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선형, 49득점 폭발…농구 부활 신호탄 될까

김경호 선임기자

5일 KT전 팀 10연패 탈출 견인

KBL 최다득점 공동 3위 기록

2006년 1월22일,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은퇴)가 81득점을 기록했을 때 언론은 그에게 ‘미스터 81’이란 별명을 선사하며 경의를 표했다. 1962년 윌트 챔벌레인(필라델피아)이 NBA 한 경기 최다득점인 100점을 올린 이후 팀 전력과 선수들의 기량이 대등하게 발전한 현대 농구에서 나온 브라이언트의 역대 2위 기록에 팬과 언론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지난 5일 부산 KT전에서 49득점을 기록한 SK 가드 김선형(사진)에게는 앞으로 ‘49득점의 사나이’ ‘미스터 49’ 또는 이보다 훨씬 더 세련된 표현의 별명이 팬들의 선물로 남게 됐다. 이날 김선형은 그야말로 ‘농구의 신’이었다. 국내 선수 중 최고의 탄력을 자랑하는 그는 알고도 막기 어려운 질풍 같은 골밑 돌파와 드라이브인 등으로 2점슛(16/22)을 쌓았고 3점슛도 7개 중 3개, 자유투 13개 중 8개를 더해 49득점을 완성했다. 자신의 종전 한 경기 최다득점인 28점(2016년 10월30일 LG전)을 처음 넘어 30점대도 아닌 50득점 바로 문턱에서 멈췄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연장에서 91-90으로 이겨 10연패를 끊은 SK의 득점 절반 이상을 혼자 책임졌다.

김선형의 대활약은 국내선수도 이처럼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시켜준 자극제다. 한 경기 49득점은 23시즌째를 맞는 KBL에서 김영만(당시 기아)이 1997년 3월29일 나래전에서 뽑은 49득점과 나란히 하는 역대 공동 3위 기록이다.

앞선 최다득점 1, 2위 기록이 KBL의 흑역사에 남는 ‘타이틀 밀어주기’ 해프닝 속에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는 사실상 KBL 국내선수 한 경기 최다득점이다.

2004년 3월7일, 시즌 마지막날에 3점슛 타이틀 경쟁이 과열돼 빚은 우지원(모비스)의 70득점(3점슛 21개), 문경은(전자랜드)의 66득점(3점슛 22개)은 당시 KBL이 ‘참고기록으로만 삼겠다’고 발표했지만 지워지지 않고 여전히 역대 최고기록으로 남아 있다. KBL은 이 사건 이후 각종 개인 타이틀을 폐지했다.

이 두 기록을 제외하면 KBL 한 경기 최다득점은 에릭 이버츠가 여수 코리아텐더 시절인 2002년 3월10일 대구 동양전에서 넣은 58득점이다. 이 밖에 데니스 에드워즈(57점·SBS), 앨버트 화이트(56점·전자랜드), 네이트 존슨(55점·삼성), 피트 마이클(54점·동양), 제이슨 윌리포드(54점·나래) 등이 전설적인 득점 기록을 남겼다.

50점을 넘긴 국내선수가 없다는 게 아쉽지만 조성원(48점·LG), 정인교(46점·나래), 김상식(46점·나산), 현주엽(45점·SK), 서장훈(44점·삼성) 등(표 참조)이 요즘으로선 믿기 어려운 고득점을 뽑으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연패 탈출이 걸린 경기에서 김선형이 쏘아올린 49득점은 침체된 KBL에서 팬들의 관심과 애정을 호소하는 의미 있는 신호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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