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수 추태’ 예천군의원 수사

백경열 기자

시민단체, 가이드 폭행·접대부 요구 의혹 등 일탈 행위 고발

경북 예천군의원들이 해외연수 과정에서 폭행 등 물의를 빚은 것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7일 경북경찰청과 예천경찰서는 최근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예천군의회 박종철 의원(54)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수성향의 시민단체인 ‘활빈단’은 이날 오전 예천군의회를 항의 방문하고, 50대 한국인 가이드 ㄱ씨(미국 거주)를 폭행한 의혹을 받는 박 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를 요구했다. 홍정식 활빈단 대표(68)는 “지방의원의 품위를 잊고 벌인 일탈행위에 대해 제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박 의원을 고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부 군의원이 연수기간 중 ㄱ씨에게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데려가 달라”고 요구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일부는 투숙했던 호텔 복도 등지에서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다 현지인의 항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예천군의원 9명은 의회 사무국 직원 5명의 수행을 받아 지난달 20~29일 미국 동부 지역과 캐나다로 연수를 다녀왔다. 1인당 442만원씩 총 6188만원의 예산이 들었다. 박 의원은 연수 나흘째인 23일 오후 6시쯤(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저녁을 먹고 다른 장소로 가기 전, 버스 안에서 ㄱ씨의 얼굴 등을 주먹으로 때려 콧등 등에 상처를 입혔다는 의혹을 받는다. 박 의원은 지난 4일 잘못을 인정하고 부의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찰은 ㄱ씨와 e메일 등으로 접촉해 피해 당시 상황과 처벌 의사 등을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연수에 동행한 의원과 공무원도 참고인 등의 자격으로 수사 대상에 오른다. 박 의원에 대해서는 폭행치상 또는 상해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예천경찰서는 ‘여성 접대부 술집 강요’ 의혹에 대해서도 발언 시 정황과 요구 수준 등을 파악해 위법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군의회 연수단은 워싱턴·뉴욕·토론토 등을 돌며 나이아가라 폭포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봤다. 공식 일정은 뉴저지 파라무스의회 방문 등 2건에 불과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박 의원의 사퇴와 해외연수제 폐지 등을 요구하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영주·문경·예천 지역위원회는 경찰 수사로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관련자를 처벌하라고 이날 촉구했다. 정의당 경북도당도 해외연수 경비 전액을 반납하고 한국당 소속 의원 7명을 제명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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