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 자금 없어 카드 훔치려
아버지를 살해하고 도주하는 과정에서 80대 부부를 또다시 살해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지방경찰청은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ㄱ씨(31)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7일 밝혔다. ㄱ씨는 지난해 12월28일 오후 충남 서천군 장항읍에서 혼자 사는 아버지(66)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도주 중 인천 미추홀구에서 ㄴ씨(80) 부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2일 ㄱ씨 아버지의 지인으로부터 “ㄱ씨 아버지가 연락이 안된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ㄱ씨 아버지의 집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범행 당일 아버지 집을 출입한 ㄱ씨를 용의자로 특정했고, 6일 오후 4시10분쯤 부산의 한 모텔에서 ㄱ씨를 긴급체포했다.
ㄱ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 살해 혐의를 인정했지만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ㄱ씨 조사 과정에서 ㄴ씨 명의의 카드를 소지한 점을 수상히 여기고 추궁해 ㄱ씨로부터 “5일 인천에서 ㄴ씨 부부를 살해했다”는 자백을 받았다. 경찰은 6일 오후 6시10분쯤 ㄴ씨 자택에서 ㄴ씨 부부가 흉기에 찔려 숨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ㄱ씨는 경찰에서 “도피 과정에 돈이 필요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범행 동기와 추가 범행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ㄱ씨의 정신질환 여부와 경제상황도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미혼인 ㄱ씨는 지난해 7월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특별한 직업 없이 생활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