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한 재소환…양승태 조사 준비 박차

정대연 기자

현직 대법관들도 서면조사

재판 개입 정황 진술 확보도

박근혜 방문조사도 재추진

헌정사상 초유의 전직 대법원장 피의자 소환 조사를 목전에 둔 검찰이 전·현직 대법관 등을 조사하는 등 양승태 전 대법원장(71) 조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재판에 개입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의혹 수사팀은 이날 고영한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오는 11일 양 전 대법원장 소환 조사에 앞서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 전 대법관과 박병대 전 대법관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고 전 대법관이 검찰에 나온 것은 지난달 7일 검찰이 박 전 대법관과 함께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처음이다.

검찰은 최근 옛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지위확인 소송에 연루된 이동원 대법관을 상대로 참고인 서면조사를 벌이는 등 현직 대법관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통진당 의원 지위확인 소송에 연루된 노정희 대법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재판 지연 등에 연루된 권순일 대법관도 서면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재판에 직접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검찰은 이 사건의 주심 재판관이었던 김용덕 전 대법관을 불러 조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김 전 대법관에게 “강제징용 판결이 원고 승소 그대로 확정되면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는 등 반발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이 재판 대상이 돼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법관은 지난해 1월 퇴임 때까지 소송 결론을 내지 않았다. 검찰은 이를 강제징용 재판 결과를 뒤집어달라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 의견에 따라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재판에 개입한 증거로 본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차한성 전 대법관도 다시 조사했다.

검찰은 이번주 중 청와대와 대법원의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67)에 대한 구치소 방문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수사 때도 모든 방문조사를 거부해 이번 조사에 응할 가능성은 낮다. 검찰은 지난 3일 구속기한 만료로 풀려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불러 조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박·고 전 대법관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혐의별로 부인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구속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검찰은 물증이나 진술을 상당수 추가로 확보했다며 양 전 대법원장이 부인해도 혐의 입증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김앤장 법률사무소 압수수색에서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한 김앤장의 한상호 변호사가 양 전 대법원장과 3차례 이상 독대해 강제징용 재판을 논의한 내용을 정리한 내부 문건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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