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장 좀 말려주세요. 받들어야할 주민들에게 오히려 온갖 ‘갑질횡포’를 부리고 있어요”
전남 순천시 연향동 금호타운 입주민들이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자치회장)의 해임을 위해 똘똘 뭉치고 있다. 이 아파트 단지엔 1994~95년새 730가구가 입주해 살고 있다.
이곳 입주민 344가구 주민들은 지난달 22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리고 자치회장 김모씨(74) 퇴진운동을 펴고 있다.
비대위는 지난 4일 참여 가구 47% 동의를 얻어 김씨와 동별 대표 10명의 해임안을 아파트선거관리원회에 냈다. 이같은 사실을 이들에게 각각 ‘내용증명’으로 보냈다. 이에 따라 이 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는 조만간 자치회장 해임투표를 해야하고, 투표일 일주일 전까지 5일 이상 이같은 해임 요구내용을 주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비대위는 이와 별도로 다음 주부터 순천시에 제출할 아파트 회계 등의 감사청구를 위한 서명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지난해 11월 자치회장이 된 김씨가 아파트관리규약을 지키지 않고, 맘대로 일처리를 하고 있으며, 입주민들에게 욕설, 폭행, 폭언 등 상식에 어긋난 횡포를 부리고 있다”면서 “입주민 10% 동의만 받아도 되는 해임안 제출에는 입주민 절반에 가까운 47%가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김씨는 회장에 선임되자 마자 아파트규약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아파트 관리에 나섰다. 김씨는 정년을 초과하고, 관리소장 경력 3개월인 ㄱ씨(당시 65세)를 채용했다. 아파트관리 규약에 관리소장 정년을 만 64세로 정하고 있으나 이를 외면했다. 당시 관리소장 응모에 남녀 10명이 나섰으나, ㄱ씨를 뽑았다. 주민들은 “ㄱ씨를 뽑은 것은 경력이 짧은 소장을 맘대로 부리기 위한 꼼수였다”면서 “ㄱ씨는 새로 채용된 후 민원을 제기하는 주민들을 함부로 대하는 등 자치회장 지시만 따르면서 주민들과 갈등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횡령 의혹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지 등 재활용품 처분해 마련한 수입을 정상처리한 뒤 경비원에게 지급하기로 했으나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비대위는 “이 수입을 부녀회에 넘기고, 자치회장의 후원세력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최근 2년간 수입현황과 집행명세, 통장사본 등 공개도 거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또 아파트 주민 의견도 듣지않고 승강기와 배관 교체 등을 위해 써야한다며 매달 내는 장기수선충당금을 38%나 갑짜기 올려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기수선충당금 인상 등을 위해서는 입주민 과반수의 서면동의 등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이를 외면하고 있다. 비대위는 “관리소측은 장기수선충당금으로 26억원을 모아야 한다고 하면서도 액수 산정 근거를 제대로 대지못하고, 내라고만 다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 진모씨는 “무자격 아파트 관리소장 채용, 관리수납은행 변경, 승강기 수리 지연, 관리비 부담 증액 등 온갖 의혹과 불신으로 선량한 입주민들을 힘들게 하는 자치회장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데 주민들이 동의했다”면서 “자치회장이 물러날 때까지 순천시 감사청구, 소송 등으로 맞서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