간직한 장화(彰化)와 루강(鹿港). 이곳에 있는 동안은 한국인 관광객을 마주치지도 못했다. 관광지로 유명하기보단 현지인이 즐겨 찾는 장소다. 나만 아는 소도시가 있다니. 멋진 자연 경관과 풍부한 역사 자원만으로 한국인들이 좋아하기에 충분한 곳이다.

팔괘산대불풍경구(八卦山大佛風景區)
사진설명
높이가 23 에 이르는 장화대불.
장화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인 팔괘산대불풍경구. 팔괘산은 한마디로 감동이다. 힐링도 모자라 안구 정화까지 가능하다. 높이가 23m에 이르는 장화대불은 아시아 최대 크기다. 불상 안을 구경하고 싶다면 오후 6시 전 서둘러 가야 한다. 최고 인기는 8층 보탑. 이곳에 올라가면 시내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킬링포인트는 일몰이다. 딱 1초. 보자마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입장료도 없다. 황홀한 야경까지 볼 수 있으니 인증샷 찍고 주변 스카이워크를 따라 새해 소원을 빌며 산책을 즐길 수있다. ◆ 용산사(龍山寺) 대만 1급 고적 루강 용산사. 전국 용산사 중 가장 오래된 곳이다. 루강보다 더 많은 사원이 있는 도시는 아마 대만에 없을 거다. 타이베이 용산사는 화려하고 복잡했다면 루강 용산사는 소박하지만 엄숙하다. 기를 받아가기에 제격이다. 원래 쪽집게도 소규모 비밀 과외에서부터니까. 못 하나 없이 지어진 건물이란다. 나무 천장과 용이 새겨진 돌기둥은 특히 볼만하다.

모루샹(摸乳巷) 루강의 핫스폿. 가슴이 닿는 골목길이란 뜻이다. 원래는 우후죽순으로 주택들이 생겨나면서 화재 시를 대비해 만들어낸 소방도로라고 한다. 폭은 사람 하나 겨우 간신히 들어간다. 100m가 안 되는 길이지만 반대편에 누가 오지 않을까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곳이다. 이 길에서 남녀가 스쳐 지나가면 인연이 된다는 설도 있다. 정해진 스케줄 없이 원하는 대로 마실 다니듯 돌아다니다 보면 하루 해가 저문다.

장화선형차고
사진설명
장화선형차고지.
은하철도999를 보고 자란 어른이의 동심을 실현해주는 곳이다. 방사형으로 뻗은 철로가 인상적이다. 예전엔 운전대를 한 방향으로만 조작할 수 있어 회전대 위로 기차를 올려 방향을 바꿔야만 차고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전망대와 선로에서 기관차를 볼 수 있다. 이곳에 있는 기차는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날만 사용한다. 기차역과 가까워 잠깐 들르기 좋다. 입장료는 무료. 매주 월요일 휴관이다. ◆ 루강 예술촌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 거주 장소가 예술인들 작업실로 탈바꿈했다. 예술촌 투어.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한 바퀴 쭉 둘러보면 된다. 다양한 전통 체험도 가능하다. 루강 지역 특색을 살려 전통 공예를 아이템으로 차별화한 게 인상적이다. 각 분야 장인이 모인 곳으로 우리나라 북촌과 비슷하다. 옛 정취 묻어나는 공방이 눈에 띄는가 하면 아기자기한 카페까지 개성 만점이다.

민속 문물관
사진설명
사택을 박물관으로 개조한 민속 문물관.
대만 갑부 구셴룽의 사택을 박물관으로 개조했다. 1919년 지어졌고 개인 주거지로 사용하다가 1973년부터 관광지로 공개됐다. 개인 소장품들이 유물로 전시되고 있다. 최고의 관람 포인트는 정원. 역사를 밟으며 현재를 느끼는 기분. 분위기가 묘하다. 시간여행 온 것 같은 느낌이랄까. 겉에서 보면 유럽식이지만 안에 들어가면 중국 느낌이 물씬 풍겨온다. ※ 취재 협조 = 대만 관광청

[장화(대만) = 권효정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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