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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당 불 댕길까…한국당 ‘당권시나리오’에 바른미래당 ‘촉각’

자유한국당의 다음달 말 전당대회에 바른미래당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당이 지도부를 어떻게 꾸릴지에 따라 바른미래당 탈당 분위기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은 다음달 27일 전당대회를 연다.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잔류파와 탈당파 중 누가 더 힘을 얻을지가 바른미래당의 관전 포인트다.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보는 최악의 상황은 단일지도체제에서 비박ㆍ탈당파가 한국당 당권을 잡는 상황이다. 한국당은 현행처럼 당 대표 1명과 최고위원을 따로 뽑는 단일지도체제, 당 대표를 1위에게 주고 나머지를 최고위원으로 두는 집단지도체제 등 안을 고민 중이다. 단일지도체제에선 당 대표에게 힘이 쏠린다. 당 중진들이 한 단계 급이 낮은 최고위원에 굳이 도전하지 않아서다. 비박ㆍ탈당파가 중심에 서면 한국당 내 보수통합 기조가 더욱 힘을 받는다. 안그래도 탈당 행렬 중심에 선 바른정당계 바른미래당 인사로는 그럴듯한 명분이 또 생길 수 있다.

비박ㆍ탈당파는 단일지도체제를 외치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미는 모양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탈당한 오 전 시장은 지난해 11월말 바른미래당에서 한국당으로 돌아왔다. 그는 이미 당 대표 뜻을 보였다. 그러면서 공공연히 보수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그가 단일 리더십을 갖는다면 바른미래당은 여러 방향에서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오 전 시장은 바른미래당 탈당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척도가 된다. 한국당원들이 탈당 전력을 어떻게 보는지가 확인되기 때문이다. 오 전 시장 점수가 높을수록 바른미래당 균열은 커질 전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이학재 의원 탈당 후 잠잠해지던 분위기가 뒤집힐 수 있다”며 “(바른미래당)해체나 분화가 불가피하다는 말도 나올 것”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현 지도부 입장에서는 단일지도체제 속 친박ㆍ잔류파가 한국당 당권을 잡아야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무엇보다도 바른정당계를 중심으로 탈당 이유가 옅어진다. 당초 바른미래당 인사 상당수는 친박에서 떨어지기 위해 당에 합류했다. 한국당이 ‘도로 친박당’이 되면 돌아갈 명분이 없어진다는 이야기다.

친박ㆍ잔류파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태호 전 경남지사, 심재철ㆍ정우택 의원 등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황 전 총리와 김 전 지사는 주변 인사들과 접촉하며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재철ㆍ정우택 의원은 도전 뜻을 이미 내비쳤다.

바른미래당 입장에선 한국당이 집단지도체제를 선택해도 최악 상황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집단지도체제에선 당 내 다양한 가치관이 공존할 수 있다. 다만 당 대표급 영향력을 가진 인사들이 모두 당을 이끌면서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비박ㆍ탈당파든, 친박ㆍ잔류파든 이 체제에선 보수통합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학재 의원을 시작으로 막이 열린 탈당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가능성도 크다. 시기와 명분 문제만 있을 뿐, 바른미래당 이탈, 한국당 합류라는 큰 그림은 이미 반 쯤 완성됐다는 의미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한국당 전대가 어떤 식으로 되든, 우리 당에 대한 영향을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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