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조별리그 이변 속출
디펜딩 챔프 호주, 요르단에 덜미
약체 인도, 동남아 강자 태국 완파
우승 노리는 한국, 방심 절대금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개막 초반부터 이변이 속출하면서 ‘이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 무대 변방으로 꼽히던 팀들이 실리 축구를 바탕으로 만만찮은 전력을 드러내면서 16강 경쟁 구도가 안개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일 ‘디펜딩 챔피언’ 호주가 B조 첫 경기에서 요르단에 0-1로 패한 것은 대회 초반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4년 전 대회에서 한국을 연장 접전 끝에 꺾고 사상 첫 아시안컵 우승을 달성한 호주는 이번에도 한국, 일본, 이란과 함께 ‘빅4’의 우승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1위 호주는 109위 요르단을 맞아 점유율에선 큰 우위를 보였으나 결국 승부에서는 졌다. 전반 26분 코너킥에서 불의의 헤딩골을 허용한 것을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호주는 남은 조별리그 시리아, 팔레스타인전에 적지 않은 부담을 갖게 됐다. 같은 B조의 팔레스타인과 시리아는 공방 끝에 득점 없이 비겼다. 랭킹 74위 시리아가 한 명이 퇴장당한 99위의 팔레스타인을 무난히 꺾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두 팀은 승점을 나눠 가졌다. 2015년 아시안컵 본선에 처음 출전했던 팔레스타인은 두 번째 대회 본선에서 사상 첫 승점을 획득했다. 이에 따라 호주가 최하위로 처진 B조의 16강 진출 경쟁은 더욱 뜨거워졌다. 이번 대회부터는 출전팀이 24개국으로 늘면서 조 1, 2위가 16강에 직행하고, 6개 조의 3위 6개 팀 중 네 팀이 16강 출전권을 얻는다. 3위를 해도 토너먼트에 진출할 희망이 큰 만큼 각조의 하위권 팀들도 포기하지 않고 매 경기 올인할 것으로 보인다.
A조 역시 한 경기씩만 치렀지만 이변의 연속이었다. FIFA 랭킹 79위인 개최국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홈의 이점과 객관적 전력에서 무난히 조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대회 개막전에서 랭킹 113위의 바레인에 선제골을 내줘 끌려다니다 가까스로 페널티킥 골을 넣어 1-1로 비겼다. 또 FIFA 랭킹 97위 인도가 동남아시아 축구를 대표하는 태국(랭킹 118위)을 4-1로 완파하며 조 선두에 올랐다. 인도는 1964년 대회 준우승 이후 아시안컵 본선 무대에서 감격의 첫승을 기록했다. 이제 한 경기씩 치렀지만 A조는 UAE의 무승부와 인도의 승리 등으로 누가 16강 경쟁에서 살아남을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아직 대회 초반이지만 아시아 무대의 달라진 축구지형도를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 아시아 변방의 중하위권 팀들은 높은 축구 인기를 바탕으로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는 등 꾸준히 전력을 상승시키고 있다. 한국 축구는 달라진 아시아 축구 환경을 더욱 면밀히 살펴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한 준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7일 한국과 같은 C조 첫 경기에서는 중국이 키르기스스탄에 전반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에 2골을 넣어 2-1 역전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